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 한 올이 건네는 위로
바느질은 상처를 꾸짖지 않는다
바늘 하나가
천을 천천히 지난다.
들어갔다가,
나오고,
다시 들어갔다가
또 나온다.
한 땀,
또 한 땀.
서두르지 않는 손끝을 따라
벌어졌던 틈은
조금씩 하나의 옷이 되어 간다.
바느질은
찢어진 곳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왜 헤어졌는지,
어디서 닳았는지 묻지 않는다.
그저
실 한 올을 건네며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용히 말해 준다.
다시 이어지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의 마음에도
그런 시간이 있다.
쉽게 봉합되지 않는 날,
아무리 애써도
틈이 그대로 남아 있는 날.
그럴 때마다
시간은 서둘러 꿰매지 않는다.
조금 아물기를 기다렸다가,
조금 부드러워지기를 기다렸다가,
천천히
한 땀씩 마음을 이어 준다.
가만히 보면
이어 붙인 자리는 처음과 같지 않다.
하지만
그래서 더 오래 견디고,
그래서 더 따뜻하다.
오늘도
바늘 하나가
말없이 천을 지난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품은 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조용히 이어 주고 있었다.
마음은 아문 자리를 감추지 않는다.
그곳에도 다시 체온이 머문다.
실을 끊고 나면
천 위에는 작은 매듭 하나가 남는다.
감추려 해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자리.
손끝으로 만지면
어디를 지나왔는지 알 수 있는 자리.
그래도 괜찮다.
새것처럼 돌아가지 않아도
다시 입을 수 있고,
한때 벌어졌던 틈 사이로
따뜻한 체온이 다시 머물 수 있으니.
어쩌면 잘 아문다는 것은
흔적 하나 없이 깨끗해지는 일이 아니라
그 자리를 품은 채
다시 일상의 온도를 되찾는 일이지 않을까.
오늘도 마음 어딘가에서
느슨해진 실 한 올을 천천히 당겨 본다.
아직 다 꿰매지 못한 곳은
그대로 두어도 좋겠다.
마음에는 마음만의 바느질이 있고,
어떤 틈은
서두르지 않을 때,
비로소 제 살을 찾아오기도 하니까.
다 아문 마음보다, 천천히 이어지고 있는 마음이 더 따뜻할 때가 있다. 한 땀의 위로는 상처를 없애지 못해도 벌어진 마음의 두 끝을 조금 가까이 데려온다.
우리는 완전히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느슨해진 마음을 한 땀씩 다시 이어가며 살아간다. 다 꿰매지 못한 오늘도 괜찮다. 마음의 바느질에는 저마다의 속도가 있으니까.
바늘은 찢어진 자리를 지우지 않고, 그곳에 다시 살아갈 시간을 꿰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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