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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정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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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 6개 도시 마라톤 동반 완주에 아들과 함께 도전 중인 24년 차 러너입니다. 산과 바다를 좋아하고 몸으로 지나온 길을 씁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Wed, 14 Oct 2026 02:52:51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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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 6개 도시 마라톤 동반 완주에 아들과 함께 도전 중인 24년 차 러너입니다. 산과 바다를 좋아하고 몸으로 지나온 길을 씁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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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를린과 개성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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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2026년 9월 25일 오전, 인천공항을 떠났다. 베를린으로 가는 직항 편이 없어 프라하를 거쳐야 했다. 13시간 넘게 좁은 좌석에 몸을 접고 있다가 내리자, 이번에는 국경을 넘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베를린의 호텔에 짐을 내려놓았을 때는 밤 9시가 지나 있었다. 집을 나선 지 하루 가까이 흐른 뒤였다. 대회를 이틀 앞두고 하기에는 너무 긴 이동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QwChJk4IpKKHKn7yItfY2cePJCY.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8 Oct 2026 19:23:49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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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같은 자리의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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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귀국하는 날 아침, 아들과 스타페리를 타고 센트럴로 건너갔다. 짐은 각자 배낭 하나뿐이었다. 페리 위에서 마라톤 코스가 보였다. 그날은 길에서 빅토리아 하버를 바라보았는데, 이번에는 바다에서 그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관람차 바로 옆을 다리가 풀린 채 힘겹게 달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차량이 통제된 도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정해진 코스를 따라가는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49K50FLscynKXp-nRo8YsW3MYVs.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2 Sep 2026 07:17:41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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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홍콩, 누워서 본 도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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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대회 다음 날인 월요일에는 호텔 방에만 있었다. 자고 일어나니 어깨 통증이 심해져 옷을 입기가 불편했다. 전날 넘어지며 생긴 상처도 얼굴과 손에 그대로 드러났다. 그런 모습으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점심 무렵 나가려는 아들에게 내장탕을 사다 달라고 했다. 엑스포 날 먹었을 때 맛이 있어서 다시 먹고 싶었다. 홍콩에서 흔히 먹는 소 내장 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U606i66iKY2dbEb16yzf5XWOLS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8 Sep 2026 15:09:01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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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홍콩, 먼저 도착한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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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뒤에서 누군가 거친 발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들이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한 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었다. &amp;ldquo;재홍아!&amp;rdquo; 아들이 멈춰 섰다. 시선이 다친 내 눈 주위에 잠시 머물렀다. &amp;ldquo;포기하신 줄 알았는데 앞에 계셨네요. 몸은요?&amp;rdquo; &amp;ldquo;온몸이 쑤셔.&amp;rdquo; &amp;ldquo;그래도 여기까지 오셨어요.&amp;rdquo; &amp;ldquo;나도 네가 안 보여서 포기한 줄 알았다.&amp;rdquo; &amp;ldquo;다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zWLxDl6O9tDrtkhGUsBUQ9_FkV4.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2 Sep 2026 12:54:20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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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수사도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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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산을 오를수록 아파트의 불빛이 한 층씩 높아진다 꼭대기층과 눈을 맞춘 뒤부터 높이는 내 쪽으로 넘어오고 불빛은 한 층씩 낮아진다  마지막 창이 내려갈 즈음 숲이 도시의 어깨를 벗어난다  불암의 중턱 헬기장 하나 태릉의 몸들이 심장을 끌어올리던 자리  깔딱고개를 넘어온 숨이 둥근 바닥에 가라앉는다 붓끝 같은 봉우리 하늘의 여백에 점을 찍고 부처의 머리 너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At0u-NILmkMW7Ipy_vlDZ7Uyh88.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29 Aug 2026 13:15:16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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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홍콩, 바다 밑의 오르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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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들은 금세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따라잡고 싶어 속도를 높였다. 초반이라 힘은 있었고, 마음은 몸보다 급했다. 앞서 있을 아들의 뒷모습을 찾으며 달렸다. 복잡한 도심의 거리가 뒤로 밀리고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응원 소리가 뚝 끊겼고,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됐다. 자꾸 신경 쓰이던 사람들과의 간격은 넓게 둘 수 있었다. 그렇게 10킬로미터까지 생각보다 빠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FNICQdxGNLrKWgzwF4Z5aoJhKH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6 Aug 2026 14:11:59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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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관악산</title>
