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잘 쓰는 사람들이 하는 12가지

제목부터 보내기 전 점검까지, 바로 꺼내 쓰는 메일 문장 모음

by김도경 dkkim

보내기 버튼을 누르고 3초 뒤였습니다.


'아, 첨부 파일.'


급하게 다시 메일을 썼어요.

"앞선 메일에 첨부가 빠져 다시 보내 드립니다."


그날 상대 메일함에는 제 메일이 두 통 쌓였습니다.

한 통이면 끝났을 일인데요.


다들 한 번쯤 있으시죠.

받는 사람을 잘못 넣었거나, 날짜를 틀렸거나, 세 번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답장을 받았거나.


메일은 매일 쓰는데, 제대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메일 잘 쓰는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것들을 한 번에 모았습니다.

끝까지 읽으시면 내일 메일에 바로 붙여 쓸 수 있는 문장들이 남습니다.


저는 메일로 처음 인사하는 일이 많습니다


저는 병원에 영업을 다니는 온라인 게임인입니다.


영업은 처음 보는 분께 메일로 먼저 인사드리는 일이 많아요.

그분은 저를 모릅니다.

제 메일을 끝까지 읽어야 할 이유도 없고요.


그러다 보니 메일 한 통을 쓸 때마다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분이 이 메일을 열고 몇 초 만에 닫을까.'


처음엔 길게 썼습니다.

정성을 보이고 싶어서요.

그런데 답장은 대부분 짧은 메일에서 왔습니다.


그 차이가 궁금해서 메일을 다룬 바카라을 찾아 읽었습니다.

다이애나 부허의 "이메일을 더 신속하게, 더 적게, 더 잘 쓰는 법"입니다.

포춘 500대 기업에서 오래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해 온 사람이 쓴 바카라이에요.


교보문고에서 바카라 보기


오늘 정리한 12가지는 이 바카라에서 배운 것과, 제가 메일을 쓰고 받으면서 겪은 것을 합친 겁니다.


1. 제목만 봐도 할 일이 보이게 쓴다


메일함을 열면 제목부터 봅니다.

"안녕하세요", "문의드립니다", "자료 전달"

이런 제목은 열어 보기 전까지 무슨 일인지 모릅니다.


잘 쓰는 분들의 제목에는 두 가지가 들어 있었어요.

무엇을 해 달라는지, 그리고 언제까지인지.


제목만 보고도 '아, 이건 금요일까지 답해야 하는구나' 하고 알 수 있게요.

그러면 상대는 메일을 열기 전에 이미 머릿속 할 일 목록에 넣어 둡니다.


바로 쓸 문장

- "[회신 요청] 다음 주 미팅 일정 — 목요일까지 가능한 시간 부탁드려요"

- "[확인 부탁] 수정한 제안서 2쪽 — 오늘 중 보시면 됩니다"

- "[공유] 어제 회의 정리 — 답장은 안 하셔도 됩니다"


마지막 문장처럼 "답장은 안 하셔도 됩니다"를 붙이면 상대가 정말 편해합니다.

읽기만 하면 되는 메일이라는 걸 제목에서 알려 주는 거니까요.


2. 첫 줄에 하고 싶은 말을 쓴다


바카라에서 소개하는 메일 공식이 하나 있습니다.

MADE라는 네 글자예요.


Message, 하고 싶은 말 한 줄.

Action, 상대나 내가 해야 할 일.

Details, 필요한 세부 내용.

Evidence, 근거나 참고 자료.


이 순서가 핵심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맨 위에 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메일은 반대예요.

인사하고, 배경 설명하고, 지난번 이야기 꺼내고, 마지막 문단에서야 "그래서 ~해 주실 수 있을까요?"가 나옵니다.


받는 사람은 그 마지막 줄을 찾으려고 메일을 끝까지 내려야 해요.

바쁘면 중간에 닫아 버리고요.


바로 쓸 문장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일정은 다음 주 화요일로 옮기는 게 좋겠습니다."

- "오늘 메일은 한 가지만 여쭙고 싶어서 드립니다."


3. 상대가 할 일은 따로 한 줄로 뺀다


MADE의 두 번째 글자, Action입니다.


메일을 읽고 나서 상대가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지?" 하고 다시 위로 올라가 읽는 경우가 많아요.

할 일이 문단 속에 섞여 있으면 그렇습니다.


할 일은 문단 밖으로 꺼내서 한 줄로 따로 씁니다.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바로 쓸 문장

- "부탁드릴 일: 첨부한 일정표에서 가능한 시간에 표시해 목요일까지 회신 부탁드려요."

- "제가 할 일: 금요일 오전까지 수정본 다시 보내 드리겠습니다."


내가 할 일도 같이 적어 두면 좋습니다.

상대는 '이 사람이 다음에 뭘 할지' 알고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4. 세부 내용은 번호를 붙여 짧게 쓴다


하고 싶은 말과 할 일을 앞에 두면, 세부 내용은 그 아래로 내려갑니다.


