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을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5가지

오늘 바로 꺼내 쓰는 거절 문장 15개

by김도경 dkkim

"저는 거절하기가 가장 어렵더라고요."


며칠 전 제 글에 달린 댓글입니다.


읽자마자 고개를 끄덕였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동료가 급하다며 부탁한 일.

퇴근 30분 전에 내려온 일.

이미 꽉 찬 주에 하나 더 들어온 회의.


속으로는 '이건 어려운데' 하면서도,

입에서는 "네, 해 볼게요"가 먼저 나옵니다.


그러고는 그날 밤, 남의 일을 붙잡고 앉아 있게 되죠.


이 글은 그 "네"가 먼저 튀어나오는 분들을 위해 씁니다.

끝까지 읽으시면 내일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거절 문장 15개가 남습니다.


우리가 "네"부터 하는 이유


거절이 어려운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움받을까 봐서입니다.

한 번 거절하면 그 사람이 나를 다르게 볼 것 같거든요.

특히 매일 얼굴 보는 동료라면 더 그렇습니다.


두 번째는 다음이 걱정돼서입니다.

오늘 내가 거절하면, 나중에 내가 부탁할 때 저 사람도 거절하지 않을까.

그래서 일종의 보험처럼 "네"를 해 둡니다.


세 번째는 일을 못 하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서입니다.

"이 정도도 못 해?"라는 말을 들을 것 같은 기분.

실제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네"를 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이미 압니다.

원래 하던 일이 밀립니다.

밀린 일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또 미안해집니다.

그러다 아무에게도 좋은 사람이 못 되는 날이 와요.


저는 거절을 듣는 쪽에 오래 있었습니다


저는 병원에 영업을 다니는 온라인 게임인입니다.


영업을 하면 거절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번엔 어렵겠어요"를 들어요.


그렇게 듣다 보니 알게 된 게 하나 있습니다.


같은 거절인데도,

어떤 건 듣고 나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어떤 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았고요.


내용은 비슷했어요.

다른 건 거절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거절을 듣는 쪽에서 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분 참 잘 거절하신다" 싶었던 분들에게는 공통점이 다섯 가지 있었어요.


1. 빨리 말하기, 상대의 일주일을 아껴 준다


가장 힘들었던 거절은 "검토해 볼게요"였습니다.


이 말은 정말 많은 뜻을 담고 있어요.

진짜로 검토 중일 수도 있고, 정중한 거절일 수도 있습니다.

듣는 쪽은 그걸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기다립니다.

일주일, 이주일이 지나도 답이 없으면 그때 알게 되죠.

'아, 안 되는 거였구나.'


그동안 저는 다른 계획을 못 세운 채 기다리고 있었고요.


반대로 고마웠던 분들은 어렵다는 걸 바로 말해 주셨습니다.

아쉽긴 해도 그날 바로 다음 일로 넘어갈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저를 배려해 주신 거였습니다.


회사에서도 똑같습니다.


부탁을 받고 바로 거절하기가 미안해서 "일단 볼게요" 하고 넘기면,

상대는 그 일이 진행되는 줄 압니다.

사흘 뒤에 "사실 못 할 것 같아요"라고 하면, 그 사흘은 상대가 잃은 시간이에요.


빨리 말하면 상대는 다른 방법을 찾을 시간을 얻습니다.

미안한 마음은 그걸로 충분히 전해져요.


바로 쓸 문장

- "이번 건은 어려울 것 같아요. 늦게 말씀드리면 더 곤란하실 것 같아서 먼저 말씀드려요."

- "지금 바로 답을 드리긴 어렵고, 오늘 오후 4시까지 된다, 안 된다 말씀드릴게요."

- "확인해 보니 이번 주 안에는 힘들어요. 다른 분께 부탁하시는 게 빠를 것 같아요."


2. 이유는 한 줄, 길어지면 핑계가 된다


거절이 미안하면 설명이 길어집니다.

저도 그래요.


"제가 요즘 이것도 하고 있고, 저것도 마감이 있고, 사실 지난주에도…"


그런데 이유가 길어질수록 이상한 일이 생깁니다.

듣는 사람에게는 핑계처럼 들리기 시작해요.


또 하나, 이유를 하나하나 늘어놓으면 상대는 그걸 협상 거리로 듣습니다.

