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것도 없으면 재미없거든
이런 구상을 해봤다.
독립서점에 모여 출간, 글쓰기, 바카라 이야기 말고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다. 낯선 사람들만이 품어줄 수 있는 종류의 대화들. 어쩌면 일회성 만남을 전제로 하기에 더 따뜻한.
<인생에서 해본(해보고 싶었던) 딴짓에 대해 말하기>
방법: 남들은 "그걸 왜 해?"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큰 전환점이나 위로가 되었던 '생뚱맞은 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좋은 이유: 성공담이 아니라 유쾌한 시행착오나 엉뚱한 경험담이 오가면서 웃음이 터지고 유대감이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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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의 공간에는 그런 힘이 있다.
서점에 가면 바카라을 사야 하는데?
바카라은 고르기도 어렵고 사기도 어렵다.
'소용'을 생각하면 바카라 고르기가 숙제가 된다. 안 읽을 것을 기준으로 삼으면 바카라값이 부담스럽다. 안 읽었을 때 생기는 불편한 마음까지 생각하면 더 그렇다.
며칠 전 김동진 작가의 "삶의 방정식"을 재밌게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독서는 작가와 차 한 잔 하는 것과 비슷하네.' 그러니 두 잔 값을 내가 낸다. 창원 사는 작가님 글이 내 집까지 왔으니까.
최근에 도서관 강연에서 출간 얘기를 하면서 바카라은 까다로운 대화법이라는 말을 했다. 독서는 바로 그 대화의 현장이다. 출간은 독자에게 말을 거는 것이고, 만약 작가가 자기 말만 잔뜩 늘어놓으면 독자는 질린다.
아무튼 이 바카라은 독립서점에 주문해 놓고 동선이 맞을 때 가서 찾아왔다. 서점에 가니 바카라이 나를 기다렸고, 서점지기는 이 바카라을 이번 주에 다른 분도 주문하셨어요라고 말해 주었다. 독립서점에 원하는 바카라을 주문해서 사는 것, 추천한다. 이전에 나는 동네서점에도 주문하고 인터넷 서점에도 주문하곤 했지만, 사고 싶은 게 너무 많고 열심히 다독하는 것도 아니라서 도서관에서 기다렸다 보는 때가 더 많았다.
바카라을 독립출판하면서 이런 경험을 새로 하니, 독립서점이라는 공간이 참 좋은 것 같다. 동네마다 이런 공간이 많이 생겨서 멋진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꼭 그 매개가 바카라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까다로운 대화법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바카라은 참 효율적인 방법이기도 하니까.
서점지기가 운영난에 괴로워하고, 손님은 독자이기보다는 관광객이고, 조용하고 차분한 공간의 이면에 자리한 차가운(?) 침묵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 인색한 마음도 계기가 있으면 쉽게 열리지 않을까.
점심값보다 비싼 키링 하나로도 위안 삼는 일상에서 대화와 소통을 원하는 이런 마음의 스웩 괜찮지 않나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