여기서도 문단으로 길게 쓰기보다 번호를 붙여 나누는 편이 훨씬 잘 읽힙니다.

1. 일정

2. 장소

3. 준비할 것


이렇게 나눠 두면 상대가 답장할 때도 편해요.

"2번 장소는 저희 회의실로 해도 될까요?"

번호로 짚어서 답할 수 있으니까요.


바로 쓸 문장

- "확인 부탁드릴 것은 세 가지입니다. 1. 날짜 2. 참석자 3. 준비 자료"


5. 근거는 아래나 첨부로 보낸다


MADE의 마지막 글자, Evidence입니다.


배경 설명이나 지난번 주고받은 내용, 표와 자료.

이런 건 꼭 필요하지만 맨 앞에 올 필요는 없어요.


본문 맨 아래 "참고"로 두거나 첨부로 붙입니다.

궁금한 사람만 내려가서 보면 됩니다.


저는 예전에 근거를 앞에 길게 썼어요.

설득하려면 이유부터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읽는 분 입장에서는,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모르는 채로 이유부터 듣는 셈이었습니다.


바로 쓸 문장

- "자세한 배경은 아래 '참고'에 적어 두었습니다. 필요하실 때 보시면 됩니다."


6. 받는 사람과 참조를 나눠 넣는다


받는 사람 칸에 다섯 명, 참조 칸에 다섯 명.

이런 메일을 받으면 누가 답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결국 아무도 답하지 않아요.


바카라에서는 메일을 쓰기 전에 받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라고 합니다.

제가 쓰는 기준은 단순합니다.


받는 사람 칸에는 할 일이 있는 사람.

참조 칸에는 알고만 있으면 되는 사람.


그리고 본문 첫머리에 이름을 불러 줍니다.

"○○님, 일정 확인 부탁드려요. ○○님은 참고만 해 주세요."


바로 쓸 문장

- "○○님께 회신 부탁드리고, 나머지 분들은 참고로 함께 넣었습니다."


7. 한 메일에는 한 가지 일만 담는다


일정 이야기, 견적 이야기, 다음 달 행사 이야기를 한 메일에 다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는 첫 번째 이야기에만 답합니다.

나머지 두 개는 묻혀요.

나중에 찾으려 해도 제목이 "일정 문의"라서 검색도 안 됩니다.


일이 세 개면 메일도 세 통이 낫습니다.

메일이 늘어나는 것 같지만, 오가는 답장은 오히려 줄어들어요.


바로 쓸 문장

- "다른 건은 따로 메일 드리겠습니다. 이번 메일은 일정만 여쭤요."


8. 첨부 파일 이름만 봐도 내용이 보이게 한다


"최종.pdf", "최종_수정.pdf", "진짜최종.pdf"


다들 웃으실 텐데, 실제로 이런 파일이 정말 많이 오갑니다.

바카라에도 첨부 파일과 폴더 이름 정리만 다룬 장이 따로 있을 정도예요.


파일 이름에는 날짜, 내용, 버전을 넣습니다.

"1002_미팅 일정표_v2.pdf"

이렇게 해 두면 받은 사람이 한 달 뒤에 찾을 때도 바로 찾습니다.


그리고 본문에 "첨부 2개 넣었습니다"라고 개수를 적어 두세요.

저처럼 첨부를 빠뜨렸을 때, 쓰면서 한 번 더 알아차리게 됩니다.


바로 쓸 문장

- "첨부 파일 2개 함께 보내 드립니다. 1. 일정표 2. 참석자 명단"


9. 바로 답하기 어려우면 언제 답할지부터 보낸다


메일을 받았는데 바로 답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확인할 게 있거나, 다른 분께 여쭤봐야 할 때요.


이때 그냥 두면 상대는 메일이 잘 갔는지부터 궁금해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혹시 메일 보셨을까요?"가 옵니다.


잘하는 분들은 먼저 한 줄을 보냈습니다.

"받았습니다. 확인해서 내일 오후까지 답드릴게요."


이 한 줄이면 상대는 기다리는 동안 불안하지 않아요.

그리고 내일 오후까지 정말 답하면, 그다음부터는 이 사람이 하는 말을 믿게 됩니다.


바로 쓸 문장

- "메일 잘 받았습니다. 내부 확인 후 목요일 오전까지 회신드리겠습니다."

- "지금 바로 답을 드리긴 어려워서, 금요일까지 정리해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10. 끝인사에 다음 단계를 남긴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예의 바른 끝인사지만, 메일이 여기서 끝나면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끝인사 바로 앞에 다음 단계를 한 줄 넣어 주세요.

"회신 주시면 바로 일정 잡아 두겠습니다."

"금요일에 제가 먼저 다시 연락드릴게요."


영업을 하면서 이 한 줄의 힘을 많이 느꼈습니다.

다음 단계가 적힌 메일은 대화가 이어졌고, 없는 메일은 거기서 멈추는 경우가 많았어요.


바로 쓸 문장

- "편하신 시간 알려 주시면, 그 시간에 맞춰 준비해 두겠습니다."


