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語尾)

시집 : 시인(詩忍) 2번째 7화

by주연




어미
(語尾)

version2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무언가가 태어났다

나는 그것을
낳았다고 말해야 할까
버렸다고 말해야 할까

느린 심장 하나가
문장 아래에서 뛰기 시작했다

가까이에서 들리는 숨

헐떡거린다.

'써야 한다

그만해

써야 한다

그만해'

문장은 자꾸
나보다 먼저 태어나려고 한다

체온이 필요하다

온기를 찾는다

아직 이름도 없는 것이
내 손가락 사이를 기어 다닌다

나는 자꾸
지우고

다시 낳고

또 지운다

살아 있는 것들은
왜 이렇게
끝을 싫어하는가

문장의 끝에는
마침표가 있는데

태어난 것에게는
마침표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끝내지 못한 문장처럼
밤을 끌어안고

어미의 가슴으로 기어간다

젖을 찾는 것인지
문장을 찾는 것인지

나도 모른다

다만
느린 심장 가까이
내 숨을 붙여놓으면

잠깐

살아 있는 것 같다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무언가가 태어났고

무언가가 태어날 때마다
나는 조금씩 사라졌다

아마 글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서 떨어져 나온 것을
끝까지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어미는
문장의 끝에 있고

문장은
어미에게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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