'그럼 저 마감만 해결되면 해 줄 수 있겠네?' 하고요.

그러면 거절하려다 다시 붙잡히게 됩니다.


잘 거절하는 분들은 이유를 한 줄로 말했습니다.

"이번 달은 이미 정해 둔 일이 있어서요."

딱 거기까지였어요.


더 궁금하면 상대가 물어봅니다.

그때 답하면 충분했습니다.


상사에게 거절할 때는 이유 대신 우선순위를 여쭤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 A를 하고 있는데, 이 일을 먼저 할까요? 그러면 A는 목요일로 밀립니다."

이렇게 말하면 거절이라기보다 선택을 부탁드리는 게 됩니다.

상사도 그제야 내 일이 얼마나 차 있는지 알게 되고요.


바로 쓸 문장

- "이번 주는 맡은 마감이 있어서 어렵습니다."

- "지금 하는 일을 끝내야 해서, 이번엔 함께하기 어려워요."

- "이번 달은 이미 약속한 일이 많아서 힘들 것 같아요."


3. 고마움 먼저, 사람은 붙잡고 일만 내려놓는다


거절을 듣는 순간에는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일이 거절당한 건데, 꼭 내가 거절당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어떤 분들은 거절 앞에 꼭 한마디를 먼저 붙이셨습니다.


"제안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저를 먼저 생각해 주셨다니 고마워요."


이 한마디가 있으면 같은 "어렵습니다"도 다르게 들렸어요.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이번 일이 지금 안 맞는 거구나.'


회사에서 부탁하는 사람도 같은 마음입니다.

여러 사람 중에 굳이 나를 골라서 부탁한 거예요.

그 마음을 먼저 받아 주면, 일은 내려놓아도 관계는 그대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옆자리 동료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 볼게요.

"이번 발표 자료, 숫자만 좀 채워 줄 수 있어요? 급해서요."


이때 "아, 저도 바빠서요"라고만 하면, 상대는 거절보다 바쁘다는 핑계를 먼저 듣습니다.


"급할 때 저를 떠올려 줘서 고마워요. 그런데 오늘은 제 마감이 있어서 숫자까지 볼 여유가 없어요. 내일 오전에 한 번 훑어보는 건 할 수 있어요."


같은 거절인데, 듣는 사람의 표정은 꽤 다를 겁니다.


반대 의견을 말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 마음 이해해요" 한마디가 앞에 있으면, 뒤에 오는 "그런데"가 훨씬 부드럽게 들립니다.


바로 쓸 문장

- "저를 먼저 생각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이번 일은 제가 맡기 어려울 것 같아요."

- "좋은 기회 주셔서 고마워요. 다만 지금은 제가 제대로 해낼 여유가 없어요."

- "급하신 마음 충분히 알아요. 그래도 이번엔 제가 하기 어렵겠습니다."


4. 대신할 것 하나, '거절'이 '방법'으로 기억된다


전부 거절하는 것과 일부만 거절하는 건 다릅니다.


"이번 주는 어렵고, 다음 주 화요일이면 볼 수 있어요."

"전체는 어렵고, 첫 장만 같이 봐 드릴게요."


이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은 '거절당했다'보다 '방법을 같이 찾았다'로 기억합니다.


영업하면서도 이런 분들이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이번엔 어렵지만, 이 부분은 다음 분기에 다시 얘기해 봐요."

이런 말을 들은 날은 돌아오는 길이 덜 무거웠습니다.


대신할 게 정말 없을 때도 방법은 있습니다.

도와줄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알려 주는 거예요.

"그건 ○○님이 잘 아세요. 제가 먼저 말씀드려 둘게요."


다만 한 가지는 조심해야 합니다.

대신할 걸 붙이다 보면, 어느새 원래 일을 다 떠안는 경우가 있어요.

"첫 장만"이라고 했으면 첫 장까지만 하는 겁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만큼만 붙이세요.


바로 쓸 문장

- "이번 주 안에는 어렵고, 다음 주 화요일 오전이면 30분 같이 볼 수 있어요."

- "전체는 어렵고, 방향 잡는 첫 장만 같이 봐 드릴게요."

- "그 일은 ○○님이 더 잘 아세요. 제가 먼저 연결해 드릴게요."