      <link>https://brunch.co.kr/@@iHrI/43</link>
      <description>정상에서 오르는 일은 끝나고 보이지 않는 원이 시작된다  사람에게 고도는 견딘 만큼의 수직 안테나에게 고도는 멀리 닿는 반경  같은 높이에서 한쪽은 숨이 차고 한쪽은 지평선이 물러난다 흰 돔 속 레이더는 펄스를 하늘로 보내고 돌아온 것만 받아 적는다  보낸 것이 돌아오는 시간만큼 구름은 멀리 있고 되돌아온 세기만큼 그 안에 물이 있다  구름은 제 몸을 돌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yE-UmZSBHSU9V6xWrpzDNK5zHiw.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21 Aug 2026 12:39:23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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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홍콩, 선글라스 뒤의 얼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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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일요일 새벽, 알람이 울리기 전부터 눈이 떠졌다. 아들을 깨우고 빠르게 씻은 뒤 러닝복을 꺼냈다. 상의를 입을 때 여전히 왼쪽 어깨가 불편했다. 옆구리는 그나마 많이 좋아졌지만, 달려본 지 한 달 가까이 되어 실전에서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 앞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천천히 구경하듯 달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옷을 다 입고 나니 그 말이 얼마나 막연한 것이었는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iSuzzatNSMWeUfKj-6IIT272RG4.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9 Aug 2026 12:18:20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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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대산</title>
      <link>https://brunch.co.kr/@@iHrI/41</link>
      <description>월정사 전나무숲 수천 개의 푸른 향 한꺼번에 타오르고 팔각의 돌탑에 아홉 겹 재가 쌓인다  선재길 빛은 흙 위에서 번지고 물소리는 돌 틈을 건넌다  물음이 앞서 가고 대답은 산에 남는다 상원사 범종 쇠가 울리면 둥근 파문이 산을 돌아 모서리를 지운다  동대 서대 남대 북대 중대 다섯 자리가 원을 이루고 봉우리마다 한 잎씩 열려 연꽃이 된다  그 한가운데 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cNojDOLR7X1Qsa_DWDHiBk0NM5w.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5 Aug 2026 12:32:56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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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홍콩, 도시의 시간과 몸의 시간 - 2026년 1월의 기록</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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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금요일 자정 무렵 홍콩에 도착했다. 공항을 빠져나와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이미 날이 바뀌어 있었지만, 홍콩은 좀처럼 잠들지 않는 도시처럼 보였다. 창밖의 불빛은 높은 건물과 좁은 거리 사이에 가득 걸려 있었고, 늦은 시간에도 사람과 차의 움직임은 끊어지지 않았다. 다음 날 낮에 마라톤 엑스포를 다녀와야 했고, 일요일 아침 일곱 시에는 대회가 시작될 예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6KkA__ciUw50DAMpIE6i2kPQCh8.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3 Aug 2026 13:44:30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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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벚꽃, 꽃은 질 때도 아름답다 - 어린이대공원에서 대구스타디움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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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중학교 1학년 봄, 우리 학교는 어린이대공원에서 교내 백일장을 열었다. 학교가 어린이대공원에서 가까워 소풍도 으레 그곳으로 갔는데, 요즘과 달리 그때는 한 학년에 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교실과 운동장 안에 있던 그 많은 아이들이 공원으로 쏟아져 나오는 날이면 소풍인지 백일장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모두 들떠 있었다. 까만 교복에 모자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qNUkeJWI3wYayhEEq8P8G2gmUVs.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9 Aug 2026 14:32:58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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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월악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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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물이 산의 발치까지 차올랐다 영봉은 숲 위에 암벽으로 서 있다 중봉과 하봉은 잠긴 아래쪽을 모른 채 허공 쪽으로만 치솟는다 남한강을 가로막자 산에는 없던 등고선 하나가 생겼다 그 아래 마을은 수심이 되었다 집은 몇 미터 논은 몇 미터 학교와 장터와 골목은 푸른 깊이의 단위다 사람이 살던 높이 위로 배가 지나간다 한쪽 이름은 댐에서 내려오고 한쪽 이름은 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v8mauhcFnAZLccn_rSpQg2hFur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7 Aug 2026 15:26:39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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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금빛보다 옻에 가까운 - 킨츠기와 내 얼굴 속 티타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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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일본에서 돌아온 뒤, 교토의 한 상점에서 보았던 그릇의 금빛 선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깨진 조각을 옻으로 이어 붙이고 그 자리에 금가루를 입히는 일본의 전통 수복법, 킨츠기였다. 그러자 문득 내 얼굴 속에 남아 있는 티타늄이 떠올랐다.  1999년 12월 초였다. 새천년을 몇 주 앞두고 가족과 함께 스키장에 갔다. 나는 스키를 몇 번 타보지 않아 잘 타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uw7CIxBrLWvyPBsjFvbFlbVrm2s.