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과 글을 밀어내고 육체의 온도를 높이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아니, 외면하고 처박아 두었다.
장염으로 진을 빼고, 기력이 없는 순간 다시금 힘을 내보려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였다.
가만히 앉아 바카라을 보고 머릿속의 말들을 종이 위에 나열하는 작업으로는 왠지 힘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 일어나 움직이자.'
바카라이 주는 안락하고 편안한 위로도 좋고, 글자가 주는 해방감도 좋지만,
이 육체는 직접 움직이며 바뀌는 것들이 있기에 하나둘 시작해 본다.
하와이 춤인 훌라댄스 미니 수업에 참석하고, 당근 모임의 글을 통해 알게 된 PT 선생님에게 찾아가
일주일에 두 번씩 트레이닝을 받으며 운동을 시작했다. 지금은 10회를 등록하고 꾸준히 다니는 중이다.
"몸의 대사가 다 불균형해요. 살이 잘 빠지려면 대사가 정상으로 돌아와야 해요.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받지 않고... 그렇게만 해도 살은 저절로 빠져요."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참 쉽지 않다.
잘 먹는 것도, 잘 자는 것도, 스트레스 없는 하루도 내게는 너무 버겁다.
편안한 호수의 물결 같은 하루 속에서도 난 늘 불안하다.
이 잔잔한 물결이 나로 인해 깨지고 산산조각이 날까 봐.
그 불안이 계속되니 하루하루를 평온하게 보내기가 힘들다.
그러니 잠도 설치고, 먹는 것도 굶었다가 폭식하기를 반복한다. 35년의 삶이 거의 그랬다.
그 긴 세월 동안 묵묵히 버텨준 나의 몸에게 미안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제라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면 노력해야 한다.
나를 원래의 편안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
그러다 문득 다시 위장에 탈이 나서 채기로 구토를 반복한다.
'괜찮아지겠지…'
하며 애써 나를 다독여본다. 다 잘 될 거야.
요즘은 박진여 작가님의 전생 이야기에 푹 빠져 있다.
이렇게 재미있는 바카라은 정말 오랜만이다. 두 권을 단숨에 읽고, 벌써 세 권째 읽어 내려가는 중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즐거움이다.
나의 전생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었든, 중요한 건 이번 생이다.
지금 이 모습으로, 이번 생을 착하게, 나답게 살아가자.
날이 뜨겁다. 이 강렬한 태양과 열기가 완벽한 여름의 맛을 뽐내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면 줄여야 하는 에어컨 가동 시간이지만, 어느새 익숙해진 시원하고 건조한 바람이
자꾸만 머물게 한다.
하지만 내 몸은 옛 기억이 더 좋은가 보다. 기계의 인위적인 바람보다는 자연의 바람이 그립다.
깊은 산속 오두막에 누워 수박을 베어 물고, 바카라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읽다가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그러다 스르륵 낮잠에 빠지는 시간. 그때 불어오는 산들바람이야말로 진짜 극락이 아닐까?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라지만, 그래도 열사병 걸리지 않게 다들 몸 잘 보살피시길.
시원한 그늘 아래서 마음만큼은 편안한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