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5

오늘 차~암, 안 풀리네

by희도

그렇게 옥신각신 싸우면서 조금씩 드럼을 안았다.

여전히 이름은 어렵고ㅡ뭐 부를 일이 없으니까 아는 것들만 보듬고 떼를 썼다.

쫌 잘 봐주믄 안되것냐? 늙은이가 애쓰는게 짠하도 않냐? 니가 잠, 아라서 짱!할것도 챙~하게 핑허니 바까주고. 빵!할것도 쿵!허니 해불믄 얼매나 조컸냐? 안그냐 잉~~~


스틱 쥐는 법을 연습하고 다시 퐁당퐁당도 하고. 냇가물도 말이여 누나 몰래 돌을 던져도 건너편에 앉은 누나 손등을 간지럽힌단디 도데체가!!! 니는 엄지 검지 쥐고 퐁퐁퐁, 오른손 왼손 퐁퐁퐁 해도 퍼지기는 커녕 따로 놀고 자빠져서는, 양손이 봉퐁퐁핑 땡칭퐁쿵 요란을 떠냐. 참 나. 번지지나 말지. 또 번지기는 겁나 잘 번져요.

염볌할것이. 냇물 캥이는 시암물도 아닌것이.



문 밖에 비웃고 선 스승의 눈빛이 손톱달 끝 흰 광선 같다. 스타워즈가 여기서 끝날랭게비다. 흥.칫.뿡. 잘 돼부럿다 머.

머릿속의 별들도 다 먹혀불고 보이도 안는디 머. 작살을 내지 머. 내 참. 더러워서. 글고!!!

힘을 줘야제. 힘을. 잘하라고 기운을 불어 넣어줘도 부족할판에 말이야. 못생겨서 째려 보면 저건 끝판왕인 거여. 잘생겨서 째려봐 봐 그러믄 눈빛 좋다야 그러지. 저건 말이 필요 없어. 끝판왕인 거여. 옘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도 없고야 대한사람 대한으로 우리나라에도 맹세 할수 있단게. 나는 울 애들 수학 못 풀어도 아이고 이 멍청아. 어쩜 이런다니. 구제불능이다. 이런 눈빛이나 말투 끝이라도 보여 본 적이 없는디. 이 방법이 너한테 좀 어려운거 같다... 다른 방법을 차자 보까? 하다 하다 정히나 답답하믄 "샘 잠깐 화장실간다" 하고 나가서 숨쉬기 운동 열번하고 들어온다, 머.

근디 스승이람서 저 비웃음의 작열은 머시여?에이씨.

헉, 아이씨 머시여!! 또 빔 쁘로젝트여? 욕하는 거 보였어? 된장맞을. 왜 오냐고~~~ 저냥반은 와도 무섭고 거 자리 가만 서 있어도 무섭다.


"불편한 악기를 만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가야지 내걸로 만든다고 이래 만지고 저래 만지고 만질 줄도 모름서 막 만지면 좋아하겄어요?

여자도 싫어하지만 남자도 막 만지면 싫어해요!

악기를 사랑하는 사람 다루듯이 하랬드만 아주 주물르고 앉아서 더 망치고 있네."


"아니 하이햇 높이도 안맞고 의자도 낮고..."


"그럼 거기에 맞춰야지.

이놈하고 저놈하고 같어요? 틀리죠?

그럼 저놈한테 이놈을 맞춰요, 선생님은? 아니면 선생님을 그놈한테 맞춥니까?

어딜가서 앉더라도 나는 두고 소리가 안 좋더라도 그 소리를 내 소리로 바꿀줄도 알아야지. 남의 악기를 함부로 막 바꿀거에요? 나한테 맞춘다고?

소리가 크면 작게, 작으면 크게 할 줄 아는것도 작가의 능력입니다."


아, 악기 만진 거 보고 버럭하러 왔구나. 어쩐지 눈빛이... 맨날 못 치는데 오늘따라 왜 저러나, 욕한 거 보였나. 도둑이 지 발 저렸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괜히 놀랐네. 근디, 머냐. 하늘도 찾았고 부끄럼도 없다고 빼악을 질렀는디 부끄럽다.


