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풀처럼

by송영희






나는 들풀이었다

화려한 꽃잎도 향기도 없어

누구의 정원에도

이름표 하나 없었다


밟히고 꺾이며

낮게 엎드리는 법

흙과 숨을 고르는 법을 배워

늘 단단했다


봄이 오기 전

남보다 먼저

틈 속에서 질기게 살아남았고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 무수히 베었다


꺾이고 꺾이며

낮고 보잘것없이 보여도

끝내 잊히지 않는 풀

한해살이지만 씨주머니 속에

미래를 품고

봄이 오면 들판을 일으키는

너는

나의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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