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마 아래에서 베트남의 커피를 그리워하는 아침"
새벽부터 비가 내린다. 하루 종일 내릴 기세다. 기상청은 이것을 장마의 시작이라 부르지만, 나는 이것을 그리움의 시작이라 부른다.
빗소리가 창을 두드리기 전에, 젖은 흙냄새가 먼저 도착한다. 그리고 그 냄새는 이상하게도 나를 다낭의 어느 골목으로 데려간다. 플라스틱 목욕탕 의자에 쪼그려 앉아 기다리던 카페쓰아 한 잔. 연유가 바닥에 가라앉고, 그 위로 진한 커피가 천천히 스며들던 시간.
베트남의 비는 한국의 비와 다르다. 예고 없이 쏟아졌다가 미련 없이 그친다. 그래서 그곳 사람들은 비를 피하지 않고 기다린다. 처마 밑에서, 카페 안에서, 커피 한 잔의 시간만큼.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비가 내리는 동안을 사는 것이다.
한국의 장마 아래에서 베트남의 커피를 그리워하는 아침. 생각해보면 그리움이란 늘 이렇게 엉뚱한 조합으로 온다. 지금 여기의 빗소리가 그때 거기의 커피 향을 불러오고, 오늘의 습기가 어제의 온기를 데려온다.
어쩌면 그리움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감정이 아닐지도 모른다. 내 안에 여전히 살아있는 것에 대한 확인. 그 골목과 그 커피와 그 기다림이 아직 내 안에서 향기를 내고 있다는 증거.
올해도 긴 비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장마를 견딘다고 말한다. 눅눅함을 견디고, 우울함을 견디고, 갇힌 날들을 견딘다고. 그러나 나는 올해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베트남 사람들이 비를 기다리듯이.
비가 내리는 동안만 열리는 마음의 문이 있다. 맑은 날에는 결코 쓰지 못할 문장이 있고, 젖은 공기 속에서만 우러나는 기억이 있다. 그러니 이 장마는 견뎌야 할 계절이 아니라, 일 년에 한 번 찾아오는 그리움의 우기(雨期)다.
오늘은 연유를 사러 나가야겠다. 우산을 쓰고, 천천히. 돌아오는 길에 비를 조금 맞아도 좋겠다. 그리움은 원래 조금 젖은 채로 완성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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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표 JEONGSE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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