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이번 역은 타인의 삶입니다 12화.

#이번 역은 순환ㅡ순환선입니다.

byonharu



신도림역 플랫폼에 서늘한 바람이 훅 밀려들어와 소희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희는 가방의 어깨끈을 꽉 쥔 채로,


계단 앞에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뒤에서 사람들이 스치듯 지나가는데도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손끝엔 아직도 기타 줄을 만졌던 감촉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귓가엔 강바람 소리가 환청처럼 맴돌았다.

한강의 그 노을 지던 저녁의 공기까지.

나는 뭘 들고 다니지...

나의 숨구멍은 뭘까...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2호선처럼 계속 반복되었다.

소희는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장을 열었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잠깐 머뭇거리다가,

그동안 적어뒀던 줄들을 하나씩 눈으로 훑었다.

강진우. 서랍 속 사직서.

서아영. 밤샘. 에코백.

현우. 뜨거운 손. 현우 엄마.

박성우. 낡은 기타. 한강.

네 줄. 남의 하루, 남의 무게, 남의 온기들.

소희는 그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잠깐 멈췄다.

그리고 손가락을 다시 움직여 한 줄을 더 써넣었다.

송소희.?

물음표 하나를 한참 들여다봤다.

이상하게, 무섭다기보단 좀 간지러운 기분이었다. 화면을 껐다.

아직은 몰랐다. 내가 뭘 들고 다니는 사람인지.

그때였다.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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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에세이를 쓰며,평범한 일상을 가장 따뜻한 상상으로 기록하는 사람이고 싶어요.보고 싶은 풍경, 되고 싶은 삶, 그리고 언젠가 만나게 될 행복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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