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의 비행. 수많은 드라마, 영화들을 거치는 중간중간 이어지는 기내식과 간식들. 그러나 좁디좁은 공간이란 가속도로 내 날개뼈에 긴장을 은은하게 가하더니 급기야 심히 결리게 만들어 아무리 주물러도 시원치 않은 효과를 자아내었고. 흐르는 시간에 조금씩 퇴적되어 가는 내 땀은 말라가면서 내 피부를 끈적끈적히 메워가 단전으로부터 찝찝함을 만들어주었다. 그 덕에 나는 잠을 결코 이룰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나와 달리,
신디는 잘만 잤다(쳇.. 부럽다, 너..)
그리고 그 끝에서야 다다른 우리의 뉴욕.
이게 말로만 듣던 JFK 공항인가!!! 라면서 할리우드에서나 볼법한 최첨단을 목격하는구나!! 싶어서 신나게 걸었다. 그러나, 방심하면 안 된다. 조금의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돼. 하필이면? 우리가 뉴욕을 간다고 할 즈음, 입국 심사가 빡세다고 들었기에 그게 무서웠던 것이다. 들리는 말로는, 입국 심사 때 잘못하다가 입국을 못할 수도 있다고 들었기에.. 나로선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나, 빠꾸 당하는 거 아니지?? 제발?? 나 도와줘야 해??”
“걱정 마~~~~ 별거 아니야~”
“너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난 아니야!! I Love USA~~ 나 맥도날드 좋아해요~”
그러나, 막상 입국 심사받았을 때는 너~무나 무난하게 통과시켜 주셔서 당황했었다. 당시 우릴 심사해 주셨던 직원분이 동료들하고 얘기 나누고 있었는데, 우연히 인종 차별 관련 이야기 가 나왔다는 거밖에 특이사항이 없었달까?
이후, 짐을 찾은 우리는 서둘러 우리가 예약했던 한인택시를 찾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신디의 진두지휘하에 진행되었고. 나는 헛소리 금지. 개인행동 금지. 장난 금지라는 나름은 결의에 찬 태도로 신디를 열심히 보조하였다.
뉴욕한인택시는 신디가 여행 전 미리 예약을 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알고 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녀의 말로는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이후 검색해 보니 이걸 참고해서 예약한 게 아니었을까..
https://cafe.naver.com/moomge/177674
아무래도 뉴욕이 낯선 나로선 한인택시가 말도 통하고 하다 보니 편했다.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을 거 같기도 했고. 그러나 이런 내 예상과 다르게 상황은 진행되었으니. 나의 예상에 신디의 기대감이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뉴욕 가기 전만 하더라도, 자기는 뉴욕에 예전에 갔었으니 결코 들뜨지 않는다고 말하셨던 신디였지만.. 막상 오니..
뉴욕에 도착하면서부터 들떠했던 신디 템포가 올라와 업된 상태에서 택시 기사 아저씨와 신나게 대화 나누고 있었고. 그 둘 간의 오디오가 중간중간 빈틈이 없었다.
“뉴욕 가면, 종로 상회 꼭 가보라고 하더라고요~”
“아, 거기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더라고요~”
“네~ 거기, 싸고 양 많고~~”
JFK 공항에서 우리의 숙소인 코트야드 뉴욕 맨해튼/미드타운 이스트까지 거리가 거의 30km? 정도로 상당히 먼 거리였으나, 그 거리를 30분 거리로 체감시킬 만큼 그들의 대화는 논스톱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저기요?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아니?
그저 나는 창밖 풍경을 보면서 조용히 곧 마주할 뉴욕을 기대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대체 어떤 코스로 가시는지 알 수 없었지만, 차창 너머 풍경 사진 찍은 것들을 토대로 AI와 분석해 본 결과, 아래 코스대로 기사님께서 가셨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JFK 공항 출발 -> Van Wyck Expy (고속도로) -> 노던 대로(Northern Blvd) 진입 및 직진 -> 퀸즈 플라자 통과 -> 퀸즈버러 브리지 횡단 -> 맨해튼 진입 -> 숙소 도착.
처음엔 여느 때와 다를 바가 없는, 멀리서 보면 외국에 있는지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특징적인 게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었다. 그러나 퀸즈버러 브리지를 횡단한 그즈음부터, 큼직큼직한 건물들과 밀집한 도시숲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다리 하나를 건너니 수많은 고층 건물들이 펼쳐지면서 마치 영화 스파이더맨 촬영지 느낌이 나는 도시들이 내 눈앞에 보이는 게 아닌가..
그중에 특히 왠지 시트콤 프렌즈에서 그 아파트처럼 보였던 건물(알고 보니, 이 건물은 Stonehenge 61로써, 영화 스파이더맨과 레옹의 촬영지였다고 한다..)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할리우드 세계가 바로 차창 너머에 보였으니.
이에 나는 너무 설레서 사진을 순간마다 찍어야 했다.
"자기야.. 나 거미줄 쏘면서 날고 싶어."
"응. 그 마음 넣어둬.."
“아니야.. 나 지금 손에서 거미줄 나올 거 같아..”
그러나 그 설렘은 숙소 도착과 함께 와장창 깨지기 시작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