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지 못해도 괜찮아: 자존감

byJiyoun

사실 전체적으로 구상했던 이야기 꾸러미는 지난 화로써 모두 끝났기에

이 곳에 이야기를 덧붙인다는 건 앞뒤가 안맞는 일이지만, 일단 작성을 한 뒤 목차 수정을 해보고자 한다.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해주고픈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최근 하키 시합을 계기로 나를 돌아보게 된 일이 있었다.

(아이들이 하키를 시작하고 구경만 하다가 아무래도 너무 재미있어 보여 나도 하키를 시작했다.

그렇게 벌써 3년이 흘렀으니 재미는 확실히 들렸다 하겠다.)


그렇게 시합도 종종 나가게 되는데 어느 순간 플레이에 몰입한다기 보다 잘하고 잘 못한 것, 내가 팀에서 어떤 입지이며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가,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그럴까.


심리학에 Crocker와 Wolfe(2001)가 제시한 '조건부 자기가치(contingencies of self-worth)'라는 개념이 있다. 자신의 가치에 조건을 거는 것이다. 성적이 좋을 때, 다른 사람보다 잘할 때나 인정받을 때, 외모가 뛰어날 때 등에서 자신의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자존감을 좌우하게 된다.


(국내 연구에서는 자기-가치감 수반성 또는 자존감의 수반성이라 번역된다.)

어려서부터 공부든 취미든 대체로 뭔가를 할 때 잘한다는 말을 들었던 경험은 나로 하여금 조건부 자기가치를 강화한 듯 하다. 그러나 자기 가치를 증명하려는 목표에 몰두하면 실패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 등에 취약해지고 앞서 말했듯 자존감이 흔들리게 된다.


아래의 두 예시를 구분해보자.


1) 성취를 중요하게 여김 ---------------> "이 일을 잘하고 싶고 실패하면 아쉽다."

vs.

2) 성취에 자기가치를 걸어둠 ---------------> "이 일을 잘해야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낀다."


2)는 자존감이 특정 조건에 의존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는 2)번에 꽤나 길들여져 있는 것 같다.


Crocker 등(2002) 연구에서는 대학원 지원자 32명을 두 달간 추적했다. 학업 능력에 자기 가치를 많이 걸고 있던 사람들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자존감이 더 크게 올라갔고, 불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더 크게 떨어졌다. 학업에 자기가치를 많이 걸어둘수록 스트레스와 우울, 타인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는 이후에도 꾸준히 발표됐다.


이쯤되니 아이들 생각이 났다.


자존감. 육아하며 정말 많이 듣는 단어이다.


부모로써 우리는 아이의 자존감을 높여주고 싶어 한다. 그러고는 아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려 애쓴다. 운동이건 공부건 기왕이면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와 암묵적인 압박이 아이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키워주고 싶어 하는 아이의 자존감에 성취라는 조건이 달리는지, 그것이 아이를 힘들게 할 수도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Assor 등 (2004)의 연구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회고적 보고를 하게 했을 때 부모의 기대에 부응할 때 애정과 인정을 받았다고 지각하는 정도가 내적인 압박감, 자존감의 변동, 부모에 대한 원망 등과 연결됨을 설명한다.


잘하지 못한 날에도 편안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음 좋겠다. 친구가 더 잘하면 배우고 내 차례가 늦어지면 기다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미워하거나 다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벤치에서 기다리는 평범한 하키 선수.png

이건 나에게 먼저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어떤 결과 때문에 너를 아끼는 내 맘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을.

뒤에 선 너를 너도, 그리고 나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좋아하는 건 더 배워보고 즐기자는 것을...!












Assor, A., Roth, G., & Deci, E. L. (2004). The emotional costs of parents’ conditional regard: A self-determination theory analysis. Journal of Personality, 72(1), 47–88.


Crocker, J., Sommers, S. R., & Luhtanen, R. K. (2002). Hopes dashed and dreams fulfilled: Contingencies of self-worth and graduate school admission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8(9), 1275–1286.


Crocker, J., & Wolfe, C. T. (2001). Contingencies of self-worth. Psychological Review, 108(3), 59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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