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의 궁전들, 제국의 경계에서 태어난 왕국들
발트해의 궁전들을 뒤로하고 이제 유럽의 남동쪽으로 내려간다. 다음 여정은 발칸반도다.
발칸은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국경과 민족, 종교와 왕조의 역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오스만 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이 오랫동안 세력을 겨루었고, 러시아 역시 이 지역의 정치에 깊숙이 관여했다. 19세기 이후에는 제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는 민족운동이 확산되면서 새로운 국가와 왕조들이 등장했다.
그래서 발칸의 궁전은 베르사유나 버킹엄궁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랜 절대왕정의 영광보다는 제국의 경계에서 독립국가를 세우고 새로운 왕조를 만들어가던 시대가 이곳의 궁전에 더 짙게 남아 있다.
발칸은 어디까지인가 발칸반도의 범위를 하나의 선으로 명확하게 정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유럽 남동부의 세르비아, 불가리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코소보를 중심으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그리스와 튀르키예의 유럽 지역까지 역사적·지리적 맥락에 따라 발칸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 복잡한 지형만큼이나 역사의 층위도 다양하다.
동쪽에서는 비잔티움 제국과 오스만 제국의 영향이 이어졌고, 북쪽에서는 합스부르크 제국이 내려왔다. 정교회와 가톨릭, 이슬람 문화가 교차했고 슬라브계 민족을 비롯한 여러 민족이 각자의 국가를 형성했다.
발칸의 왕궁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복잡성을 기억해야 한다.
발칸의 근대사는 오스만 제국의 쇠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수백 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지배 또는 영향 아래 있던 지역에서 19세기를 전후하여 민족주의가 성장했다. 세르비아와 그리스, 루마니아, 불가리아, 몬테네그로 등이 차례로 자치권이나 독립을 획득했고, 새롭게 만들어진 국가들은 자신들의 왕실과 정치제도를 갖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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