5. 마침표 대신 말줄임표, 다음 기회가 남는다


거절 뒤에 마침표를 찍는 사람이 있고, 말줄임표를 남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렵습니다."

여기서 끝나는 분이 있어요.


"이번엔 어렵지만, 다음에 이런 일이 생기면 먼저 말씀드릴게요…"

이렇게 문을 조금 열어 두는 분도 있습니다.


영업을 하면 이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말줄임표를 남겨 주신 분들과는 몇 달 뒤에 다시 이야기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회사는 더 그렇습니다.

오늘 거절한 동료와 내일도 같은 회의실에 앉아야 하니까요.

오늘 문을 닫으면, 다음에 내가 부탁할 때 그 문이 잘 안 열립니다.


바로 쓸 문장

- "이번엔 함께 못 해서 아쉬워요. 다음에 비슷한 일 있으면 꼭 다시 말씀해 주세요."

- "지금은 어렵지만, 다음 달에 여유가 생기면 제가 먼저 연락드릴게요."

- "이번엔 거절하지만, 이 일이 어떻게 됐는지는 꼭 알려 주세요. 궁금해요."


거절하기 전에 10초만 점검하기


다섯 가지를 다 기억하기 어려우면, 부탁을 받은 순간 이 세 가지만 스스로 물어보세요.


하나. 이 일을 받으면 원래 내 일 중에 무엇이 밀리나?

밀리는 일이 바로 떠오르면, 그게 거절의 이유 한 줄이 됩니다.


둘. 꼭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나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게 더 큰 도움일 수 있습니다.


셋. 지금 바로 답할 수 있나?

바로 답하기 어렵다면 "언제까지 답하겠다"는 시간만이라도 먼저 정해 줍니다.


이 세 질문에 답하는 데 10초면 충분합니다.

그 10초가 그날 밤 남의 일을 붙잡고 있는 세 시간을 막아 줍니다.


처음엔 저도 잘 안 됐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부터 거절을 담담하게 들었던 건 아닙니다.


영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거절을 들을 때마다 마침표를 찍었어요.

'이번에도 실패구나.'

'이 분과는 인연이 없구나.'


그렇게 혼자 문장을 닫아 버리니, 다시 연락할 생각도 못 했습니다.


바뀐 건 거절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대부분의 거절은 제가 틀려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쪽의 타이밍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걸 알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거절은 빨랐고, 어떤 거절은 짧았고, 어떤 거절은 문을 열어 두고 있었다는 것.

오늘 적은 다섯 가지는 다 그렇게 들으면서 모은 거예요.


지금도 거절을 들으면 아쉽습니다.

다만 요즘은 거절 뒤에 한 번 더 여쭤봅니다.

"혹시 어떤 점이 지금 안 맞으셨을까요?"

그 답 안에 다음에 할 일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눈에 보기


1. 빨리 말하기 — "늦게 말씀드리면 더 곤란하실 것 같아서 먼저 말씀드려요."

2. 이유는 한 줄 — "이번 주는 맡은 마감이 있어서 어렵습니다."

3. 고마움 먼저 — "저를 먼저 생각해 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이번 일은 어려울 것 같아요."

4. 대신할 것 하나 — "다음 주 화요일 오전이면 30분 같이 볼 수 있어요."

5. 말줄임표 남기기 — "다음에 비슷한 일 있으면 꼭 다시 말씀해 주세요."


어디서부터 해 볼까요


거절이 늘 늦어서 일이 쌓이는 분은 1번부터 해 보세요.

거절하고 나서 마음이 오래 무거운 분은 3번이 가장 먼저 효과가 있을 거예요.

상사의 부탁이라 아예 거절이 안 되는 분은 4번부터 시작하시면 됩니다. 일부만 받는 것도 훌륭한 거절이니까요.


저는 요즘 거절해야 할 때, 듣는 사람 자리에 한 번 앉아 봅니다.

이 말을 들으면 이분은 오늘 오후를 어떻게 보낼까.

그 생각을 한 번만 해도 문장이 달라지더라고요.


상사, 동료, 고객.

이 중에 누구에게 하는 거절이 제일 어려우세요?

댓글로 알려 주시면, 다음 글에서 그 상황만 따로 풀어 보겠습니다.


이 글은 온라인카지노북 "진짜 일을 잘한다는 것"과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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