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지나간다

누워있지마 일어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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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속으로) 훗, 사이좋게 자는 부부네. (잠깐 관찰) ...아니, T자잖아. 이건 싸운 거야.

영자: (누운 채로, 천장을 보며) 철수야. 나 이제 일어날 수가 없어.

철수: (벌떡) 뭐? 어디 아파?! 병원 갈까?!

영자: 아냐. 우리 헤어지잖아. 그러면 나는 바닥에서 사는 사람이야. 여기가 제일 평평한 집이야.

철수: (다시 바닥에 주저앉으며) ...그러니까 네가 여기 있는 거잖아.

택배기사: (택배차에서 내려, 둘을 지나치며) 식당 앞에 깔리는 발매트가 되기로 결심하셨네요. (떡하니) 저는 이 골목에 택배 오는 거 처음입니다. (훌쩍)

철수: 아, 저! 우리 사이좋은 건데! 저희 지금 화해 연습 중이에요!

택배기사: (멀뚱) 저희 택배는 그렇게 안 부칩니다.

영자: (한 박자 쉬고, 철수에게) ...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저 택배기사님한테 민폐잖아. 일어나자, 우리. (기어 일어서면서)

철수: (뒤늦게 일어서며 이건 오히려 농담으로 넘기지 못하고 우물쭈물) 그... 그러니까 점심은 내가 살게. 곱창.

영자: (곱창 소리에 잠시 멍, 뻔뻔하게) 그럼 나는 여기서 기다릴게. 신랑, 김치찌개 단무지.

택배기사: (차 문 닫으며, 혼잣말) 예. 오늘도 곱창집에서 김치찌개 시키시는 부부 보는 거 처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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