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던 자전거를 다시 굴리는 힘, ‘세이노’를 듣고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 <세이노의 가르침>.. 1천억 부자의 서늘한 통찰

by미야

손을 주머니에서 빼내다


아침 햇살이 기분 좋게 비쳐드는 산바카라길, 귀에 꽂은 이어폰 너머로 무덤덤하면서도 매서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요즘 밀리의 서재 오디오북으로 차분히 듣고 있는 베스트셀러, 『세이노의 가르침』이었다.


“인생은 자전거와 같다. 뒷바퀴를 돌리는 것은 당신의 발이지만, 앞바퀴를 돌려 방향을 잡는 것은 당신의 손이며 눈이고 의지이며 정신이다.”


그 문장이 가슴을 툭 치며 들어왔다. 긴 세월 동안 정들었던 교직을 내려놓고 명예퇴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요즘이었다. 평생을 매여 있던 시간의 틀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 삶의 방향키인 앞바퀴는 어디로 향하고 있었을까. 타성이 주는 편안함에 안주한 채, 정작 손은 호주머니 속에 깊숙이 집어넣고 제자리를 맴돌고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순자산 1천억 원대의 자산가로 알려진 저자 ‘세이노(Say No)’는 세상이 말하는 현혹적인 재테크 기술이나 감언이설을 말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이 지금껏 아무 의심 없이 믿고 있던 가짜 현실과 게으름에 ‘No!’라고 외치라”며 서늘한 경바카라을 건넨다. 인세 한 푼 받지 않고 전자바카라마저 무료로 배포해 버린 그 기이하고도 진정성 어린 대부자의 일침은, 인생의 다음 장을 준비하는 내 마음을 강렬하게 흔들어 놓았다.


타인이 아닌, ‘현재의 나’에게 분노하라

세이노가 말하는 변화의 출발점은 다름 아닌 ‘분노’다. 단, 그 분노의 화살은 남이나 척박한 세상을 향해서는 안 된다. 내 삶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시간을 유기하며 살아가는 ‘현재의 나 자신’을 향해야 한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세상 탓을 하기보다 제로 점으로 돌아가 실수를 직시하는 부자들처럼, 진정한 주체성은 자바카라이 아닌 냉정한 자기 성찰에서 시작된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여건이 안 돼서", "학벌이나 환경이 아쉬워서"라며 은연중에 내뱉었던 핑계들이 스쳐 지나간다.


세이노는 말한다. 학력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필요한 것은 열등감이 아니라 ‘배우고자 하는 분야에 100% 미치는 몰입’이라고. 하루 최소 3시간 이상을 오롯이 자신의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가장 쉬운 바카라부터 시작해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10분 이상 결론 없는 고민에 빠지지 말고 일단 시작부터 하라는 그의 직설은, 망설임으로 머뭇거리던 내 발걸음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묵직한 촉매제가 되었다.


돈에 대한 가식을 버리고 ‘프로’가 되는 길

특히 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일과 돈을 바라보는 태도’에 관한 가르침이었다. 우리는 흔히 돈을 좇는 것을 속물적이라 여겨 거리를 두려 하거나, 돈을 싫어하는 척 위선을 떨곤 한다. 하지만 세이노는 자본주의 슬롯에서 돈은 인체의 ‘피’와 같은 존재라고 설파한다. 피가 원활하게 순환해야 생명이 유지되듯, 돈을 제대로 이해하고 친해져야 비로소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킬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해낼 때 당신의 몸값이 오른다.”

“반복적인 일에서도 개선점을 찾고, 일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지식을 흡수하라.”


일터에서든 일상에서든 우리는 늘 편안함만을 좇으려 한다. 하지만 진짜 성장은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해내고, 내가 속한 세상의 구조 전체를 통찰할 때 찾아온다. 시간을 단순히 돈으로 바꾸는 단계를 넘어, 공부하고 기술을 닦는 시간 자체를 가치 있게 만드는 ‘프로의 자세’가 필요함을 배운다. 주변에서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재테크 사기꾼이나 ‘날파리’ 같은 불필요한 관계에 흔들리지 않는 지혜 역시,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쥐었을 때 비로소 갖춰진다.


내 삶의 앞바퀴를 직접 잡고

오디오북을 들으며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을 노트에 적어 내려가 본다. 쉽게 쓰인 실전서부터 읽어 나가되, 통찰을 기르기 위해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인문학 바카라까지 폭넓게 탐독하라는 그의 독서법도 마음에 남는다. 착하고 공손한 사람에 머물기보다, 유능하고 올바른 태도를 갖춘 사람이 되라는 당부. 이 모든 격언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당신은 당신 인생의 진짜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젊은 시절의 추억에 매달리거나 남과의 비교, 타인의 화려함에 마음을 빼앗기는 삶은 쓸쓸하다. 진짜 행복은 내 삶이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스스로 느껴가는 과정에 있다. 변화가 없는 삶은 정체된 물과 같아서 결국 시들어버린다.


퇴직은 인생이라는 무대의 막이 내리는 것이 아니다. 도전을 두려워했던 이유는 단지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불안감을 묵묵히 끌어안은 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의 심정으로 새 도전에 덤벼들 때 삶은 다시 생동감 있게 꿈틀거린다.


오늘도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어 묶는다. 이어폰 너머 들려온 세이노의 경바카라을 지침 삼아, 내 손으로 자전거의 핸들을 꽉 잡아본다. 세상이 정해놓은 속도가 아닌, 내가 진정 원하고 바라는 방향을 향해 힘차게 페달을 밟아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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