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여름방학이 시작됐습니다.
지금부터 40일이 내 몫이라는 걸.
돌밥.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몰랐어요.
이게 얼마나 무거운 단어인지.
아침 먹고 치우면 점심.
점심 먹고 치우면 간식.
간식 먹고 치우면 저녁.
냉장고 앞에 서서 오늘도 생각합니다.
‘오늘 뭐 해 먹지.’
더운 여름.
밖에 나가자니 너무 덥고,
집에 있자니 애들이 싸우고,
카페 가자니 돈이 나가고,
도서관 가자니 애들이 안 가려 하고.
어디 가지....
학원은 또 어떻고요.
영어? 수학? 논술? 과학? 특강?
뭘 시켜야 하는지 모르겠는데
안 시키자니 불안하고,
다 시키자니 돈이 없고,
뭐 시키지...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이 여름에 뭘 하고 싶지?’
아이들 뭐 먹일지, 어디 데려갈지, 뭘 시킬지.
그 생각들 사이에서 나는 없었어요.
오늘도 냉장고 앞에 섰어요.
‘뭐 해먹이지?’
그리고 피식 웃었어요.
이게 지금 나의 여름이구나.
별거 없이.
근데 또 별거 없지도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