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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리사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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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quot;현실의 틈새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amp;quot; 불안하지만 찬란한 청춘과 중년의 경계선에서 소설 같은 순간을 건져냅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Sun, 11 Oct 2026 09:21:26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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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mp;quot;현실의 틈새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들&amp;quot; 불안하지만 찬란한 청춘과 중년의 경계선에서 소설 같은 순간을 건져냅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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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좋은 걸 볼 때마다 이제는 애들이 생각나는 이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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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이들 없이 도쿄로 2박 3일 여행을 왔다. 혼자 떠난 여행은 너무 좋았고, 일본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잊고 있었던 자유의 향기가 확 와 닿았다.  호텔에 짐을 풀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출근길 사람들이 앞만 보며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발걸음이 가볍다. 길모퉁이 작은 식당에 들어가 따뜻한 메밀국수를 시켰다. 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누구 입도 닦아 줄 일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SQ4wvA7LE2wrnfhAPvmJ-3N_dS4.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25 Sep 2026 16:40:37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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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선한 새벽바람과 조금 녹슨 몸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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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새벽 세시, 잠결에 뒤척이다 답답함에 창문을 슬그머니 밀어 열었다.  그 순간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공기의 찬기에 멈칫했다.  지난 몇 달간 밤낮없이 살갗에 들러붙던 지독한 열기는 온데간데없고, 열린 틈 사이로 어스름한 새벽의 물기가 서늘하게 감돌았다. 숨을 들이켜자 폐부 깊은 곳까지 촉촉하고 청량한 냉기가 닿는다.  귀를 기울이니 매미의 날 선 아우성&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N36HcRHl3vBD2FaUvRlKQqy51V4.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25 Sep 2026 02:11:32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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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혼자인 시간의 밀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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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금요일 저녁 일곱 시, 회사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어디로 갈지 의논하는 사람들, 전화기에 대고 &amp;quot;거의 다 왔어&amp;quot; 하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양쪽 귀에 이어폰을 꽂고 서 있었다. 아무와도 약속이 없는 금요일. 예전에는 그게 패배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아니다. 신호가 바뀌고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p_8gIcEKb__Uq3e1XAcTP5qmyXo.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9 Apr 2026 16:29:48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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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얼음이 잠기는 속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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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금요일 밤 열 시, 집에 도착해서 현관문을 닫았을 때의 정적이 있다. 일주일 동안 쌓인 소리들이 문 바깥에 남겨지고, 실내에는 냉장고의 낮은 윙 소리와 시계의 초침 소리만 남았다. 코트를 벗어 걸고, 구두를 벗고, 맨발로 마루를 밟았다. 발바닥에 나무의 차가운 표면이 닿았다. 겨울 밤의 마루는 양말을 신어도 차가운데, 맨발이면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그 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B0XMgz4uNBvRUPY6i9rNmBj42m8.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10 Apr 2026 03:59:55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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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호텔 커튼을 열기 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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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카드키를 대면 초록 불이 켜지고, 잠금이 풀리는 소리가 난다. 딸깍, 하는 그 기계적인 소리가 호텔 복도에서 유난히 크게 울린다. 카펫이 깔린 복도는 소리를 흡수해서 발소리조차 나지 않는데, 그 속에서 문 잠금 풀리는 소리만 또렷하다.  문을 열고 한 발짝 들어서면 호텔방의 고유의 냄새가 느껴진다. 세탁된 시트의 냄새, 카펫의 냄새, 에어콘이 순환시킨 공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qO4DBe5XryP7A-ZfUiRC_Z011zo.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30 Mar 2026 08:00:06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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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공항에서 기다리는 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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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출발 세 시간 전. 탑승권을 발권하고, 짐을 부치고, 보안 검색을 통과하고 나면 남는 것은 시간뿐이다. 보안 검색대를 지나는 순간, 벨트를 다시 매고 신발을 다시 신고 가방을 다시 어깨에 올리면서, 몸이 한 단계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짐을 부쳤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언가를 통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면세 구역의 긴 복도에 서서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4puq8zSLqP2F65SqVS1hLEPCBkA.