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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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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해윤입니다. 53세에 온전히 내 이름을 찾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해, 70세 전 출판을 꿈꾸는 현역입니다. 삶의 굽이굽이 마주한 인연과 마음의 무늬를 꺼내어 기록합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11 Oct 2026 08:52:35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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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해윤입니다. 53세에 온전히 내 이름을 찾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해, 70세 전 출판을 꿈꾸는 현역입니다. 삶의 굽이굽이 마주한 인연과 마음의 무늬를 꺼내어 기록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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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쌉싸름하지 않은 봄나물은 없다 - 늦은 것이 아니라 나의 계절이 이제 온 것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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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봄이면 나는 땅부터 본다.  겨우내 단단하게 얼었던 흙 사이로 냉이가 고개를 내밀고, 달래가 돋아난다. 쑥도 어느새 여기저기 자리를 잡는다. 볼 때마다 신기하다. 저 여린 잎이 어떻게 그 단단한 땅을 밀고 올라왔을까 싶다.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을 지나면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을 먼저 생각하며 살았다. 가족의 밥을 짓고 살림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5FFRrbPV-3ADOen1Ana20steuBw"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8 Oct 2026 02:17:42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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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금은 사라져도 제맛을 잃지 않는다 - 나를 잃지 않는 사랑에 대하여</title>
      <link>https://brunch.co.kr/@@ijWJ/38</link>
      <description>다 끓인 국에 하얀 소금을 손끝으로 조금 집어 흩뿌린다. 국자를 천천히 저어 한 숟갈 맛본다.  내가 끓이는 국에는 소금이 늘 마지막에 들어간다. 재료들이 충분히 맛을 낸 뒤에 마지막으로 간을 맞춘다.  음식을 잘 모를 때는 처음부터 간을 맞춰야 하는 줄 알았다. 소금을 넣고 끓이다 보면 국물이 졸아 짜졌고, 그러면 물을 부었다. 이번에는 싱거워져 또 소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UfpCjlgOCYvD192kQuGZUTCBdc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2 Sep 2026 23:30:45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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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어진 묵은지도 다시 맛있을 수 있을까 - 그때의 우리는 그때의 맛으로 충분히 좋았다</title>
      <link>https://brunch.co.kr/@@ijWJ/36</link>
      <description>찬물을 받아 묵은지 한 포기를 담근다.  ​물속에서 흔들어 씻으면 빨간 고춧가루와 양념이 하나둘 떨어져 나간다. 물을 갈아가며 몇 번 더 헹군다. 그렇게 빨갛던 김치가 어느새 말간 배춧잎이 된다.  ​  ​김치는 갓 담갔을 때도 맛있다. 아삭한 배추에 아직 덜 밴 양념 맛도 좋다. 알맞게 익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그릇을 먹는다. 더 익으면 돼지고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XUheGggMndPTQEItSOFBM3yciWs"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6 Aug 2026 23:24:51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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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밥은 뜸이 들어야 완성된다 - 딸의 마음을 기다리는 동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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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인생의 허기를 달래주는 가장 정직한 음식은 밥이다.  무쇠솥으로 밥을 짓던 시절에는 한순간도 불 곁을 떠날 수 없었다. 쌀을 씻어 안치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장작을 빼가며 불의 세기를 낮췄다. 밥물이 잦아들 즈음에는 불을 끄고 뜸을 들였다.  지금은 전기밥솥 버튼 하나면 밥 한 끼가 완성된다. 밥 짓는 이치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한참 밥을 짓&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YB_878yIXzHlSaiFcjFDovbu6JA"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9 Aug 2026 23:38:17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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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조청 한 숟가락이 남아 있었다 - 비빔국수는 두 번 나를 살렸다</title>
      <link>https://brunch.co.kr/@@ijWJ/33</link>
