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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빨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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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지나치는 풍경과 온기. 불안을 기억하고 씁니다.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 운문과 산문 사이에 글을 씁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11 Oct 2026 12:18:1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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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나치는 풍경과 온기. 불안을 기억하고 씁니다. 따뜻하고 슬픈 이야기. 운문과 산문 사이에 글을 씁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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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축제 -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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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이 되는 계절에 지역 축제가 한창이었다. 아직은 덜 덥고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날씨. 해가 지기 시작한 시간, 축제장으로 향했다.  길게 늘어선 플리마켓에서는 키링이나 머리핀, 피규어, 퀼트 제품들을 팔고 있었다. 한쪽 편에는 지역 특산품, 토마토, 수박, 체리, 버섯, 약과가 걸으면서 먹을 수 있게 손질되어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TlJZoME52-t1OEhEh9TFxKIPE9U.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5 Jun 2026 07:37:28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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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 - 아욱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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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무작정 누군가를 기다려야 해서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왔다. 오래 있어도 눈치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이 자주 들락거려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시간을 보내기에 적절한 곳이다.  주말의 카페에는 연인이나 친구, 관계를 잘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고, 각자의 이야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헤드폰을 낀 혼자 온 여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책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QTUXKcPPVW0n2vr_Jv7PvOmqiSY.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8 Jun 2026 06:24:31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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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 감기 - 어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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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초여름 더위가 며칠째 계속 되었다. 방 공기가 후덥했다. 약간 땀이 나려고 하는 것도 같았다. 창문을 활짝 열고 잠이 들었다. 첫째날은 잠이 왔다. 둘째 날은 약간 추웠다. 셋째날은 자다가 깼다. 모달 솜 이불을 덮고, 선잠이 드는 동안 도끼로 나무의 밑둥을 베는 이미지가 그려졌다. 나무를 베고 또 베고, 그러다 잠이 들었다. 아침에 목이 부어 따끔거렸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P0tstww6IlUagXd8qKqa5hV_NJQ.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1 Jun 2026 07:11:51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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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일 - 새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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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산을 오르던 꿈을 꾸다가 입이 말라 깼다. 조용히 거실로 나가는 내 뒤를 두 번째 고양이가 바짝 따라온다. 시계를 보니 5시 40분이 넘은 시간. 이미 동은 터서 하늘이 밝다. 밖에서 까치 무리가 소란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고, 소파에 앉아 물 한잔을 들이켜는데 두 번째 고양이 물그릇에 사료조각이 뜬 게 보인다. 고양이는 예민한 동물이라 물이 조금이라도 더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MUiyIt_LQQS7GPQBcCmpE0M2CHo.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9 Jun 2026 23:00:38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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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여름 - 생의 계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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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방충망을 뚫고 불 켜진 창으로 벌레가 하나 둘 들어온다. 여름밤은 아름답고, 번잡스럽다. 모든 것이 살아 숨 쉬고, 벌써 풀 익는 냄새가 난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을 다 오르자, 작은 팔각정이 나온다. 팔각정 난간에 둘러앉아 사람들이 바람을 쐬고 있었다. 전망대 위의 바람은 시원했다. 사진을 찍고, 흔들 다리도 건너고, 산 위에서 강줄기를 따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41lMqUKMbqapmmMup6mpMmXFWsI.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4 Jun 2026 07:33:54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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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쁨 - 빗방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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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작은 기쁨을 찾아가다 보면 큰 기쁨을 만날 것 같지만, 작은 기쁨 뒤엔 슬픔이나 외로움이 찾아온다. 기쁨이란 어디 모서리에 긁힌 상처 같아서 잠깐 따끔하게 존재를 드러내지만, 곧 잊혀진다. 샤워를 할 때 비눗물이 들어가면서 쓰라려야 그게 기쁨이었구나 떠올리게 된다. 기쁨은 과거형이다, 슬픔을 마주해야 그때가 기뻤던 날이란 걸 알아챈다.        우수관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00P8c27dS8nMsiI9ZWtd86N2Dh4.