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샵의 멘토

몸을 만지며 마음을 읽는 사람

by하양데이지

처음 그 마사지샵을 찾아간 때는 2월이었다. 얼마 전 받은 수술로 인해 몸상태는 엉망이었는데도, 신학기를 앞두고 있어 계속 출근해야 했다. 몸이 퉁퉁 부어 맞는 옷이 없어서 임산부용 원피스를 주문해서 입고 다녔다. 관절들도 비명을 지르기에, 집 근처의 마사지샵을 검색하다가 찾은 곳이었다.


미리 전화예약을 한 터라 한참 동생뻘 되는 단발머리의 원장은 반가운 인사로 맞았다.

느릿느릿 커다란 임신복을 벗고 "끄응" 소리를 내며 마사지용 침대에 엎드렸다.

"어디가 많이 불편하세요?"

"그냥 다 아파요."

"어디가 특히 불편하세요?"

"그냥 다 불편해요…."

엎드려 마사지용 침대의 뚫린 구멍으로 얼굴을 밀어 넣었다.

그녀는 내 몸을 꾹꾹 누르고 쓸어보더니 발바닥과 발꿈치, 종아리부터 마사지를 시작했다.

"많이 아프실 거예요."

"죽기밖에 더 하겠어요." 나는 농담으로 답했다.


그런데 그것은 죽기보다 더 한 것이었다.

고문도 이런 고문이 없었다. 그녀는 인정사정없이 문질러댔다.

그녀의 팔꿈치가 등 위에서 미끄럼을 탈 때, 나는 뚫린 구멍 속에서 들리지 않는 단말마의 비명을 계속 질러댔다. 소리 없는 비명이 한 시간을 넘겼을 때는, 그녀에 대한 적의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축축한 땀까지 배어 나왔다.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겠다고 거듭 맹세하며 옷을 꺼내 입었다.


"6회 정도 받으시면 익숙해지세요. 몸이 풀리면 마사지받으시며 주무시기도 해요."

"주무시는 게 아니라 사망하신 거 아니에요?"

그녀의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하다.

"아프셔야 풀려요. 풀리면 안 아프세요. 몸이 너무 안 좋으셔서 풀리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속으로 다시 맹세했다.

'다신 안 올 테다! 죽는 줄 알았네! 오늘로 끝이야! '

샵을 나서는 내게 그녀가 말했다.

"가시는 길에 공원을 좀 걸으세요. 햇볕도 쐬시고요."


그다음 주에 나는 다시 마사지샵 문을 열고 있었다. 몸이 여전히 안 좋다.

몇 번을 망설였지만 다섯 번만 더 죽으면 안 아플지도 모른다.

"진짜 다섯 번만 더 받으면 안 아파요?"

"네! 진짜 다섯 번요! 제 말을 믿어보세요!"

나는 뚫린 구멍 속에서 계속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대다가

견딜만하면 또 새로운 고통에 새로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풀리면 안 아프세요. 푸는 과정이 많이 아파요. 아파도 견디셔야 돼요."

정말 다시는 안 오겠다고 굳게 굳게 맹세했다.


그녀가 마무리를 하며 다시 당부한다.

"햇빛을 쬐시면서 땀이 적당히 날만큼 걸으세요. 지난주에 안 걸으셨죠? 이번 주엔 걸으세요.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요. 목과 어깨가 너무…. 긴장을 많이 하고 사시는 것 같아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느긋하게…. 마음 편하게…."

나이가 훨씬 많은 나에게 당부를 하는 것이 계면쩍었는지 그녀가 활짝 웃었다.


그날은 그녀의 말대로 공원을 걷고 햇빛을 쐬며 한가로이 주변도 둘러보았다.

실로 오랜만의 산보였다. 목련이 앙증맞은 봉오리를 내밀어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말이 맞다. 풀리려면 아파야 한다. 풀려야 안 아프다.

아파야 풀리는 것이 어디 몸뿐이겠는가.


나는 마의 6회를 뚫었고 그녀 말대로 마사지를 받다가 코까지 곯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마사지 중에 얼굴을 묻은 채 갑자기 오열하는 나의 등을 그녀는 가만가만 쓸어주었다.

9년의 인연을 이어오는 동안, 그녀는 여전히 내 몸을 문지르며 내 마음의 안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