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우선 순위가 있다.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마음과 신경을 쓰고, 되도록 먼저 하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나중에 해도 될 일이 있고, 지금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지만 그 안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한다.
우선 순위는 삶의 목적에 따라 결정되기도 한다. 물질이 우선시 되는 삶, 성공이 목적인 삶, 행복한 삶, 꿈을 이루며 사는 삶, 자신이나 타인과의 관계 등 누구나 다르다. 샤르트르란 철학자는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한다. 의도와 목적이 뚜렷하지 않아도 인간이 존재하면서 자신이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즉 존재의 주체는 자신이다. 선택의 결과가 모여 자신의 삶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선택하면서 삶의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주기도 하고, 불완전한 선택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바카라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달려있다.
인생은 잘 놀다가는 것이라고 말한 장자의 사상도 있다. 송나라에서 태어난 장자는 춘추전국시대란 혼란기에 살면서 장자의 명성을 들은 초나라 왕이 장자를 재상으로 삼으려고 많은 재물을 보내 데려오려 할 때도 자신을 자유롭게 살게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장자가 원한 건 자신이 원하는 목적대로 자유를 누리며 사는 삶을 우선순위로 두었다.
유한한 인생에서 자유를 누리며 즐겁게 산다는 것은 방탕하게 살라는 말이 아닌 온전한 자유를 누리라는 말이다.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말고, 상황과 환경에 옭아매지 않고 오롯이 자유롭게 살라는 것이다. 욕망과 물욕에 집착하지 않고, 주변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을 주인으로 만들어 살라고 말한다. 온전한 자신으로 살려면 신념을 가져야 한다. 옳고 그름을 지키고, 다른 사람 말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것이다. 혼자여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충분히 자신의 여정을 만들어가는 삶이다.
내가 우선 순위로 여기는 것은 믿음, 가족, 일이다. 이 세가지를 균형있게 살려고 애쓴다. 주일에 예배를 드리고, 성가대란 직분을 잘 감당하기 위해 주일에 연습을 하고, 금요일 오전은 기도 모임과 성경 공부 시간에 할애하며 식사나 차모임 등 교제도 나눈다.
가족은 신앙 다음으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존재이다. 남편과의 삶, 독립한 두 아들 내외 부부의 가정, 다섯 남매와의 우애, 홀로 되신 두 어머님 등이 내 삶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언제든 가장 먼저 달려가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다.
25년 가까이 하고 있는 일은 내게 소중하다. 내 자존감을 높여 주었고, 보람과 가치를 느끼게 해준 일이다.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그것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런 이유로 참 감사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밖에도 친구들과 지인들과의 만남, 여행, 취미 생활 등 중요한 일이 많지만 우선순위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로 여기느냐에 따라 내 생각, 행동, 마음이 달라진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진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