"...... 근데, 저기요, 거시기 왜 선생님은 예를 그렇게 들어요? 여자. 남자. 사랑하는 여자. 사랑하는 그놈. 애인 만지듯 살살. 이런 거 빼면 예문이 안돼요? 이것도 성추행일 수 있거든요? 듣는 제가 거북하면 것도 성추행인디. 좋은 말 다 놔두고 꼭 그런 거시기 한 말들만 예로 들어요?"


"무식해서 안 그요.

배운 사람 갈칠랑게 심드네. 인자 말조심도 해야쓰겄고. 둘러보쇼. 선생님 빼고는 다 60이 넘은 양반들이고 그나마도 여기 시장 사람들이 태반인디. 배운 사람 갈치듯이 거 머냐... 교양 따짐서 갈치믄 다 나가제. 있겄어요? 재미없다고. 재미있다는 데 찿아가제. 지금까지 수업하면서도 모르죠?

내가 선생님한테만 존대쓰는 거? 통 머 자기하고 연관된 일 아니고는 관심도 없드만. 갑자기 왜 내 말을 갖고 트집을 잡고 그러나 몰르겄네. 왜 듣기 거북하요?"


대한사람은 찾지말 걸. 아니 우리나라 만세는 가지말 걸. 할매 할배들은 음담패설 좋아하는디. 은근 즐기든디. 에이씨.

오늘 차~암, 안 풀리네. 뭘 또 당당하게 무식하대? 자랑이야? 그게 무식한거랑 뭔 상관인데. 또 확 내리 깔고 들어오니까 말문이 막히네. 쩝.


근데 저 영감탱이가 오늘은 왜 저리 딱딱 거리지?? 머 원래도 부드러운 성격은 아니지만 오늘은 좀 유별나게 딱딱한데. 냉장고에 요거트 떨어졌나??






혹시 아까 청소하실 때 맨발로 하길래


"어, 오늘은 오리지날 머슴 빠쑌이네요.

오리가 맨발로 다닌다고 여름인 줄 아세요?

오리가 지랄하면서 날 때 부리는 오만입니다~~. 괜히 나이 잡숫고 감기 걸리면 회복만 더디십니다. 그리고!!

옮아요~~ ."


삐졌나.

생각 해서 말해주니까. 제일 못하는 게 노래라고 맨날 연습하는데 진짜 못한다. 첨엔 뭔 일 난 줄 알고 놀라서 연습실에서 나와 봤다. 진짜 학원에 일 난 줄 알 정도로 놀라서 나온 걸음이었다. 혼자서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 연습하는데 가관이었다. 얼굴은 벌겋고 폼은 똥싼 바지마냥 그렇고 ㅋㅋㅋㅋ 그래. 사람이 말이야, 뮤지션이라고 다 잘하믄 하나님이 불공평한 거지. 노래 하나 정도는 못 해 줘야 나같은 사람도 힘이 나지 않겄어? 나는 드럼 하나도 못 이겨서 이고 지고 사는디. 그런데도 나는 한참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우스운 장면인데 묘한 감동같은 게 보였다. 환갑을 훌쩍 넘은 저 나이에도 저런 열정이 있구나... 반성이 됐던 날이었다.


반성은 반성이고! 걸걸탕에서 한번 죽었다 살아나 봐야 내가 미쳤구나 후회를 한다니까. 안개로 말려 죽인다는 가래골에서 딱 죽을 만큼만 맞아 봐야 다시는 겨울에 맨발로 물청소 안한다 다짐을 한다니까. 다짐을 해도 목소리는 한동안 죽은 듯이 살거인디. 절대 목구멍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올라 안 할 거인디. 안 그래도 안 나온다는 목소리는 목구멍 안에서 쉬어 빠져 불거인 디. 걱정돼서 말해주니까 삐지고 난리여.






#드럼 연습 #환장하겠다 #노인들 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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