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23 Mar 2026 06:28:06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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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 오는 날의 국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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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침부터 비가 왔다. 소리로 먼저 알았다. 눈을 뜨기 전에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고, 그 소리가 고르지 않다는 것도 알았다. 바람이 있는 비였다. 빗소리가 세졌다 약해졌다 하는 건 바람이 방향을 바꾸기 때문일까. 이불 속에서 눈을 뜨고 천장을 보는데, 방 안이 평소보다 어두웠다. 비 오는 날의 아침은 해가 떠도 해가 뜨지 않은 것 같은, 그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I8aIgXQPtb4yg-h3ubE26a3j2r8.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2 Mar 2026 03:13:14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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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 옥상에서 해가 지는 동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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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옥상 문을 열면 바람이 먼저 온다. 아래층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바람이 문이 열리는 순간 머리카락을 낚아챈다. 문틈으로 바람이 빨려 들어가면서 우우, 하는 낮은 소리를 냈다. 계단을 올라오는 동안 좁고 어둡고 시멘트 냄새가 나던 공간에서, 한 걸음 만에 하늘이 사방으로 열리는 이 전환이 매번 놀랍다. 몸이 반응하는 것은 시야보다 피부가 먼저다. 바람의 온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nbA9SXYDjx793xPobS1IZIn8qS4.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5 Mar 2026 03:23:24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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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 헤어지고 나서 배우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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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냉장고에서 연겨자를 꺼내다가 멈췄다. 나는 원래 연겨자를 먹지 않는 사람이었다. 족발을 시키면 새우젓에만 찍어 먹었고, 냉면에도 겨자를 풀지 않았다.  이러던 나를 그 사람이 바꿔놓았다.  겨자 안 넣으면 맛을 반만 먹는 거야, 라고 했던 목소리에 한번 찍어먹어봤고,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눈물이 났고, 그 사람은 웃었고, 나도 웃었고, 그 뒤로 연겨자는 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zbI7FB47YyUf3BAM75e9Q5COda4.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4 Mar 2026 01:47:23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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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 좋은 대화가 남기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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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 문장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amp;quot;네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너를 만든 부분도 있잖아.&amp;quot; 그녀가 와인잔을 내려놓으며 말했고, 나는 입을 벌린 채 멈췄다. 이태원 경리단길 끝자락의 작은 와인바, 목요일 밤 열 시. 우리 테이블 위에는 반쯤 비워진 레드와인 한 병과 마른 치즈 몇 조각, 그리고 서로의 말이 만들어낸 보이지 않는 것들이 놓여 있었다.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PUQaP_i7EzzoXmlgUT3ehcME5o.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1 Mar 2026 16:04:03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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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 토요일은 이불 안에서 시작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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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알람이 울리지 않는 아침은 소리부터 다르다. 평일에는 스마트폰의 진동이 침대 옆 탁자 위에서 윙윙거리며 하루를 끊어내는데, 토요일에는 그것이 없다. 대신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창문 너머의 새 소리이거나, 윗집에서 물 내리는 소리이거나, 혹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자체다. 그 고요함 안에서 눈을 뜨는 것이 아니라 눈이 저절로 떠지는 감각. 의지가 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GoxOL7ETe4DhTViZIWDyzgaKFsw.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07 Mar 2026 06:03:53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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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 오래 우린 것들의 색</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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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일요일 오후,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시간.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바닥 위에서 기다란 직사각형을 만들고 있었다. 그 빛의 색이 바뀌고 있었다.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아주 느리게. 겨울 오후의 빛은 여름과 다르다. 각도가 낮아서 방 안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고, 색이 따뜻하다. 그 빛 안에 먼지가 떠다녔다. 보통은 보이지 않는 것들이, 빛의 각도가 맞으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YYQwXIksgh3Sm5I6q1BrBfyxI2Q.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1 Mar 2026 10:00:08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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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 오래된 골목의 문을 밀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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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큰 길에서 한 블록만 들어가면 공기가 달라진다. 차 소리가 뒤로 물러나고, 건물과 건물 사이로 좁아진 하늘이 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발밑의 바닥도 바뀐다. 아스팔트에서 콘크리트로, 콘크리트에서 오래된 타일로. 타일의 색이 고르지 않아서 걸을 때마다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촉이 미세하게 달랐다. 이 골목에 처음 들어선 것은 지난가을이었다. 누군가 인스타그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O_F2-ZqEySvYMetZvG_qjsV_Ank.