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VII.
유나는 여전히 한국 이야기를 했는데,
다만 전처럼 매주 하지는 않았다.
어떤 날에는 대학을 미국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고, 또
어떤 날에는 자기 생각과 자질이 맞지 않는다며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겠다고 했다.
한 목사는 그 말들이 서로 모순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그때 유나에게는 다 진심인 것 같았다.
“목사님은 항상 다 괜찮다고 하잖아요.”
유나가 한 번 말했다.
“그런가?”
“네. 그래서 가끔 짜증 나요.”
한 목사는 조금 웃었다.
돌아보면 생각은 금방 바뀌었고, 한 번 정한 마음도 그다음 날까지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았다.
추운 밤에는 차에 다시 전선을 꽂아두어야 했다.
어제의 선택이 오늘까지 몸을 데워주는 것은 아니었다.
박 선생이 떠난 지 석 달쯤 되었을 때
사진 한 장이 왔다. 메시지는 없었다.
파란 하늘 아래 낮은 건물이 있었고,
주차장에는 박 선생이 타던 것과는 다른
흰색 차가 세워져 있었다. 차 유리에는
강한 햇빛이 반사되어 있었다.
한 목사는 화면을 확대해 보았다.
잠시 뒤 메시지가 하나 더 왔다.
차가 잘 걸립니다.
그녀는 한동안 사진을 보고 있다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바깥 기온은 영하 이십팔 도였다.
조금 뒤 청소년부 아이들이 하나둘 교회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유나는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문을 밀고 들어오며 춥다고 말했다. 한 목사가 왜 장갑을 안 꼈느냐고 묻자
유나는 차에 두고 내렸다고 했다.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작은 초콜릿 박스 하나를 꺼내 한 목사 바카라상 위에 올려놓았다.
“저 이거 별로 안 좋아해요.”
한 목사는 아무 말 없이 초콜릿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예배가 끝난 뒤 마지막으로 건물을 나왔을 때 눈은 오지 않았다.
하늘은 맑았고, 아주 추웠다.
주차장 가장자리에는 밤새 차를 데우던 전선 몇 개가 아직 눈 위에 놓여 있었다.
한 목사는 잠시 그쪽을 바라보다 차 문을 열었다.
© 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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