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한담(摹瑟閑談) 3 : 송악산 달마실

일간 김경윤 146

by김경윤

1.

내가 사는 대정에는 보름달이 뜨면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 늑대인간들은 아니고, 지역에서 생태운동, 환경운동, 지역보존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송악산에 모여 달마실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모이는데, 날짜가 양력으로 정해져 있지 않다. 달의 변화는 음력으로 계산해야 해서, 음력 보름날이나 그 전날에 주로 모인다. (7월은 29일이었다.) 매번 참석하는 주최 측도 있지만, 관광 온 김에 소식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 일주일이나 한 달 살이하러 왔다가 찾아온 임시거주민, 또는 나 같은 지역주민이지만 간헐적으로 시간이 될 때 참여하는 사람 등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송악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것이 다인 모임이다.


2.

물론 주최 측에서는 다양한 전공의 해설사들을 가이드로 붙여 달마실의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참여했더니 제주도 지질학을 전공한 박사님이 송악산 정상에서 송악산이 지질학적으로 어떤 내용과 의미가 있는지 설명해 주었다. 설명 도중 지질학의 관점에서는 1만 년을 현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갑자기 1만 년 전 인류와 동시대가 되는 기적(?)을 느끼기도 했다. 어쨌든 송악산은 제주도의 화산 중에서는 가장 어린 화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송악산 앞에 있는 산방산은 한라산보다 더 늙은 화산이다. (속설에는 산방산은 한라산의 꼭대기에 해당하는데, 신이 화가 나 발로 차서 산방산이 되었다는 설화도 있지만, 지질학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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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 장자, 예수, 부처, 디오게네스를 좋아하는 인문학 작가입니다 . 인문학적 소재로 30여권의 바카라을 썼습니다. 현재 가파도 매표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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