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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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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시선時線, '시간이 가는 길'입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Mon, 12 Oct 2026 03:47:15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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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선時線, '시간이 가는 길'입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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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부모님과 대화가 세 마디를 못 넘깁니다 - 부모님의 그 세 마디에는 질문이 들어 있지 않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32</link>
      <description>밥 먹었냐, 응, 들어가라. 통화가 늘 이렇게 끝납니다. 할 말이 없는 게 아니라, 꺼내면 잔소리로 번질까 봐 삼킵니다. 부재중 전화를 보고도 한참 뒤에야 다시 겁니다. 이 세 마디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요?  지난봄, 부모님 집에서 저녁을 먹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었다. 그 집으로 가는 동안 여쭤볼 것을 세 가지 골라 두었는데, 밥상에서는 하나도 꺼내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1rzJgfDUKsdkUXSuq8NxyRxCB4k.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1 Oct 2026 22:00:1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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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덜 마른 자리</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38</link>
      <description>문을 열자 갇혀 있던 바람이 먼저 훅, 쏟아졌다. 한낮인데도 바깥보다 속이 더 더운 곳. 사람은 없고 방금 숨을 멈춘 통 하나. 바구니를 끌어다 대고 더미를 한 아름에 안는다. 세제 냄새가 목까지 차올랐다가 가슴께에서 천천히 가라앉는다.  접으려고 헤치는데 한 장만 차다. 통 벽에 등을 붙인 채 끝까지 돌지 못한 모양이다. 두꺼운 솔기 안쪽이 아직 눅눅해,</description>
      <pubDate>Sun, 11 Oct 2026 06:00:18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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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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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직장에서 배운 첫 문장, &amp;quot;네, 해보겠습니다&amp;quot; - &amp;quot;네, 해보겠습니다&amp;quot;는 아직 내 입에서 제일 먼저 나온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31</link>
      <description>&amp;quot;이거 오늘까지 되나?&amp;quot;  과장이 서류 한 묶음을 내 책상에 올려놓으며 물었다. 출근 셋째 날이었다. 나는 그 서류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amp;quot;네, 해보겠습니다.&amp;quot;  내 입에서 나온 소리를 내가 들었다. 생각보다 목소리가 컸다. 과장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옆자리 선배가 나를 보고 웃었다.  과장이 물은 것은 되느냐였고 내가 답한 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bTayUq5bMZZNsIM_Lsg4KGdstSA.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0 Oct 2026 22:00:08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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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amp;middot; 다 같은 어른이 아니어도 괜찮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30</link>
      <description>나는 아직도 어른인 척을 한다.  추석 연휴 첫날이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아들이 현관에서 운동화를 종이백에 담고 있었다. 학기 내내 신은 걸 동네 신발 세탁소에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다 신발장 맨 아래 칸에서 내 구두를 집어 들었다.  &amp;quot;아빠 구두는 왜 앞만 닳아요?&amp;quot;  나는 대답 대신 웃었다.  어른은 한 가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description>
      <pubDate>Sat, 10 Oct 2026 05:02:1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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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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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점심 메뉴를 정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 - 결재는 조직도를 따라 흐르지만, 사람은 질문을 따라 일어선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9</link>
      <description>열두 시 십 분 전이 되면 사무실의 소리가 한 칸 내려간다. 자판 소리가 뜸해지고, 서랍이 한 번씩 열렸다 닫힌다. 그래도 아무도 일어서지 않는다.  그 사무실에서 나는 가장 늦게 들어온 사람이었다. 그러니 내 몫의 일이 하나쯤은 있다고 믿었다. 수첩 뒷장에 식당 세 곳을 적어 두었다가, 열두 시 구 분 전에 일어나 말했다. &amp;quot;오늘 제가 예약해 둘까요.&amp;quot;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7RCN58zf-iHlhTJPb4rmrk3xQRY.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9 Oct 2026 22:00:09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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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친한 줄 알았던 친구가 멀어졌습니다. 붙잡아야 할까요? - 끊긴 연락은 대개 잠긴 것이 아니다. 아무도 틀지 않았을 뿐이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8</link>
