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교의 궁전, 잘츠부르크의 호엔짤즈부르크성
(AI를 활용한 이미지)
잘츠부르크 시라는 같은 이름을 공유하지만, 그 안에는 서로 다른 규모의 공간이 겹쳐 있다.
미라벨 궁전에서 올려다보이던 호엔짤츠부르크 성으로 올라가 본다.
아래에는 강이 흐르고,
중간에는 도시와 성당이 놓이며,
가장 위에는 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도시를 처음 마주했을 때,
이미 하나의 질서가 완성되어 있었다.
그 질서를 따라,
나는 올려다보던 자리에서 내려다보는 자리로 이동한다.
모차르트 생가를 지나 골목을 걸었다.
상점 간판이 이어진 좁은 길은 어느 순간 넓은 광장으로 열렸고,
그 앞에는 잘츠부르크 대성당이 서 있었다.
생활의 공간에서 권력의 공간으로 넘어가기 전,
도시는 잠시 숨을 고른다.
나는 푸니쿨라를 타고 성으로 올라갔다.
짧은 상승이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은 공간의 위계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도시는 아래로 멀어지고,
성벽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어느 순간, 이미 위에 도달해 있었다.
호엔짤츠부르크 성에는 왕이 없다.
그러나 왕이 없어도 권력은 완성되어 있었다.
이 도시는 왕이 지배한 곳이 아니라
대주교가 통치하던 공간이었다.
왕관은 존재하지 않았지만,
그 자리는 비어 있지 않았다.
권력은 다른 이름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형식은 성이지만, 실질은 궁전이다.
왕궁은 아니나 왕궁의 규모와 권력을 지닌 곳,
왕은 없지만 왕과 같은 존재가 머물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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