11. 보내기 전에 30초만 다시 본다


바카라에도 보내기 전에 다시 읽고 고치는 것만 다룬 장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고가 많이 나는 자리라는 뜻이겠죠.


저는 보내기 전에 네 가지만 봅니다.

받는 사람이 맞는지.

첨부가 들어갔는지.

날짜와 요일이 맞는지.

상대 이름을 틀리지 않았는지.


특히 날짜와 요일은 꼭 달력을 보고 씁니다.

"10월 2일 목요일"이라고 썼는데 실제로는 금요일이면, 상대는 어느 쪽이 맞는지 다시 물어봐야 해요.


30초면 충분합니다.

그 30초가 "앞선 메일에 오류가 있어 다시 보내 드립니다"를 막아 줍니다.


12. 감정이 실린 메일은 바로 보내지 않는다


억울한 일이 있을 때 쓰는 메일은 이상하게 술술 써집니다.

그리고 그런 메일은 보내고 나서 꼭 후회해요.


메일은 남습니다.

전달되고, 저장되고, 나중에 다시 읽힙니다.

바카라에서도 메일이 직업적인 평판과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한 장을 들여 다뤄요.


화가 난 상태에서 쓴 메일은 임시 저장만 해 두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읽어 보세요.

대부분은 고치게 됩니다.

그리고 정말 복잡하거나 감정이 섞인 이야기라면, 메일보다 전화나 만남이 나을 때가 많습니다.


바로 쓸 문장

- "글로 길게 쓰는 것보다 직접 말씀드리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10분만 통화 가능하실까요?"


처음엔 저도 잘 안 됐습니다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 제 메일은 A4 한 장이 넘었습니다.


인사, 소개, 배경, 장점, 또 장점.

쓰다 보면 하고 싶은 말이 계속 생겼어요.

다 넣어야 성의 있어 보인다고 생각했습니다.


답장은 거의 없었습니다.


바뀐 건 받는 사람 자리에 앉아 보면서부터였어요.

하루에 수십 통 메일을 받는 분이 제 메일을 열었을 때, 첫 화면에 무엇이 보일까.

그 화면 안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첫 화면 안에 세 가지만 넣으려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무엇을 부탁하는지, 언제까지인지.


지금도 첨부를 빠뜨리는 날이 가끔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보내기 전에 30초를 꼭 씁니다.

그 습관 하나로 다시 보내는 메일이 확실히 줄었어요.


한눈에 보기


1. 제목에 할 일과 기한 — "[회신 요청] 미팅 일정 — 목요일까지"

2. 첫 줄에 하고 싶은 말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 할 일은 따로 한 줄 — "부탁드릴 일:"

4. 세부는 번호로 — "1. 날짜 2. 참석자 3. 준비 자료"

5. 근거는 아래나 첨부 — "자세한 배경은 아래 '참고'에"

6. 받는 사람과 참조 나누기 — "○○님께 회신 부탁드리고"

7. 한 메일에 한 가지 — "이번 메일은 일정만 여쭤요"

8. 첨부 이름에 날짜·내용·버전 — "1002_미팅 일정표_v2"

9. 언제 답할지부터 — "목요일 오전까지 회신드리겠습니다"

10. 끝에 다음 단계 — "금요일에 제가 먼저 연락드릴게요"

11. 보내기 전 30초 — 받는 사람, 첨부, 날짜와 요일, 이름

12. 감정 실린 메일은 하루 묵히기 — "10분만 통화 가능하실까요?"


어디서부터 해 볼까요


메일을 보내도 답장이 잘 안 오는 분은 1번과 2번부터 해 보세요.

제목과 첫 줄만 바꿔도 답장 속도가 달라집니다.


같은 메일을 두 번 보내는 일이 잦은 분은 11번이 가장 먼저 효과가 있을 거예요.


여러 사람과 메일로 일하는 분은 6번과 7번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누가 답해야 하는지만 분명해져도 메일이 절반은 줄어요.


지금까지 찾은 공통점


오늘 아침 글에서 바바라 민토의 "논리의 기술"을 읽으면서 "결론을 먼저 쓴다"는 걸 배웠습니다.

이번에 메일 바카라을 읽으면서 같은 이야기를 또 만났어요.

MADE도 하고 싶은 말을 맨 위에 둡니다.


보고서와 메일은 꽤 다른 일처럼 보이는데, 잘하는 사람들의 첫 줄은 닮아 있었습니다.

읽는 사람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부터.


다음 글에서도 이 공통점이 이어지는지 계속 찾아보겠습니다.


메일 쓸 때 가장 오래 고민하는 부분은 어디세요?

제목, 첫 줄, 끝인사 중에 하나만 골라 댓글로 알려 주시면, 그 부분만 따로 더 깊게 풀어 보겠습니다.


참고한 바카라: 다이애나 부허, "이메일을 더 신속하게, 더 적게, 더 잘 쓰는 법"(김문주 옮김, 위너스북, 2020)


이 글은 온라인카지노북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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