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역은 순환ㅡ순환선입니다.
신도림역 플랫폼에 서늘한 바람이 훅 밀려들어와 소희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희는 가방의 어깨끈을 꽉 쥔 채로,
계단 앞에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뒤에서 사람들이 스치듯 지나가는데도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손끝엔 아직도 기타 줄을 만졌던 감촉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귓가엔 강바람 소리가 환청처럼 맴돌았다.
한강의 그 노을 지던 저녁의 공기까지.
나는 뭘 들고 다니지...
나의 숨구멍은 뭘까...
그 질문이 머릿속에서 2호선처럼 계속 반복되었다.
소희는 가방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메모장을 열었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잠깐 머뭇거리다가,
그동안 적어뒀던 줄들을 하나씩 눈으로 훑었다.
강진우. 서랍 속 사직서.
서아영. 밤샘. 에코백.
현우. 뜨거운 손. 현우 엄마.
박성우. 낡은 기타. 한강.
네 줄. 남의 하루, 남의 무게, 남의 온기들.
소희는 그 아래를 내려다보다가, 잠깐 멈췄다.
그리고 손가락을 다시 움직여 한 줄을 더 써넣었다.
송소희.?
물음표 하나를 한참 들여다봤다.
이상하게, 무섭다기보단 좀 간지러운 기분이었다. 화면을 껐다.
아직은 몰랐다. 내가 뭘 들고 다니는 사람인지.
그때였다.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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