      <description>​물이 끓으면 소면을 한 줌 넣는다. 젓가락으로 살며시 풀어 주면 하얀 면발이 물속에서 제 갈 길을 찾는다. 찬물을 한 컵 붓고 다시 끓기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 속에서 나는 늘 어린 시절을 만난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유난히 약한 아이였다고 한다. 잘 자라기만을 바라며 할머니는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셨다. 그 조청 한 숟가락에 어떤 마음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S8kqQ_Vr_G5r8EIivqnjOlvta54"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5 Aug 2026 23:16:20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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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잡채는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내는 사이 조금씩 만들어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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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잡채를 만들 때 가장 마지막까지 남겨 두는 일이 있다. 바로 무치는 일이다.  ​시금치는 다듬어 데치고, 당근과 양파는 곱게 채 썰어 각각 볶는다. 쇠고기와 표고버섯은 얇게 채 썰어 양념해 볶고, 당면은 간이 잘 배면서도 불지 않게 알맞게 삶아 낸다.  성급하게 한 팬에 모두 담지 않는다. 각각의 재료가 저마다의 불을 견뎌 내고 한 김 식어야 비로소 큰 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xV6GM50TUJc4MdHqTcaqI56Da7k"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9 Jul 2026 23:09:08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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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누룽지는 마지막에야 제맛을 낸다 - ​오래 불을 견딘 것만이 낼 수 있는 맛</title>
      <link>https://brunch.co.kr/@@ijWJ/31</link>
      <description>드르륵  ​어릴 적 내가 가장 기다리던 소리였다.  ​어머니는 밥을 다 푸고 난 솥에 물을 부으셨다. 잠시 뒤 숟가락 끝으로 솥바닥을 살살 밀면 노릇하게 눌어붙은 누룽지가 한 조각씩 떨어졌다. 물을 머금은 누룽지는 천천히 풀어지며 구수한 냄새를 피워 올렸고, 부엌에는 하얀 김이 조용히 번져 갔다.  ​나는 솥 곁을 맴돌았다.  ​&amp;quot;조금만 더.&amp;quot;  ​어머니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ld900NmzTYQTZOB5a4C06DJgD3M"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2 Jul 2026 23:03:59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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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먼저 터진 팝콘만 바라보고 있었다 - 가지 않은 길은 왜 더 좋아 보일까.</title>
      <link>https://brunch.co.kr/@@ijWJ/30</link>
      <description>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팝콘용 옥수수를 한 줌 쏟아 넣는다. 노란 알갱이들이 바닥을 또르르 구르며 서로 부딪힌다. 나무주걱으로 한 번 저어 기름을 고루 묻힌 뒤 뚜껑을 덮는다. 불은 이미 뜨거운데 냄비 안은 조용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그러다 작은 소리 하나가 정적을 깨뜨린다.  퍽.  잠시 뒤 또 하나가 터진다.   퍽, 퍽.   한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gwy831eb5qgob5CKW00JleCEmII"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9 Jul 2026 00:33:10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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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빔밥은 닮지 않아도 하나가 된다 - ​쉰셋에 다시 배운 공존의 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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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밥 위에 나물을 하나씩 올릴 때마다 마음이 먼저 설렌다. 도라지는 왼쪽에, 고사리는 그 맞은편에 둔다. 시금치와 콩나물도 서로의 색을 침범하지 않도록 조심스레 자리를 내어 준다. 마지막으로 노란 달걀지단을 올리면, 그제야 한 그릇의 풍경이 완성된다. 그 풍경은 숟가락을 들기 직전이 가장 아름답다.  ​예전에는 비빔밥을 앞에 두면 별생각 없이 고추장을 넣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p11q1WCpj3MAAIJioZoj4S6UigE"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1 Jul 2026 23:15:52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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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냉면 하나 비빔냉면 하나  - ​담담하게 품을 줄도, 치열하게 살아낼 줄도</title>
      <link>https://brunch.co.kr/@@ijWJ/25</link>
