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전환 선언
내 젊은 시절은 순탄치 못했다. 아니, 나락의 끝자락을 타고 넘나들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 어둡고 캄캄하던 시절, 일하던 가게 구석에 꽂혀 있던 낡은 바카라 한 권이 내게 다가왔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였다. 지금 삶이 힘겨운 이들에게 나 역시 이 바카라을 권하고 싶다. 그 초라했던 한 권의 바카라은 내게 활자의 소중함을 가르쳐주었고, 좌절된 이에게 다시 일어설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위대한 깨달음을 주었다.
그렇기에 나에게 '바카라'이란 함부로 할 수 없는 숭고함이요, 내가 현실을 견뎌낼 수 있게 해 준 유일한 희망이다.
그런데 지금의 온라인카지노는 바카라을 너무도 쉽게 만들어낸다. 아무런 정제도, 엄격한 점검도 없이 대량생산되는 글과 바카라들을 보며 심히 우려스럽고, 불쾌하다.
"여러 개 쏟아내다 보면 대박 하나 나겠지" 하는 마음으로 박리다매하듯 북과 연재북을 쏟아내는 풍토. 이것은 바카라을 소중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개인의 성공을 위한 도구이자 수단으로 생각하는 얕은 마음가짐일 뿐이다.
메이저리그의 정상에 선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있다. 이 선수가 위대한 이유는 다른 프로 선수들과 마음가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야구 그 자체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야구 운동장 바닥을 소중히 여기며 쓰레기를 줍는다. 그 진심 어린 태도에 대중은 감동했고, 사람들은 그를 진짜 영웅으로 만들어주었다.
작가도 그러해야 한다. 바카라을 낼 때는 심사숙고해야 한다. 작가지망생들이 모여 서로의 글을 읽고 비평하며, 정제되지 못한 글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엄격한 편집자'의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 그래야 이 플랫폼에서 자생적인 베스트셀러가 나오고, 장차 노벨문학상도 나올 수 있다. 현재처럼 무의미한 '라이킷 품앗이'나 무차별적인 '팔로워 늘리기'만 가득한 풍토가 이어진다면, 이곳은 그저 글자 쓰레기매립장으로 전락할 것이다.
나는 이제 이 카지노 게임을, 내가 앞으로 쓸 바카라의 '소재 창고'이자 나만의 '1차 심사대'로 쓸 생각이다. 이곳에서 다른 작가들과 처절하게 부딪히고 심사를 거쳐 다듬어진 글만이, 비로소 훗날 '바카라'이라는 진짜 2차 심사대에 오를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 공간을 유료로 문을 닫아걸기로 했다.
의미 없이 찍히는 조회수와 영혼 없는 라이킷이라는 허상에서 벗어나, 진정 내 글을 읽고 가치를 논하며 같이 커갈 진짜 독자, 진짜 작가와만 소통하겠다는 나의 선언이다.
동시에 이것은 내 삶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배수진이다.
성격장애를 앓는 아내와 두 아들, 어깨를 짓누르는 빚더미 속에서 나는 매일 몸이 부서져라 육체노동을 하며 가장의 바카라임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 몸을 쓰는 고단한 노동판에서는 정작 글을 쓸 여력이 허락되지 않는다. 이 카지노 게임을 통해 정당한 글값을 벌게 된다면, 그것은 내가 힘겨운 노동에서 벗어나 온전한 '작가'로 거듭나고 더 깊은 글을 본격적으로 쓸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양분이 될 것이다.
내 거칠고 투박한 머릿속이 궁금하다면 들어오십시오. 하지만 들어오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나는 내 귀한 보물들을 이 창고에 묵묵히 쌓아 나갈 테니까요. 어쩌면 이 글들은 내 가장 아픈 치부이기도 하기에, 차라리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 편이 내 마음은 더 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