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용기를 내기로 했다

2년 전의 산재를 다시 신청하며

by하얀 오목눈이

살아가다 보면


한 번 넘어졌던 기억이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을 때가 있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기도 하지만,


마음속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


바로 2년 전,


일을 하던 중 다쳤던 발목이었다.


그 당시에는


몸도 힘들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마음도 많이 흔들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발목은 조금씩 회복되었다.


하지만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내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최근,


정부에서 상병발생경위확인서와 관련된 안내를 받게 되었다.


그 문서를 받아든 순간,


여러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다시 신청해야 할까.'


'괜히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혹시 인정되지 않으면 어떡하지.'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솔직히 말하면


망설였다.


불안하기도 했다.


다시 그 일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하나를 깨달았다.


두려움 때문에


계속 뒤로 물러선다면,


나는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생길 때마다


망설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다시 용기를 내기로 했다.


산재를 다시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가 적절한 보상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이며, 필요한 서류를 갖춰 신청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신청은


누군가를 원망하기 위해서도,


무엇을 따지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때의 일을


정당한 절차에 따라 다시 확인받고,


나 스스로도


그 시간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서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동안 참 많은 일을 경험했다.


물류센터에서 일했고,


광고 회사 면접도 보았고,


방송도 했고,


소설도 쓰고,


음악도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넘어지고,


다시 일어섰다.


그래서 이번 일도


결국 또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서워서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달라졌다.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이 있어도


한 걸음 내딛는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는


아직 알 수 없다.


신청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어떤 결론이 나올지도


지금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았다.


'그때 한 번 해볼 걸.'


이라는 말을


나중에 스스로에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앞으로 걸어가기로 했다.


비록 조금 떨리더라도,


조금 불안하더라도,


멈추지 않기로 했다.


살아가면서


가장 큰 적은


실패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두려움인지도 모른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다시 한번


그 사실을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쉽지 않은 선택은 계속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오늘을 떠올릴 것 같다.


망설였지만,


결국 다시 용기를 냈던 오늘을.


나는 아직도


배워가는 중이다.


넘어지는 법도,


일어서는 법도,


그리고


두려움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법도.


이번 산재 재신청은


나에게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과거를 회피하지 않고,


현재의 나로서 마주해 보는


또 하나의 용기다.


나는 오늘도


천천히,


하지만 분명하게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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