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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루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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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가족, 신앙, 기술, 그리고 오래 남는 기억들에 대해 씁니다. 손으로 고치고, 마음으로 기억하며, 삶의 뿌리를 천천히 기록합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11 Oct 2026 03:04:14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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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족, 신앙, 기술, 그리고 오래 남는 기억들에 대해 씁니다. 손으로 고치고, 마음으로 기억하며, 삶의 뿌리를 천천히 기록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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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잎으로 만든 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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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강변 둔치를 걷다 보면  아카시나무가 모여 있는 곳이 나온다. 그곳을 지날 때마다 현우는 나무 쪽으로 먼저 간다. 나도 가지 하나를 잡는다.  아카시 잎은 가느다란 줄기 양쪽으로  나란히 붙어 있다.  작은 깃털 같다.  잎이 시작되는 곳에 엄지와 검지를 댄다. 그리고 줄기를 따라 한 번에 훑는다.  쓱.  가느다란 줄기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잎들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2FBww4ct4AnYjKHcGJz0HPOi0Ck.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9 Oct 2026 15:00:17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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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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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파트 주차장을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빈자리가 없었다. 차들이 흰 선 안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다. 한 바퀴를 더 돌았지만 자리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동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자리에 차를 세웠다. 시동을 끄자 차 안이 적막해졌다.  하루 종일 땀에 젖었던 작업복은 어느새 말라붙어 있었다. 뻣뻣해진 바지가 걸을 때마다 무릎 뒤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Usd2W28XdKM7xH3HpmSDMYzOV-Y.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9 Sep 2026 15:00:26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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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추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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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지금은 위성이 대신하는 일이지만,  아버지가 일하던 시절에는 오래된 지적도를 들고 땅의 경계를 직접 확인해야 했다. 아주 얇은 펜으로 도면 위에 선을 그었다. 그 선 하나가 누군가의 땅을 몇 뼘 늘리기도, 줄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손은 컸다.  손등은 햇볕에 그을렸고 손가락 마디는 굵었다.  그런 손으로 지적도 위에 선을 그을 때면 이상하리만큼 조심스러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Wo1s1Q4jQiQS34Ccohd-xWq9n4s.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0 Sep 2026 15:00:21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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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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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내가 몸이 좋지 않다고 했다. 속이 메스껍고 신물이 올라온다고 했다. 소파에 앉아 있는 아내의 이마에 손을 올려봤다. 조금 따뜻했다. 손바닥을 떼었다가 다시 한번 대봤다.  &amp;ldquo;열이 좀 있는 것 같은데.&amp;rdquo;  몸살인가 했다. 며칠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아내는 원래 좀처럼 아프지 않는 사람이었다. 속은 계속 메스꺼웠고 신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ffgHdnM5vLAHvu9KDyTovICKVkc.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3 Sep 2026 15:00:12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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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대와 강아지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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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첫째 현우가 우유팩을 들고 있었다.  작은 종이팩 옆에 붙어 있던 빨대를 떼어냈다.  비닐을 벗기고 뾰족한 쪽을 아래로 향하게 했다.  우유팩 위에는 빨대를 꽂는 동그란 은박이 있었다. 현우가 빨대 끝을 그 위에 올렸다.  눌렀다.  빨대가 옆으로 미끄러졌다. 다시 세웠다.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우유팩이 손안에서 살짝 찌그러졌다.  가득 찬 팩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He6oJ152IUNgWg9dWIjVQORVlZY.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3 Sep 2026 15:00:10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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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리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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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호주에서 유리창을 닦을 때는 아침 일곱 시쯤 일을 시작했다.  가게들이 문을 열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옷가게 사장에게 인사를 하고 쇼윈도 안으로 들어가 마네킹을 옆으로 옮겼다.  워셔에 세제를 묻혀 유리를 문질렀다.  스퀴지를 왼쪽 모서리에서 위로 올렸다. 손목을 틀어 위쪽 창틀을 따라 밀고, 다시 아래로 내렸다. 고무날을 유리에서 떼지 않은 채 몇 번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yqhXGm32uAKskiTSOgnA0HzzmGQ.