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8 May 2026 08:22:04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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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의 소리 - 휘파람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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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잔기침과 객담이 오래 지속되었다. 밤과 아침에 심했는데, 병원 약을 먹어도 잘 듣지 않았다. 한의사는 기운이 올라오지 않아서 낫지 않는 거라고 말했다. 며칠간 몸살 기운이 있어서 뭐라도 조금만 하면 몸이 아파 일어나기 힘들었다. 죽을병도 아닌데, 왜 이 한 몸 일으키기가 이렇게 어려울까. 대근육이 쪼그라드는 느낌이 든다. 눈도 뻑뻑하고 열감이 계속 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TNQnESkXWkQcokOQKVmWHFkaQ_4.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1 May 2026 06:17:57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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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다의 기억 - 바지락 미역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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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서해에서 바지락이 왔다. 하얀 스티로폼 박스에는 바지락 반 해수가 반 들어 있어 무척 무거웠다. 비닐에 두 번 싸인 바지락은 알이 고르지 않았다. 한 바다에서 자라도 크기가 다른 건 당연하다.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작다. 해감을 위해 검은 비닐봉지를 씌워 하루를 냉장고 안에 두었다.  다음날 조개들이 뱉어낸 물로 스텐 볼 안에 물이 넘쳐 냉장고 안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Kn6b9YTZ-6pt28wumzOuCaYKaiA.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4 May 2026 13:00:13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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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바람과 목욕탕 - 오늘의 기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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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으스스한 봄날이었다. 바람이 몹시 불었고 보슬비가 내리면서 옷깃을 파고들었다. 사람이 가장 적을 것 같은 시간에 목욕탕에 갔는데 주차장에는 비를 맞고 있는 차들이 즐비했다. 똑똑 사이드 미러에서 빗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카운터에서 돈을 내고 수건을 건네받았다. 비치된 열쇠가 몇 개 없었다. 27번을 골라 들고 자물쇠가 고장 난 신발함에 신발을 넣고 탈</description>
      <pubDate>Thu, 07 May 2026 05:31:55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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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빛과 그림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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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올해 처음 아이스커피를 내렸다. 커피는 밤의 그림자처럼 어둡고 깊었다. 차가운 커피가 입술에 닿고 입안을 채우고 식도를 따라 위장으로 내려갔다. 아이스커피가 지나간 자리에 차가운 온도가 남았다. 조금 이른 아이스커피가 서늘했다.   낮의 그림자에는 빛이 있다. 빛이 있기 때문에 그림자도 있다. 낮의 그림자는 눈부신 빛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게 해 준다. 잠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cOR7F8qRjy7B_oFS6o7PYRQ0ZMk.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30 Apr 2026 05:28:01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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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긴장 - 정신을 차려보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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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비가 낮에 내렸다 그치고 잠깐 추워졌다. 꽃가지가 뚝뚝 떨어져 있다.    이 주간 마음이 쫓겨 정신이 차려지지 않았다. 일상을 사는 데도 계속 쫓기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긴장 상태라 침대에 누워서도 온몸이 뻣뻣했다. 내 몸의 기척을 본능적으로 아는 건지 두 번째 고양이도 내 옆에서 잠들지 않았다.   낮동안에는 최대한 일상적으로 생활하려고 했다. 할 일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0rP0cbgo6Z1zQYlWumrEr7PGwV8.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3 Apr 2026 05:25:18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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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잔물결 - 기억이 밀려 나갔다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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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벚잎이 아직 남아있는 꽃들 옆에서 고개를 내민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가 빨갛다. 호수로 떠밀려간 꽃잎들이 잔물결에 겹겹이 몸을 포개고 떠있다. 물살이 흔들리는 대로 좌로 갔다 우로 갔다 앞 뒤로 물결을 탄다. 시커먼 호수에 분홍색 꽃잎이 새살처럼 떠다닌다. 분홍 잔물결이 흙 둔덕을 조금씩 깎아내린다.  도시는 남쪽만큼이나 여름이 빨리 온다. 올해는 모든 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Bc5pvNkAUXi41NLC1gedA__Gu-8.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9 Apr 2026 07:09:56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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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꽃바람 - 이 생을 빚지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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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꽃샘추위가 예보된 날이었다. 그날따라 찬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등기를 보내기 위해 찾은 우체국 뒷마당에는 벚꽃이 여러 그루 활짝 피어 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알 수 없는 바람에 벚꽃이 오소소 일어났다. 나비 날갯짓 같은 꽃바람이 불었다. 연분홍 꽃잎이 공중을 한들한들 날았다. 신부 어머니의 연분홍 색 치맛자락이 펄럭이는 것 같았다. 어지럽게 날아다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Kvv6N4l3t7z8v-tlOlEo5NiCvTk.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9 Apr 2026 07:00:12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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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냄새 - 벚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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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향긋한 냄새에 뒤돌아보니 바람에 실려온 꽃냄새였다.  