      <description>살얼음이 동동 뜬 커다란 놋그릇을 양손으로 받쳐 들었다. 고개를 숙여 그릇째 육수를 꿀꺽꿀꺽 목으로 넘겼다. 후덥지근한 장마철의 공기와 온몸을 적신 땀방울이 단숨에 씻겨 내려가는 듯한 해방감이 가슴 깊은 곳까지 번져 갔다.  ​세상에,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오직 비빔냉면만 고집하느라 남편의 물냉면 권유를 그동안 수없이 거절해 왔다. 내 기억 속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hs6x7mDol5FmvE97zohsr7N2jL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5 Jun 2026 11:49:17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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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얼었던 동치미가 녹는 시간 - ​다 지나온 줄 알았던 상처 앞에서</title>
      <link>https://brunch.co.kr/@@ijWJ/22</link>
      <description>​겨울이면 마당 한편에 묻어둔 동치미 항아리에는 늘 살얼음이 떠 있었다.   새벽 추위가 매서운 날이면 국물 위에 얇은 얼음막이 생겼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것을 보고도 걱정하지 않았다. 동치미는 원래 그렇게 겨울을 나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음은 잠시 국물 위를 덮고 있을 뿐이었다. 날이 풀리면 다시 녹고, 그 아래 숨어 있던 맑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bSF2L0QMS9ZsYWAHnPyhUTKPzvA"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7 Jun 2026 23:08:42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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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간수와 누름돌 - 반듯한 모양을 지키느라 속으로 쓴맛을 삼켜온 날들</title>
      <link>https://brunch.co.kr/@@ijWJ/21</link>
      <description>​콩을 불려 곱게 갈아 솥에 올리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노르스름한 콩물이 살아 있는 것처럼 솥 안에서 물결을 이룬다. 아직은 어떤 모양도 갖지 않은 채 자유롭게 흔들리는 그 위로 나는 간수를 천천히 두른다.  ​투명한 물줄기가 닿는 순간 흩어지던 콩물이 서로를 품기 시작한다. 흐르기만 하던 것이 서서히 모양을 잡는다.   아무 모양 없이 흔들리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CVP2NH-W7GUgEAijH_d39ayYuwI"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0 Jun 2026 23:29:45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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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를 아기처럼 예뻐해 드리기로 했다 - 전복죽 한 그릇의 고백</title>
      <link>https://brunch.co.kr/@@ijWJ/19</link>
      <description>이번 여행만큼은 엄마에 대한 지난 마음들을 모두 내려놓고, 그저 아기를 돌보듯 예뻐해 드리기로 했다. 새벽부터 서둘러 준비한 것은 여행 가방보다 전복죽이었다. 잇몸이 약해져 식사가 불편해진 엄마를 위해 전복을 다지고 쌀을 푹 불려 죽을 쑤어 보온병에 담았다. ​지난겨울, 폭설이 내린 다음 날이었다. 우리 세 자매는 아흔셋 엄마를 모시고 강릉행 기차에 올랐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tc9pcd30LED4D1SYWs1AhGtM1u0"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3 Jun 2026 23:58:19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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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애호박은 왜 숨구멍부터 물러질까  - 반듯한 모양으로 살아가기 위해 견뎌낸 자리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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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마트 매대에 가지런히 누워있는 인큐베이터 호박들은 언제 보아도 정갈하다. ​어린 시절부터 비닐 슬리브를 씌워 키운 호박들은 하나같이 자로 잰 듯 반듯하고 매끈한 모양새를 자랑한다.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좁은 틀 안에서 자신을 얼마나 꾹꾹 눌러왔을지, 겉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사온 애호박의 겉면에서 다른 것을 보았다.  ​늘 보던 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JSYLirhrKZ4Bm4g1ztr43yimlls"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7 May 2026 23:08:28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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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전골은 혼자 끓지 않는다 - ​너무 조용한 풍경 앞에서 깨달은 관계의 맛</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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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상에서 완벽하게 혼자가 되면 모든 고민이 끝날 줄 알았다.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을 누르지 못해 도망치듯 늦가을의 백담사로 향했다.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지쳤고, 거절하지 못해 떠맡았던 수많은 도리들로부터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었다.  ​코로나가 극성이던 그해 늦가을, 백담사로 올라가는 셔틀버스 안에는 고작 네 명뿐이었다. 늘 발 디딜 틈 없이 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56Je2jPIG9UMv9att-UQ__zmQNs"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0 May 2026 23:27:39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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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코다리가 맛있는 이유는 상처를 잘 말렸기 때문이다 - 다정한 식탁에도 가시는 숨어 있다</title>
