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바라볼수록 더 많이 보이는 것들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한 사람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괜히 눈길이 머문다.
그러다 무심코 한마디를 건넨다.
"너 진짜 이뻐."
처음에는 그 말이 단순한 칭찬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예쁘다는 말의 의미가 조금씩 달라졌다.
웃는 얼굴뿐 아니라 무언가에 골똘히 빠진 표정도,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할 때의 목소리도, 피곤한 하루 끝에 보여 주는 무방비한 모습도 좋아졌다.
사람을 오래 알아간다는 건 그런 일인가 보다.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움보다 오래 들여다봐야 보이는 것들이 많아지는 일.
물론 가까워진 만큼 서로의 서툰 모습도 알게 되었다.
마음이 어긋나는 날도 있었고, 이해보다 서운함이 앞서는 순간도 있었다.
그런 날까지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런 시간을 지나 다시 마주 보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건 늘 예쁜 모습이 아니라, 여러 계절을 지나면서도 여전히 그 사람다운 모습인지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나는 참 자주 예쁘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번 같은 마음은 아니다.
어떤 날에는 정말 예뻐서, 어떤 날에는 사랑스러워서, 또 어떤 날에는 그저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너라는 사실이 좋아서.
사랑한다는 말로 바꾸기에는 조금 쑥스럽고, 좋다는 말로 줄이기에는 어딘가 모자란 마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장 익숙한 말을 고른다.
"너 진짜 이뻐."
오래 바라본다고 모든 풍경이 새로워지는 것은 아닐 텐데.
이상하게 너는, 볼수록 좋아지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