손가락을 쫙 펼쳐본다. 며칠 전 친구가 붙여준 네일 스티커가 반짝반짝 빛난다. 손톱이 잘 찢어지고 손에 상처가 많아서 네일아트는 해볼 생각을 못했었는데, 이 네일스티커 하나에 기분이 좋아진다. 손톱에 벚꽃이 앉아있다.   버스정류장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타신다. 노란 커버가 씌워져 있는 노약자석에 앉으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vcaydzE9wsvomsg5S1cX5aiSfJs.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2 Apr 2026 13:17:21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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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비와 달래 - 불행과 행복은 깨져서 온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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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직 갈지 않은 밭에서 검은 비닐이 나부끼고 있었다. 몇몇의 부지런한 농부들의 밭은 갈아 엎어져 벌써 양파나 마늘을 심어 가지런히 정리해 놓았다. 밭둑에는 검불들이 엉켜있는데, 농수로에는 산에서 녹아 흘러든 맑은 물이 졸졸졸 흘렀다. 자갈을 섞어 만든 시멘트 농수로 바닥의 모래가 영롱하게 비추어 보였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의 옷차림은 겨울이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M5DENr94fIBXV6OmO9vZoKPRnNY.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6 Mar 2026 12:43:56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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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행과 햇볕 - 빛이 있는 곳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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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감사를 세 번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감사할 일이 일어나기 전에 일어났을 때 일어나고 난 후에  할머니 세 분이 식당 앞 경계석에 앉아 볕을 쬐고 계신다. 봄이 되면 어디선가 나타난 할머니들이 햇볕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아계신 걸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찾는다. 할머니들도 그러할 것이다.  입술이 불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Au42JoeH-36QfHurxqTkyaabsoo.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9 Mar 2026 05:00:12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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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비와 전쟁 - 먹고 사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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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비가 온다는 핑계로 산책을 가지 않았다. 향초를 켜고 집안에 습기를 말렸다.  겨울에는 샤워를 하고 나오면 건조하게 데워진 공기에 머리가 빨리 말랐다. 젖은 머리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영화를 본다. 전술을 짜는 주인공의 독백이 낮게 들려온다.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서 인물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한다.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만 길게 들린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qLEwGYYvLwCIF6yY2toX95W1njQ.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2 Mar 2026 05:00:12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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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지는 해 - 잘 살아야지 했다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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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안개비가 종일 내렸고, 창밖에 도시는 안개비에 싸여있다. 지나가는 차들이 대신 빗소리를 낸다. 3월이 되었는데 들려오는 소식마다 비보다. 내 몸은 습기를 잔뜩 머금었다. 기침을 할 때마다, 흉통이 울린다. 꽃이 곧 필 거라는 소식이 가지 끝마다 돋아나 있는데,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지막 집들이를 온 지인들이 &amp;ldquo;이 집에서 좋은 일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vqU5wHn9J8J3BhCYGfgQq6NcNtU.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5 Mar 2026 04:52:00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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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눈과 겨울눈 사이 - 헤어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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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눈 오는 날의 생일이란 책을 읽고 있을 때 창밖으로 눈이 내렸다. 눈이 모든 곳에 쌓이기 시작했다. 차양막에, 덤불 위에, 쌓아놓은 각목 위에, 말라비틀어진 고춧대 위에. 몇몇의 남자들이 가래를 밀며, 도로의 눈을 치웠다. 무색할 만큼 돌아서면 눈이 바닥의 흙과 엉겨 붙어 검게 쌓였다. 치우는 일이 소용없을 것 같은데도 남자는 어깨와 머리 위에 눈이 달라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OH7_ld9FXugoAQnSeoXICdP_jt0.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6 Feb 2026 06:00:08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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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동선 - 한 가지는 할 수 있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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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어제 사은품으로 받아온 시장바구니에는 택이 달려 있었다. 손잡이에 달린 택을 자르기 위해 부엌 서랍을 열었다. 가위로 택을 자르고 나니 미뤄두었던 잘라야 하는 것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바지에 삐져나온 실밥을 자르고, 극세사 담요의 실밥을 잘랐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구절을 노트에 썼다. 조카의 세뱃돈을 봉투에 넣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문구를 쓰고,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eUr0%2Fimage%2FK8ewrMss96LRl2EifGIChPLNB1o.heic"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9 Feb 2026 10:38:17 GMT</pubDate>
      <author>빨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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