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1 Mar 2026 00:48:56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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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걸으면서 알게 되는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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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바람이 볼을 스쳤다. 어제와 다른 바람이었다. 어제는 차갑고 건조해서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차갑지만 축축했다. 수분을 머금은 공기가 얼굴에 닿으면 느껴지는 특유의 감촉이 있다. 건조한 찬 바람은 피부를 할퀴듯 스치지만, 습한 찬 바람은 피부를 감싸듯 스친다. 같은 온도인데 습도 하나로 바람의 성격이 달라진다. 계절이 바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rjGawSB7JpWwHy9_055h3XY3E2E.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2 Feb 2026 03:00:08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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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 밤공기를 들이마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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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자정이 가까운 시각에 창문을 열었다.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다. 시계를 보지 않았으니까. 다만 건너편 아파트 불빛이 대부분 꺼져 있었고, 간간이 남아 있는 불빛도 거실이 아니라 침실 쪽의 희미한 것이었으므로, 열한 시는 넘었을 거라고 짐작했다. 창문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잠금장치가 딸깍 소리를 냈고, 유리가 안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바깥공기가 밀려들어왔다. 공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hxap5DRLCVlXjAKUkm5I63_iDP8.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21 Feb 2026 17:51:31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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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 샤워 후 3분의 시간</title>
      <link>https://brunch.co.kr/@@b5pj/33</link>
      <description>욕실 문을 열면 두 개의 공기가 부딪힌다. 안쪽의 뜨겁고 습한 공기와, 바깥의 서늘하고 마른 공기. 그 경계가 문틈을 따라 얼굴 위를 스쳐 지나갈 때, 이마와 볼 위에 온도 차이가 동시에 느껴진다. 왼쪽은 아직 욕실의 열기 안에 있고, 오른쪽은 이미 복도의 서늘함에 닿아 있다. 한 얼굴 위에 두 계절이 겹쳐 있는 것 같은 순간. 그것이 삼 분의 시작이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hrOln1uLUY18h4tH2_tlhgGWJlg.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8 Feb 2026 16:12:53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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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 오후 세 시, 창가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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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 카페에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창가 자리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창가 자리에 오후 세 시에 앉았을 때 일어나는 일 때문이다. 그것은 드라마틱한 일이 아니라 빛에 관한 일이고, 빛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방식에 관한 일이다. 매일 가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두 번, 오후 시간이 비는 날에. 가방에 책 한 권을 넣고 나선다.  두 시 반에 도착했다. 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ky8_3oFrkVcexKt5kS8yOL9rmTk.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17 Feb 2026 17:08:54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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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amp;nbsp;비를 맞기로 한 퇴근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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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사무실을 나서는데 비가 오고 있었다. 현관 유리문 너머로 아스팔트가 검게 젖어 있는 게 보였고, 가로등 빛이 그 위에서 길쭉하게 늘어져 반사되고 있었다. 비가 올 줄 몰랐다. 아침에 날씨를 확인하지 않았고, 하늘을 올려다볼 틈도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우산은 없었다. 가방 안을 한 번 뒤져보았지만 손에 잡히는 건 텀블러와 이어폰 케이스뿐이었다. 현관에서 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3w2cHkDO3SyU2Uldqq9AwkGVXlQ.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5 Feb 2026 05:00:03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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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amp;nbsp;첫 모금의 온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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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주전자 안에서 물이 끓기 시작하는 소리는 한 가지가 아니다. 처음에는 바닥에서 작은 기포들이 올라오면서 내는 잔잔한 딸깍거림, 그다음은 기포가 커지면서 수면을 밀어 올리는 둔탁한 울림, 마지막에는 뚜껑이 미세하게 들썩이면서 내는 금속성의 떨림. 나는 그 세 단계를 모두 듣고 나서야 불을 끈다. 95도. 커피를 내리기에 가장 좋은 온도는 85도에서 92도 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13wAiY8etX28TdDPNR_bjG67Jy8.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13 Feb 2026 17:47:27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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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 알람이 없는 아침에 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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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커튼 사이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얇은 줄기 하나가 이불 위를 가로질러, 내 손등 위에 멈춰 있었다. 따뜻하다기보다는 미지근한, 아직 힘을 다 내지 않은 빛이었다. 눈을 뜬 건지 뜨고 있던 건지 모르겠는 상태로, 나는 천장을 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천장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반쯤 감긴 눈꺼풀 사이로 흐릿한 흰색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b5pj%2Fimage%2FDSmnE934HpmInqMB9bI6gtxKH2E.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10 Feb 2026 21:37:01 GMT</pubDate>
      <author>유리사탕</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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