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 시런과 맥클모어, 투어 하차와 기부 릴레이

맥클모어의 100만 달러 기부와 에드 시런의 "최악의 일주일"

by이월
필라델피아의 밤: 눈물, 사과, 그리고 "최악의 일주일 중 하나"

9월 19일 토요일, 필라델피아 링컨 파이낸셜 필드(NFL 필라델피아 이글스 홈구장). 맥클모어 하차 후 에드 시런의 첫 공연이었습니다. 원래 오후 5시 30분 시작이던 공연은 오프닝 없이 오후 8시로 미뤄졌고, 경기장 밖에서는 친팔레스타인 단체들의 시위가 열렸습니다.

티켓 재판매 가격도 급락했는데, 수치는 매체마다 다릅니다. 6abc는 TicketData를 인용해 "50% 이상" 떨어졌다고 했고, 뉴스위크는 TicketData를 직접 인용해 금요일 정오 기준 45% 떨어진 75달러였다고 전했습니다.


에드 시런은 첫 곡을 부르기 전, 미리 써 온 연설문을 꺼냈습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고, 나는 실수를 하고 있다. 정말, 정말 미안하다." 그는 "나는 한 번도 운동가 음악인이 되고 싶었던 적이 없다"면서도, 이번 일로 자신이 "표현의 자유와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정치 문제를 둘러싼 중요하고 뜨거운 논쟁 한가운데" 서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노바 음악축제 공격을 "끔찍하다"라고 했고, 이후 민간인을 죽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재앙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불균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연장이 공연 내용과 공연자를 사전 승인한다는 발상이 깊이 걱정된다. 내가 공연하는 세계 여러 곳에서 이런 일이 있지만, 자유세계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관객이 물건을 던질까 봐 작은 보조 무대(B-stage)를 없앴다는 고백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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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가자 발언', '사전 검열 비판', '팬들에게 사과'는 모두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다만 "내 인생 최악의 일주일이었다"는 정확히는 "최악의 일주일 중 하나"였고, 그 말 바로 뒤에 "인생 최고의 공연"이라는 반전이 붙어 있었습니다.

"혼자 무대에 섰다"는 것도 반만 맞습니다. 오프닝 없이 혼자 시작한 것은 맞지만, 베오가가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새 반주 음악인들을 소개했습니다. 시간 순서도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9월 15일 입장문에서는 "양측 모두의 고통은 인류의 비극"이라는 중립적 표현을 썼다가 "미지근하고 방어적"(제테오), "비굴한 중립"(인터셉트)이라는 혹평을 받았고, 나흘 뒤 필라델피아에서 훨씬 분명한 언어로 가자를 언급한 것입니다.

100만 달러, 그리고 'Free Palestine 투어'

9월 16일, 맥클모어는 에드 시런 투어로 받은 순수익 전액인 100만 달러를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여섯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상은 팔레스타인 어린이 구호기금(PCRF), HEAL Palestine, 가자 수프 키친, 팔레스타인 의료지원(MAP), 미국근동난민구호(Anera),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미국위원회입니다.

그는 "무엇에 동의하지 않든, 이것만은 동의할 수 있지 않을까. 팔레스타인인의 생명은 보호받을 가치가 있다"라고 썼고, 돈을 기부하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비용이 덜 드는 연대 방식"이라고 낮춰 말했습니다. 그리고 크래프트에게 같은 금액을 기부하라고 공개적으로 제안했습니다.


그러자 같은 날 크래프트는 수혜처를 밝히지 않은 채 200만 달러 기부를 발표했고(디 애슬레틱), 며칠 뒤에는 자신과 에드 시런이 함께 400만 달러를 "이 지역의 인도적 위기와 싸우기 위한 지원"에 내놓겠다는 성명을 냈습니다(필리보이스).

9월 17일에는 미국의 유아 교육 유튜버 '미스 레이첼(Ms. Rachel)'이 맥클모어와 같은 100만 달러를 PCRF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기부 릴레이'라는 뜻밖의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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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맥클모어는 'Free Palestine 투어'를 발표했습니다. 첫 발표 일정은 10월 26일 더블린 3아레나, 10월 29일 파리 아코르 아레나, 10월 30일 런던 OVO 아레나 웸블리, 이렇게 유럽 세 도시입니다.

미국 일정과 함께할 아티스트는 추후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공연 수익은 Anera, 가자 수프 키친, HEAL Palestine, MAP, PCRF, UNRWA USA, 그리고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목소리 등 여러 단체에 돌아갑니다.

10월 9일까지의 후속 전개

이후의 전개는 거의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9월 25~26일로 예정됐던, 바로 크래프트 소유의 질레트 스타디움 공연이 '노이스터(북동부 폭풍)'로 인한 기상 경보 때문에 취소됐습니다.

기획사는 "보스턴과 뉴잉글랜드 전역의 심각한 기상 경보와 지역 당국과의 협의에 따라"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소셜미디어에서는 온갖 추측이 쏟아졌습니다. 공식 사유는 날씨이고, 다른 이유를 뒷받침하는 보도는 없습니다.