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1 Sep 2026 15:00:11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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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무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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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초등학교 졸업식 날 많이 울었다.  졸업장을 들고 교문을 나설 때까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렇게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중학생이 되자 남자아이들의 목소리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말끝마다 욕이 붙었고, 쉬는 시간 종이 울리면 교실은 의자가 밀리고 책상이 흔들리는 소리로 가득 찼다.  우리 반에는 유난히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wJC5Pz5_K76YbFlOH4lwAZ-RVGw.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30 Aug 2026 15:00:09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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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뚜껑</title>
      <link>https://brunch.co.kr/@@izhm/65</link>
      <description>결혼하고 호주로 온 지 여섯 달쯤 되었을 때였다. 아침에 세수를 했다.  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로션을 발랐다. 로션을 세면대 위에 내려놓았다. 아내가 말했다.  &amp;ldquo;뚜껑 좀 닫아.&amp;rdquo;  로션을 봤다. 뚜껑이 열려 있었다.  &amp;ldquo;아.&amp;rdquo;  뚜껑을 닫았다. 별일은 아니었다. 다음 날에도 세수를 하고 로션을 발랐다. 세면대 위에 내려놓았다.  &amp;ldquo;뚜껑.&amp;rdquo;  다시 열려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QX-ayzTaoyFqx5DLVYuCexmRc_Q.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28 Aug 2026 15:00:22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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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굳은살</title>
      <link>https://brunch.co.kr/@@izhm/59</link>
      <description>새벽 네 시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택시를 타고 다닐 수도 없었다. 그래서 작은 스쿠터를 한 대 샀다. 50cc였다.  자전거만 타던 내게는 오른쪽 손잡이가 신기했다.  손목을 조금 비틀면 엔진 소리가 커졌다.  더 감으면 앞으로 나갔다.  놓으면 속도가 줄었다.  처음 며칠은 신호에 걸릴 때마다  괜히 손잡이를 한번씩 감아보았다. 부웅. 놓았다. 다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cnM-LOMZ8qPXDNx_ypsx51F8mW4.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6 Aug 2026 15:00:09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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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Superhost</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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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매년 초여름이면 아내와 긴 여행을 떠났다.  그 해에는 몰튼 아일랜드에서 일주일을 보내기로 했다. 시드니에서 출발해 포트맥쿼리에서 하루를 자고, 바이런베이에서 이틀을 머문 뒤 브리즈번에서 차를 배에 싣는 일정이었다.  캠핑 장비를 차에 가득 싣고 시드니를 출발했다.  포트맥쿼리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기울고 있었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젊은 부부가 사는 아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EXcCPjUpsxuvjrgqwIDP7PFgpbk.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24 Aug 2026 15:00:12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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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VIP - 설거지용 수세미가 공구함에 들어오기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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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상가에서 하수구가 역류한다는 건물앞에 도착했다.  사장님이 나와서 나를 밎으며 안쪽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하지만 인사를 하곤 가장 먼저 하는 건 건물 밖으로 나가는 일이다.   사람들은 막힌 하수구를 보여주려는데 왜 밖으로 나가느냐는 얼굴로 나를 본다. 건물 외벽을 따라 한 바퀴 돌다 보면 바닥에 작은 철제 뚜껑이 하나 보일 때가 있다.  지름 삼십 센티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UJFAIYw9TTlSIcxBR39oQ5bqVIE.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22 Aug 2026 15:00:11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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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B 연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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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림을 그리기 전에는 연필부터 깎았다.  한 자루가 아니었다.  서너 자루를 한꺼번에 깎아 책상 한쪽에 나란히 놓아두었다. 그림을 그리다 심이 닳을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연필을 깎는 게 싫었다. 한번 그리기 시작하면 두세 시간씩 자리에 앉아 있는 일이 흔했으니까.  아그리파. 줄리앙. 비너스. 아테네. 호메로스. 시저 부모님얼굴도 이보다 더 오래 바라 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tfp8xoqSavhg6tBJHFaBVBPW-Sw.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0 Aug 2026 15:00:20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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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낚시를 하지 않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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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화창한 주말 오후. 낚시 갈 준비에 한창이었다.  아빠는 차 트렁크에 낚싯대와 의자, 끓여 먹을 라면과 코펠을 챙겼다. 트렁크를 꽝 하고 닫으며 나오는 콧노래에서  들뜬 기분이 느껴졌다   몸이 좀 안 좋은 동생들을 집에 두고 오랜만에 아빠와 나, 둘만의 외출이었다.    차에서 내리자 짠 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나는 갯바위 끝으로 뛰어갔지만, 아버지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g_VEnSWBljwGU2RkImGU4Bgt0Sc.