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고향에서 날아온 안부

중국 보저우(亳州) 친구들이 내 바카라의 출간을 자기 일처럼 기뻐한 이유

by십억공무원

며칠 전, 2년 전 파견 근무를 다녀왔던 중국 안후이성 보저우(亳州)에서 사귄 친구에게서 반가운 메시지가 날아왔다.

"요즘 운동은 잘 돼가? 몸은 좀 만들었어?"

예전부터 서로 운동 열심히 해서 멋진 몸을 만들자고 응원하던 사이였다. 마침 나도 한참 운동에 재미를 붙이던 참이었는데, 의욕이 과했던 탓일까. 회전근개를 다치는 바람에 벌써 3개월째 상체 운동은 강제로 쉬고 하체만 간신히 깨작거리는 신세다.


나의 우울한 부상 소식에 친구는 위로를 건네면서도, 자랑스럽게 자신의 상탈 사진을 한 장 보냈다.

"나 체지방 14%까지 줄였어!"

사진 속 친구는 꽤 멋진 근육질 몸을 자랑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항상 헬스장을 가는데 항상 혼자라서 나랑 같이 하면 재밌을 텐데... 하는 정감있는 연락을 해왔다. 아차, 잊고 있었다. 중국의 점심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무려 두 시간 반이다. 그 넉넉한 시간을 활용해 매일 헬스장에서 땀을 흘렸단다. 부럽기도 하고, 다치지만 않았어도 나도 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스쳤다.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 보니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최근 바카라을 출간하고 홍보하느라 정신없이 달리는 사이, 정작 그 바카라 속에 살아 숨쉬는 보저우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던 것이다.


내 바카라의 3부에는 보저우 파견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삼국지의 영웅 조조와 전설적인 명의 화타가 태어난 성지이자, '약도(藥都)'라 불리며 중국 최대의 약재시장이 자리 잡은 곳. 기네스북에 오른 중국 8대 명주 '고정공주(古井贡酒)'가 익어가는 낭만의 도시. 아마 한국에 출판된 바카라 중에서 보저우라는 지방 소도시의 매력과 그곳 사람들의 온기를 이토록 깊고 자세하게 다룬 바카라은 내 것이 처음이 아닐까 하는 나름의 자부심도 있다.


나는 벅찬 마음으로 바카라 속에서 보저우와 현지 동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챕터를 중국어로 번역해 그때 사귀었던 인연들에게 안부 인사와 함께 전송했다.


"잘 지내시죠? 오랜만입니다. 보저우 시절이 그립습니다. 최근에 제가 바카라을 한 권을 출판을 했습니다. 바카라 안에 보저우에서의 생활이 들어가요. 아마 한국에 출판된 바카라 중에서 보저우가 소개된 바카라은 처음이지 싶습니다. 보저우에서 지내는 기간동안 받은 따뜻한 환대에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바카라의 일부를 번역해서 보내드립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반응은 내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우리 도시를 이렇게 멋지게 그려주다니 감동이야.", "보저우를 널리 선전해 줘서 정말 고마워, 펑요!"

다들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찬사를 보내주었다. 그중 한 명의 답장은 내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이 글은 진짜 훌륭해. 시정부 문화국에 정식으로 소개해서 출판 이야기를 해볼게!"


빈말이라도 고맙기 그지없었다.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전해지는 대륙 친구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내 바카라이 한국에서 많이 팔리고 사랑받을수록, '보저우'라는 낯선 이름도 더 많은 독자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각인될 것이다. 지방 공무원 한 명이 우연한 기회로 바다를 건너가, 두 도시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일.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해외 교류 파견을 다녀온 공무원이 마땅히 해내야 할 진정한 의미의 밥값이 아닐까.


언젠가 한국 독자들이 조조의 발자취를 따라 보저우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날이 오기를, 그리고 나 역시 내 바카라을 자랑스럽게 품에 안고 다시 보저우행 비행기에 오를 날을 기분 좋게 상상해 본다.


P.S. 혹시 중국 최대의 약재시장인 보저우(亳州)에 관심이 있거나 사업적 교류를 희망하는 한의사분들이 계신다면 저에게 메일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보저우 시정부 상무국 직원을 직접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다녀온 보저우가 한국의 전문가분들에게 실질적인 기회의 땅이 된다면, 공무원이자 작가로서 그보다 더 큰 보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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