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들이 부러운 꼰대 소리

잔소리는 끝날 줄을 모른다

by이미경

잔소리#1 재능을 썩히는 건 배신이다, 배신.

잔소리#2 학생이 말이야, 양심이 있어야지.

잔소리#3 우리나라 교육이 문제라고?

네가 그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

잔소리#4 이탓저탓 남탓 할 시간에 공부나 하지 그래.

출세해 가 네가 바꾸면 될 것 아니냐.

잔소리#5 공짜로 먹여주고 공부 시켜 주제.

여름엔 시원해, 겨울엔 따뜻해.

천국이 따로 없구먼... 공부가 저절로 되겠다야.

잔소리#6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지 않으냐.

안정권으로 넣긴 하였다만 올해 입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줬으면 좋겠어.



시멘트 바닥에서 여름엔 땀 삐질삐질 흘리며 겨울엔 발 동동 굴리며

공부했던

나는

요즘 아들이 참 부럽다.


새벽에 일어나 연탄불 갈고 도시락 2개 싸서

아침 7시에 학교에 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자취방에 돌아왔던

나는

요즘 아들이 몹시 부럽다.


내일이 시험인데

바카라은 덮여두고 폰을 보며 낄낄거리는 거북이 아들을 보면

잔소리가 절로 난다.


아들아,

잔소리는 엄마의 의무다.

너도 너의 의무, 학생의 의무를 다 해줬으면 한다.


참고로 아들아,

엄마는 아직까지 곱의 미분쯤은 눈 감고도 한다.

앞에 거 미분 뒤에 거 그대로, 더하기, 앞에 거 그대로 뒤에 거 미분.

뭐가 어렵다고.

헌데 너는 맨날 까먹었다고 하는데 말이야.

눈멀어가고 귀먹어가는 엄마도 하는 일을,

젊음이 무기인 네가 할 소린 아니지 싶다.

됐고,

지금부터 엄마는 글밥을 지을 테니 너는 당장 공부를 시작하거라.


잔소리#8 내가 뭔 말을 하려고 했지?

요즘 건망증이 심해지네.

'1, 2, 3, 4, 5...'

어, 맞다!

아드님,~


요즘 아들이 개부러운 엄마, 잔소리가 끝날 줄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