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6 Aug 2026 15:00:19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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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뒷모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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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어릴 적 우리 집에서 바다는 멀지 않았다.  여름이면 동생들과 송정 바닷가로 자주 나갔다. 아버지는 낚싯대를 들고 앞서 걸었고, 어머니는 그 뒤를 따라갔다. 우리 삼형제는 갯바위 사이를 돌아다니며 게를 잡거나 작은 물고기를 쫓았다.  아버지는 바닷가에 도착하면 적당한 자리를 골라 낚싯대를 폈다. 줄을 풀어 바다 쪽으로 던지고는 낚싯대를 바위틈에 세워두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AHN2woAQZ0smifSjp_N2k7tUfBY.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5 Aug 2026 15:00:14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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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달빛을 등지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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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현지가 열이 났다.  사흘이 지나도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해열제를 시간 맞춰 먹여도 잠깐 미지근해졌다가 다시 39도를 넘었다.  아이는 힘없이 울다가, 울 기운도 없어지면 가쁘게 숨만 몰아쉬었다.  품에 안고 있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병원에서는 피검사를 하고 호흡기검사를 했다.  염증 수치가 평소의 두 배였다.  의사는 소변검사를 권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OmcV07WtgqZJ1WPU0RtMHbl8Okk.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2 Aug 2026 15:00:23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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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웅덩이 - 계곡에 쌓은 작은 세상</title>
      <link>https://brunch.co.kr/@@izhm/50</link>
      <description>여름이면 늘 그 계곡으로 간다.  계곡 하나를 통째로 품은 큰 나무가 있다. 한낮에도 그늘이 걷히지 않는다. 나뭇잎 사이를 뚫고 들어온 햇빛은 물 위에서 잘게 부서지고, 매미 소리는 나무 위에서 쉬지 않는다.  그늘 아래에 앉아 있으면 한여름의 가쁜 숨도 잠시 고요해진다.     어릴 때와 달라진 풍경도 있다.  계곡 가장자리에는 캠핑 의자가 줄지어 놓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zIOvI1EPFiFUnBkBZcdgsGNb6IQ.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6 Aug 2026 15:00:16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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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이냉국 - 목이 부러진 선풍기 곁에서</title>
      <link>https://brunch.co.kr/@@izhm/49</link>
      <description>해가 서쪽으로 길게 기울기 시작하면, 창문으로 들어온 빛이 싱크대 앞까지 천천히 밀려왔다.  그 빛은 언제나 엄마의 발끝에서 멈췄다.  엄마는 불 앞에 서 있었다.  냄비에서는 저녁 반찬이 익어 가고 있었고, 부엌은 집 안에서 가장 더운 곳이었다.  등줄기로 땀이 흘렀지만 엄마는 앞치마 끝으로 이마를 한번 훔칠 뿐이었다.  그러다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h3-4L1FZyJwpMekmfIH0-8S4A9Q.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4 Aug 2026 15:00:25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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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랑과 고랑 - 물이 흘러가는 길</title>
      <link>https://brunch.co.kr/@@izhm/48</link>
      <description>쨍하게 햇볕이 내리쬐던 오후였다.  마늘을 캐낸 밭에는 아주머니들이 이랑을 따라 쪼그려 앉아 손을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었다.  한 단씩 가지런히 눕혀 놓은 마늘은 흙빛과 햇빛을 함께 머금고 있었고, 모자 끝에서는 땀이 뚝뚝 떨어졌다.  ⸻  그때 산 너머에서 먹구름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하늘의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 볕이 순식간에 누그러졌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XLWk4wvU-FcLK3_zXjhEE-zf5i0.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2 Aug 2026 15:32:52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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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매미와 새 - 화면이 새파랗게 얼어붙은 차 안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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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오늘 아침,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집 앞 산책길을 걸었다. 며칠 전까지 드문드문 들리던 매미 소리가 어느새 숲 전체를 채우고 있었다. 한 마리가 아니라 수백 마리가 저마다의 목소리로 여름을 증명하고 있었다.  매미는 땅속에서 몇 년을 보낸다. 나무뿌리의 수액을 빨며 아무도 모르게 긴 시간을 견딘다. 그러다 어느 여름밤, 조용히 땅을 뚫고 올라와 허물을 벗&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mngMJNhSjQmBMA4YnWqCCUlUJY0.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31 Jul 2026 15:00:21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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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가 먼저 먹는 복숭아 - 자연이 남긴 조용한 서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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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지금처럼 복숭아가 익는 계절이면  그 길을 일부러 천천히 걷는다.  집 옆 작은 과수원 때문이다.  과수원이라 부르기엔 조금 소박하다.  백 평 남짓한 땅에 복숭아나무 몇 그루, 사과나무 몇 그루, 감나무 몇 그루가 계절을 나눠 맡고 있다.  나무 아래에서는 닭들이 느긋하게 흙을 헤집고, 풀은 제멋대로 자라며, 떨어진 열매는 흙 위에 그대로 남아 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zhm%2Fimage%2FPyg0TcqBpByaoKDmcWrf88r4fOU.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25 Jul 2026 15:00:13 GMT</pubDate>
      <author>루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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