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아름답게 함께 더 아름답게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2024, 문학동네, 228쪽
괴테 할머니? 서구적이고 고풍스럽다. 전영애 교수는 은퇴하고 如白서원과 止觀서가가 있는 괴테마을을 운영한다. 반짝이는 은발에 남루한 입성으로 서너 명 몫의 일을 해내는 일꾼이다. 10년째 낮에는 일꾼, 밤에는 아직도 괴테학자이다. 2011년 독일 바이마르 괴테학회가 주는 '괴테 금메달'을 수상한 세계적인 괴테 학자이다.
카프카를 꽤 깊이 공부하던 시절 누군가가 전영애 교수에게 물었다.
"카프카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 - - , 괜찮아요? 카프카."
나에게는 '괜찮아요? 괜찮아?'라고만 물을 사람이 있는가? 왜 없는가!
학회로 집을 떠나려는 전 교수에게 어린 딸이 급하게 연필 한 자루를 찾아낸다. 반으로 나누어 어머니와 나누어 가진다. 무언의 이 행동에 어머니는 감동한다. 반 토막 난 연필에 사랑이 담기고 사연이 실리면 예술사물이 된다. 사랑을 얹지 않으면 명품도 일반사물일 뿐이다. 사랑이 사람도 살리고 사물도 살린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뿌리이고 날개이다. 믿고 기다리는 뿌리 같은 자세가 진정한 자양분이 된다. 아이들은 엎어지고 자빠지며 경험한다. 그렇게 헤맨 곳이 그 아이의 영토가 된다. 부모의 선택이나 간섭이 더 낫다고 누구도 자신할 수 없다. 그래서 전영애 교수는 아이의 날갯짓에 섣불리 간섭하지 않았다.
말보다 행동으로 살아온 저자는 괴테마을을 만들고 이어간다. "길은 시작되었다, 여행을 마저 하라. 근심 걱정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괴테의 말대로 산다. 정년퇴직을 한 희수에도 밤마다 읽고 쓰고 번역한다. "홀로 아름답게, 함께 더 아름답게"라는 구호 아래 나눔을 실천한다. 욕심 없이 공부하고, 베푼다는 생각 없이 나눈다.
괴테 할머니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 괴테마을이 둘레길처럼 번지면 좋겠다. 홀로 아름답고 함께 더 아름다워지면 좋겠다. 여행을 시작하는 아이부터 여행을 마무리하는 실버까지 함께 행복해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