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를 보았다
2026년 4월 18일 토요일 오후
또드락 또드락, 어젯밤 내린 비로 초록이 말갛다.
보슬보슬, 새벽녘에 내린 비로 땅이 솜솜하다.
아들과 아파트 뒷산에 올랐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길, 아들이 말했다.
"어찌 올라오는 것보다 내려가는 게 더 힘들지"
"엄마도 그래!"
"인생도 그렇다.
크게 보면 너는 지금 한참 올라가고 있는 중이고, 엄마는 지금 내려가고 있는 중이잖아.
앞으로 네가 얼마나 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맞닥뜨릴지.
때론 두려울 거야.
근데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어.
엄마 봐 봐.
눈도 안 좋아져 귀도 안 좋아져, 그럼에도 잘 내려가고 있잖아.
닥치면 닥치는 대로 하게 돼있어"
"그런 거야"
"너랑 오니깐 금방이다.
엄마 혼자 왔으면 힘들어서 중간에 돌아갔을 텐데.
고맙다, 아들"
"나도 ~"
"잠깐!
거대 달팽이다.
살면서 이렇게 큰 달팽이 처음 보네"
"우와! 진짜 크다"
아기 주먹만 한 달팽이, 구경하고 가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