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5 Aug 2026 02:06:52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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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국화, 그 이름 아래 - 중랑천에서 남한산성을 지나 종달리까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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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평소 퇴근길에는 중랑천 오른쪽 하천길을 달렸다. 집이 노원구에 있어 자연스럽게 굳어진 동선이었다. 같은 시간대에 같은 방향으로 오래 달리다 보면 다리와 둔치, 운동시설과 나무의 순서까지 몸이 먼저 기억한다. 익숙함은 달리기를 편하게 해주는 대신, 풍경을 바라보는 눈을 조금씩 무디게 한다.  6월 초 어느 날, 나는 평소와 달리 건너편 길로 넘어갔다. 특별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L4E_zsJIxLGUeZIxH24f6bUX94U.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2 Aug 2026 13:47:19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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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속리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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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속세를 벗는다는 산문 어린 용포를 밟고 행차가 들었다  말티재는 열두 번 몸을 접었으나 가마에서 내려 말에 오른 등은 한 번도 굽지 않았다  길을 연 소나무 가지 정이품의 이름이 걸렸다 사람의 자리도 나무의 어깨도 제 아래 두어야 감기는 눈  세월은 품계를 읽지 않았고 태풍과 폭설은 가지를 꺾었다  늙은 나무가 지지대에 기대는 동안 왕이 매긴 높이는 한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Z9wuZdftkpHXB6TIzYo1A23zfjk.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31 Jul 2026 12:18:13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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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교토, 완주 뒤의 느린 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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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헤이안신궁 부근에는 아직 대회의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 완주자들은 기록을 확인하고 메달을 들어 사진을 찍었다. 자원봉사자의 안내와 가족들의 목소리, 늦게 들어오는 러너를 향한 박수가 늦겨울의 찬 공기 속에서 뒤섞였다.  교토 마라톤의 결승선 너머로 헤이안신궁의 거대한 주홍빛 도리이가 눈앞을 가득 채웠다. 두 기둥은 아래로 갈수록 조금씩 벌어졌고, 맨 위 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Rl3AN-SMBAKozP3zZdHTLx2inBI.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9 Jul 2026 13:06:03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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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꽃, 꽃이 진 뒤에 들리는 것 - 세미원과 우에노공원 사이</title>
      <link>https://brunch.co.kr/@@iHrI/33</link>
      <description>연꽃은 아침에 핀다. 해가 높아지기 전 꽃잎을 열고, 한낮을 지나며 서서히 몸을 거둔다. 활짝 핀 연꽃을 보려면 하루가 아직 뜨거워지기 전 연못에 닿아야 한다.  아들이 양평에서 군 복무를 하던 때, 주말이면 자주 면회를 다녔다. 연꽃이 피는 철에는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 세미원에 들렀다가 부대로 갔다. 오전에 가장 활짝 열린 연꽃을 보고, 러닝하기에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aqM5WFhcNvKkzB1nBoQKkcERH3g.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6 Jul 2026 01:40:12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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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룡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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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벚꽃의 환한 소란 동학사 산문을 대신한다 가지마다 흰 처마를 잇고 꽃그늘로 입산한다  숲속 두 탑 오뉘라는 이름 아래 다섯 층과 일곱 층의 적막 서로 다른 키로 서서 한 하늘을 나누어 받는다 그 위로 돌의 볏이 이어지고 용이라 불린 산은 사람의 발아래에서 한 뼘씩 좁아진다  알을 품은 금계 아래 땅의 혈은 맺히고 비룡의 등을 따라 돌비늘이 하늘을 밀어 올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aH6-p0FSlZWUscEL1Coo1EfTiG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24 Jul 2026 12:58:48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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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교토, 다시 만난 두 리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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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32킬로미터 지점의 보급대에서 쉬고 있던 아들을 만났다.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다. 초반에 앞으로 쏘아져 나가던 몸이 후반에는 길가에 멈춰 서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싶었다. 나는 아들의 훈련량을 알고 있었고, 초반의 오버페이스가 후반에 어떤 값을 치르게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젊을 때는 대개 자기 몸이 끝까지 버텨줄 거라 믿는다. 그 믿음 자체는 나쁘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tG5yqu7NsLU7LGrHfzngIT8BBY.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1 Jul 2026 19:17:25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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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능소화, 담장 너머로 기웃거리는 여름 - 뚝섬 옹벽과 월륜사 돌담 사이</title>
      <link>https://brunch.co.kr/@@iHrI/30</link>
      <description>여름이 무르익을 무렵, 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피어난다. 처음에는 몇 송이만 조용히 얼굴을 내밀다가, 어느새 벽을 타고 주황빛 꽃들이 흘러내린다. 멀리서 보면 불빛 같고, 가까이서 보면 참았다가 겨우 밖으로 나온 말들 같다.  능소화는 담장을 넘어 집 밖으로 가지를 늘어뜨린다. 풍성한 꽃송이들이 기와와 처마 아래로 주렁주렁 매달려 골목을 기웃거리는 듯, 안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HrI%2Fimage%2Fg5kH9b4EcNg461ucTKJ0G1N9CmQ.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8 Jul 2026 14:28:48 GMT</pubDate>
      <author>박정호</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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