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건축 (왕궁편) – 9화

대주교의 궁전, 잘츠부르크의 호엔짤즈부르크성

by향지소피아


대주교의 궁전, 잘츠부르크의 호엔짤즈부르크성

(AI를 활용한 이미지)

1. 올려다보던 곳으로


잘츠부르크 시라는 같은 이름을 공유하지만, 그 안에는 서로 다른 규모의 공간이 겹쳐 있다.

미라벨 궁전에서 올려다보이던 호엔짤츠부르크 성으로 올라가 본다.

아래에는 강이 흐르고,

중간에는 도시와 성당이 놓이며,

가장 위에는 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도시를 처음 마주했을 때,

이미 하나의 질서가 완성되어 있었다.

그 질서를 따라,

나는 올려다보던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자리로 이동한다.


2. 공간의 위계를 통과하다

모차르트 생가를 지나 골목을 걸었다.

상점 간판이 이어진 좁은 길은 어느 순간 넓은 광장으로 열렸고,

그 앞에는 잘츠부르크 대성당이 서 있었다.

생활의 공간에서 권력의 공간으로 넘어가기 전,

도시는 잠시 숨을 고른다.

나는 푸니쿨라를 타고 성으로 올라갔다.

짧은 상승이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은 공간의 위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도시는 아래로 멀어지고,

성벽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어느 순간, 이미 위에 도달해 있었다.


3. 왕이 없는 궁전

호엔짤츠부르크 성에는 왕이 없다.

그러나 왕이 없어도 권력은 완성되어 있었다.

이 도시는 왕이 지배한 곳이 아니라

대주교가 통치하던 공간이었다.

왕관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는 비어 있지 않았다.

권력은 다른 이름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형식은 성이지만, 실질은 궁전이다.

왕궁은 아니나 왕궁의 규모와 권력을 지닌 곳,

왕은 없지만 왕과 같은 존재가 머물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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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박사과정에서 미학을 전공했으며, 소설쓰는 작가입니다. 아이들과 독서 논술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여, 세계여행관련 글을지속적으로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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