이렇게나 매력적인 운동

국궁! 드디어 전국대회에서 7중을 넘어보다

by사과꽃


드디어 첫 순을 놓을 차례, 1관에 나섰다. 자리 뽑기에서 5번을 뽑아 위치도 좋다. 145미터 앞 과녁을 두고 2관 3관 4관에도 7명씩 늘어섰다. 뒤에 앉은 감독관이 '1번 발시하세요' 한다. 5번째 선 사람이 날릴 차례다. 왼발을 앞에 딛고 비정비팔(非丁非八) 오른발을 옆으로 뒤쪽으로 떼고는 첫 시를 끼웠다. 들이쉬는 호흡에 왼손 줌통을 단단히 쥐고 오른손 깍지에 낀 시위를 뒤로 당긴다. 숨을 내쉬면서 두 팔을 활개 치듯 벌려서 화살촉이 만작이 되는 걸 확인하며 과녁을 겨냥하여 시를 놓았다.


명중이라는 깃발이 올라갔다. 7번째 사람까지 모두 놓고(쏘고) 다시 두 번째 순이 시작됐다. 놓을 차례가 되어 집중하며 놓았다. 또다시 명중 깃발이 올라갔다. 처음이다 첫 시에 이어 두 번째 시까지 연달아 들어가다니, 얼떨떨했다. 그러나 웬걸, 온 정성을 기울였음에도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는 앞으로 가고 뒤로 가고 과녁 앞에 콕 떨어지며 명중시키지 못했다. 첫 순에서 2개를 맞추어 2중이다. 한 발도 맞추지 못하던 때도 있으니 나름 성과지만 아쉽기도 하다.




헤어보니 3월부터 매주 전국대회에 참석하면서 이번 주가 6번째다. 거제 계룡정은 좀 가까운 느낌이라 새벽 6시에 출발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7시가 넘었다. 신청을 하여 12번째 안에 들면 7시부터 시합이 시작되고 24번째 안으로 들어야 10시가량 시작하는데 29번째에 걸리면서 점심시간이 다된 즈음에야 첫 순을 놓을 수 있었다. 3 순을 놓기 위해 거의 4시간을 기다린다. 활 대회는 5발씩 3번(3 순)의 기회가 주어진다. 잠시 후 두 번째 순은 2관에서 시작한다.


계룡정은 활을 날리는 사대에서 과녁을 향해 서면 그 가운데 지반이 낮아 움푹 파인 형세였다. 거기는 주차장이다. 저쪽 산허리에 과녁 4개가 서있고 사대에서 시를 날리면 주차한 차들 위로 날아간다.


두 번째 순에서도 연이어 두 번 명중하고 세 번째 시가 과녁을 조금 앞 나고 말았다. 다행히도 네 번째 다섯 번째 시가 들어가서 명중이다. 그러니 4중이다. 운이 좋았다. 오른손을 잘 꼬아서 당긴 듯도 하고 왼손 줌통에 제대로 힘을 준 듯도 하다.


활은 배울수록,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뭔가가 깨달아지고 채워지는 느낌이다. 화살을 끼워서 당기는 동작의 무한 반복으로 보이지만 그 한 시를 당기는 데는 어마어마한 요인이 작용한다. 똑같은 사람임에도 딛고 선 발의 자세와 양손의 힘과 당기는 모습과 호흡 등 무수한 차이가 있다. 과녁의 어디에 목표점을 두는 지도 중요하고 그날 바람의 방향을 알리는 풍기를 보고 수시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니 차고 나선 5발을 오롯이 다 맞추는 5중은 얼마나 어려울까.



마지막 3 순째가 됐다. 이번에는 옆 칸 3관이다. 7명 모두가 마지막 순 5발을 차고 섰다. 비장한 느낌이 들었다. 습사무언(習射無言) 모두 저 앞에 선 과녁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잡는 순간이다. 모두 뜻한 대로 다 들어가기를 바라며 섰는데 어느 순간 내 차례가 온다. 집중하여 놓았음에도 첫 시가 불발이었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은 힘으로 놓았는데 왜 앞으로 가는지. 다행히도 두 번째 시는 명중이었고 이어 두 번의 더 불발을 맞은 후 마지막에 겨우 맞혔다. 하여 2중으로 합이 8중이었다.

국궁 활쏘기 앱인 '15시 15중' 경기중계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15발을 쏘고 7개 이상을 맞히면 순위와 이름이 올라간다. 성적이 좋든 아니든 아쉬움이 크기 때문에 쉼 없이 시를 놓는가 보다. 매번 '활 공부합니다'를 외면서 시작한다. 자기 실럭에서 누구도 아쉬워하지 않는 이가 없다. 번번이 과녁 앞에 떨어뜨리거나 조금 옆에 조금 뒤로 때로는 과녁 위로 시를 보내놓고 아쉬워하는 이들. 그런 맛이 있기에 대회에 출전하고 또다시 일어나 놓고(쏘기) 치고(활 걷어오기) 한다. 참으로 매력적인 운동이다. 국궁은 국가 무형문화재 제142호로 심신을 단련하는 전통 무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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