      <link>https://brunch.co.kr/@@ijWJ/14</link>
      <description>​​가장 부드러운 살점 뒤에는 반드시 억센 가시가 숨어 있다. 달큼한 맛에 취해 덥석 삼키는 순간, 날카로운 잔가시는 목구멍 깊숙이 파고들어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평화롭던 식탁이 한순간 서늘해지는 데에는 거창한 사건이 필요하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가시 하나면 충분하다.  어느 점심 모임이었다. 식탁 한가운데 붉은 양념을 탐스럽게 뒤집어쓴 코다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1jeaDYLz9SbtjeHmEY3_dOrePw4"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3 May 2026 23:07:38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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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란 종이봉투에 번진 투명한 고백 - 제 몸의 기름을 다 짜내어 완성한, 가장 담백한 사랑</title>
      <link>https://brunch.co.kr/@@ijWJ/6</link>
      <description>​벌겋게 달아 오른 열기 속에서 닭의 기름기는 서서히 녹아내린다. 그 열기는 껍질을 종잇장처럼 얇고 투명하게 만들며, 바삭한 질감을 완성한다.   1970년대 초반, 아버지의 퇴근길은 전기구이 통닭의 고소한 향기가 되어 노란 종이봉투에 담겨 오곤 했다.   그 시절 우리 집엔 텔레비전이 없었다. 대신 자리 잡은 낡은 라디오 하나가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창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epa-B745CvLgxYxByi1AtF-NLrw"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6 May 2026 23:04:54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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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떤 잎은 시들어서 더 깊은 맛을 낸다 - 겉 잎이 견뎌낸 시간이 맛이 될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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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배추의 예쁜 속살이 보란 듯이 뽐낼 때, 그 뒤에는 울타리가 되어주느라 시퍼렇게 멍든 잎들이 있었다.  ​배추를 다듬다 보면 가장 먼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이 우거지다. 흙이 묻고 끝단이 시들해진 겉잎들. 예순일곱의 문턱에서 다시 마주한 우거지는 제 몸을 던져 속살을 지켜낸, 고마운 겉잎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찬 서리와 새벽이슬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안쪽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C33ZqP4gNHOywLjxoXEJfAZruyo"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9 Apr 2026 23:00:19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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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독한 찰기보다 보드라운 콩고물이 필요한 이유 - 서로의 향기를 지켜주는 다정한 간격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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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검게 물든 손톱 밑은 봄의 지문이다. 겨울을 견디고 올라온 쑥을 마주할 때면 괜히 마음 한구석이 숙연해진다. 매서운 계절을 버티고 다시 얼굴을 내밀어 준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초록색 쑥 한 바구니를 다듬다 보면, 손톱 끝으로 &amp;lsquo;톡톡&amp;rsquo; 끊어내는 소리와 함께 진한 향이 손톱 밑에 베어 든다. 비누로 씻어내도 잘 지워지지 않는 그 흔적은 내 몸이 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oDYeOTrt_bKgR5daQuRd0XbfOq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2 Apr 2026 23:01:19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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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으깨져야 비로소 시작되는 것들 - 나를 짓이기던 말들조차 삶을 익히는 간이 되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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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사십삼 년 전 겨울 새벽, 마당 가마솥 앞에서 콩과 함께 나도 서서히 익어가고 있었다. 새벽 공기는 차고 매웠다. 찬물에 얼은 것인지, 뜨거운 김에 불려진 것인지 내 손등은 벌겋게 익어 있었다. 불어 터진 검지 손톱 밑이 옷깃에 스칠 때마다 쓰라린 통증이 올라왔다.  갓 시집온 새댁의 꿈은 솥 안에서 삶아지던 메주콩처럼 서서히 뭉개졌다. 그때의 나는 그 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jWJ%2Fimage%2FG7lkS0a6DJfoW3zucqmUR4L1HKU"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5 Apr 2026 23:09:07 GMT</pubDate>
      <author>해윤</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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