투어는 10월 3일 애틀랜타 공연으로 이어졌고, 여기서 밴드 더 프레이(The Fray)의 전 보컬 아이작 슬레이드가 깜짝 오프닝으로 섰습니다. 슬레이드는 10월 10일 인디애나폴리스, 17일 샬럿, 24일 알링턴, 11월 7일 탬파 공연에도 오프닝으로 합류합니다.

WWLP는 에드 시런이 이 과정에서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50만 명 가까이 잃었다고 보도했고, 소셜블레이드 집계를 인용한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첫 입장문을 낸 9월 15일 하루에만 약 15만 명이 빠졌으며 같은 24시간 동안 맥클모어는 75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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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빌보드가 루미네이트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Hind's Hall〉의 미국 온디맨드 스트리밍은 9월 13일 약 5천 회에서 15일 약 8만 7천 회로 뛰었습니다.

에런 로는 전날보다 2,665% 늘어난 약 8만 회로 자신의 미국 최고 기록을 세운 반면, 에드 시런은 약 370만 회로 전날과 거의 같았습니다. 팬덤의 분노와 실제 음원 소비는 별개라는, 꽤 냉정한 데이터입니다.


다른 인물들의 반응도 이어졌습니다. 컨트리 가수 잭 브라이언은 10월 질레트 스타디움 공연에서 'Free Palestine'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섰고, 로드(Lorde)도 'Free Palestine' 재킷을 입고 크래프트를 직접 겨냥했습니다.

국가 연주 중 무릎 꿇기 시위로 NFL에서 사실상 퇴출된 콜린 캐퍼닉은 "NFL 구단주들이 공공연히 담합하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과 겹쳐 보았고, F1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은 맥클모어에게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라고 했습니다.

반대편에서는 반명예훼손연맹(ADL)의 조너선 그린블랫이 "맥클모어가 투어에서 빠져 다행"이라며, 그에게 발언할 수정헌법 1조의 권리는 있지만 유대인과 이스라엘인을 악마화하는 것이 보상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고, 보이 조지도 에드 시런을 지지했습니다.

양쪽은 각자 무엇을 말하나

이 문제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각 입장을 그 지지자들이 말하는 방식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하차를 지지하거나 이해하는 쪽의 논리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첫째, 공연장의 권리와 바카라임입니다.

크래프트는 "지난 10년 동안 반유대주의를 비롯한 모든 혐오와 싸우는 데 시간과 관심을 쏟아 왔고, 선을 넘었다고 믿을 때 일어서야 할 바카라임을 느낀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 결정이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축소하거나 누군가가 그들을 옹호할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팔레스타인 지지가 "유대인 공동체를 희생시키거나,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 모두에게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준 하마스의 바카라임을 가려서는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맥클모어와 마주 앉아 이야기하고 싶다며 "결국 우리의 목표는 같다. 모든 사람을 위한 평화"라고 덧붙였습니다.

둘째,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입니다.

하차를 요구한 단체들은 무대 발언만이 아니라 2014년 분장 논란 같은 '이력'을 함께 봤습니다. 셋째, 콘서트의 성격입니다. IAC의 청원 문구처럼 "에드 시런의 콘서트는 정치 집회가 아니다", 비싼 표를 산 관객은 정치 연설을 들으러 온 게 아니라는 정서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차를 비판하는 쪽은 표현의 자유와 '억만장자의 검열'을 문제 삼습니다. 맥클모어는 크래프트를 향해 "돈이 많다고 대화를 독점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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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꼭 짚어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미국은 표현의 자유의 나라인데 이게 가능하냐"라고 묻습니다. 미국 수정헌법 1조는 '정부'가 표현을 검열하는 것을 막는 조항이지, 민간 기업이나 개인이 자기 무대에 누구를 세울지 정하는 것까지 막지는 않습니다.

질레트 스타디움은 크래프트 회사의 사유 시설이고, 그가 특정 공연자를 거부하는 것은 헌법 문제가 아니라 계약과 사업의 문제입니다. ADL의 그린블랫이 "그에게는 발언할 수정헌법 1조의 권리가 있다. 그러나 보상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 것도 바로 이 구분을 겨냥한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막을 수 없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누구도 원하는 것을 온전히 얻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크래프트는 맥클모어를 자기 경기장에서 막았지만, 그 경기장 공연은 결국 폭풍으로 취소됐고, 몇 주 뒤 같은 무대에서는 다른 가수가 'Free Palestine'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에드 시런은 공연을 지키고 스태프와 팬을 지키려 했지만, 오프닝과 밴드를 모두 잃고 "인생 최악의 일주일 중 하나"를 보냈습니다. 맥클모어는 무대를 잃었지만, 스스로 "가장 성공한 투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끝에서, 전 세계 사람들은 3년 전 두 친구가 함께 불렀던 노래, '우리를 막을 수 없어(Can't hold us)'라는 제목의 노래 아래에 댓글을 남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