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히터

Part VI

by제윤

봄이 되어도 박 선생은 캘거리에 있었다.

교회에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면 가장 먼저 달려왔고, 청소년부가 바자회를 할 때는 아침 일찍 와서 테이블을 옮겼다. 돈을 쓰는 일에는 여전히 인색했다. 아이들이 피자를 시켜 먹을 때도 자기는 배가 안 고프다고 했고, 누군가 커피를 사러 가면 마시지 않겠다고 했다.


한 번은 한 목사가 물었다.

“카페인 안 드세요?”

“안 마시려고 노력합니다.”

“교회 커피는 드시잖아요.”

“그건 무료니까요.”

아주 진지하게 한 말이라 한 목사는 웃었다.

박 선생도 따라 웃었다.


어느 날 유나가 박 선생에게 물었다.

“아드님은 무슨 전공하고 싶어 해요?”

박 선생은 잠깐 유나를 보았다.

“전공?”

“네. 대학 가면요.”

“걔는 공부가 싫다던데.”

유나가 웃었다.

“그럼 뭐 하고 싶대요?”

“요리.”

박 선생은 테이블 위에 흩어진 종이컵을 한데 모았다.

“요리도 힘든데.”

유나는 박 선생을 보았다.

“안 말리세요?”

박 선생은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지가 한다는데 내가 뭘 해. 나중에 설거지 정도는

내가 해 줄 수 있겠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제윤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듣고 보고, 사람을 씁니다.

33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0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