      <description>연락이 뜸해진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며칠 전 생일 알림이 떠서 화면을 한참 보다가 그냥 닫았습니다. 서운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제가 먼저 하면 되는데 손이 안 갑니다. 이대로 두어도 되는 건지, 붙잡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반년 만에 그 이름을 눌렀던 밤이 있다. 신호가 두 번 가고 목소리가 왔다. 잘 지내냐, 잘 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mwwcmDsf3dyC8llULuATTLF1C_U.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8 Oct 2026 22:00:18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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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에필로그 &amp;middot; 가벼워진 마음이 사람을 살린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6</link>
      <description>&amp;quot;이거 언제부터 있었어.&amp;quot;  아내가 트렁크 문을 올린 채 나를 돌아봤다. 아내의 손끝은 천으로 된 수납 상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옆에 접이식 캠핑 의자 두 개가 누워 있었다. 교회에 가져갈 팥빵 상자와 과자 봉지를 넣을 틈이 없었다.  의자는 아내 것이었다. 지난가을 처제가 캠핑 장비를 바꾸면서 넘겨준 것이었다. 나는 그 의자를 두고 여러 번 말했다.</description>
      <pubDate>Wed, 07 Oct 2026 22:00:17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guid>https://brunch.co.kr/@@aeGe/126</g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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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른은 정답이 아니라 리듬이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5</link>
      <description>복사기가 데워지는 동안 나는 버튼을 네 번 더 눌렀다. 새벽 2시, 사무실 복도 끝. 제안서 200장을 아침 9시까지 묶어야 했다.  표시등은 주황색이었다. 예열 중이라는 뜻이다. 아는데도 손이 갔다. 네 번째로 누르자 기계가 한 번 크게 웅 하고는 다시 조용해졌다.  내 서랍에는 남의 명함이 열 몇 장 들어 있다. 닮고 싶던 사람들의 것이다. 말투가 단단</description>
      <pubDate>Tue, 06 Oct 2026 22:00:2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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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얇은 쪽</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7</link>
      <description>새 비누에 물을 묻히자손바닥에서 자꾸 미끈, 달아났다아무 데도 닳아 본 적 없는 모서리가아직 꼿꼿이 서 있어쥐면 쥔 만큼 빠져나갔다  비누 받침 구석, 실금 간 채 말라붙은지난 조각을 그 등에 대고 지그시 눌렀다다 내어 주고 남은 얇은 쪽이 먼저 닿는다  며칠 쓰고 나면어디까지가 지난 것이었는지손도 모르게 될 것이다</description>
      <pubDate>Tue, 06 Oct 2026 06:00:0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guid>https://brunch.co.kr/@@aeGe/127</guid>
    </item>
    <item>
      <title>완성 보고보다 중간보고가 실력을 만든다 - 완성된 보고는 결과를 전하고, 중간보고는 신뢰를 전한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4</link>
      <description>&amp;quot;이걸, 왜 지금 가져오셨어요.&amp;quot;  물음표가 붙지 않은 물음이었다. 나는 스무 장짜리 보고서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있었고, 표지가 내 쪽을 향해 있었다. 뒤늦게 돌려 잡았다.  방에 들어서며 나는 팀장 얼굴부터 살폈다. 다른 사람들의 눈은 내 손에 먼저 가 있었다. 그 회사에서 보고서는 반으로 접어 한 손에 들고 오는 물건이었다. 펼친 채 두 손으로 받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4AKFYFNObDf005jMjG5nagoGvLY.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05 Oct 2026 21:38:4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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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끊은 사람들은 잘 지내고 있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3</link>
      <description>퇴근 지하철에서 피드를 내리다 엄지가 멈췄다. 한때 가깝게 지내던 스타트업 대표가 후속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이 공유되어 있었다. 좋아요는 사백 개를 넘었고 축하 댓글이 길게 달려 있었다. 나는 그 아래를 한참 보았다.  일로 만나 1년쯤 잘 지낸 사이였다. 밤늦게까지 사업 얘기를 나눈 날이 여러 번이었다. 그가 글을 올리면 나는 거의 빠짐없이 댓글을 달았고</description>
      <pubDate>Mon, 05 Oct 2026 05:00:0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guid>https://brunch.co.kr/@@aeGe/123</g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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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칭찬을 들으면 불편해요. 왜 그럴까요? - 명함은 두 손으로 받으면서, 칭찬은 손을 저어 돌려보낸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2</link>
      <description>잘했다는 말을 들으면 얼굴이 먼저 굳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손사래부터 치게 돼요. 상대가 머쓱해하는 걸 보면 또 미안합니다. 칭찬을 그냥 받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회의가 끝나고 담당자가 명함을 내밀었다. 두 손으로 받아 이름을 한 번 읽고, 탁자 위 내 앞에 놓아두었다. 탁자에는 앞 회의가 남긴 물컵 자국이 둥글게 말라 있었다. 오늘 설명이 좋았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drWAEHNDSDidNGfdxDzn800fRXs.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4 Oct 2026 22:00:33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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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을 들지 않던 아이 - 우리는 언제부터 내 생각을 말하기 전에 남의 얼굴부터 살피게 되었을까?</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1</link>
      <description>&amp;quot;이거 아는 사람?&amp;quot;  선생님이 분필을 든 채로 교실을 훑었다. 나는 답을 알고 있었다. 손은 무릎 위에 그대로 두었다.  앞줄에서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 아이는 틀렸다. 뒤에서 웃음이 조금 났고, 그 아이의 귀가 붉어지는 것이 옆에서 보였다. 선생님의 눈이 교실을 한 바퀴 돌다가 창가 세 번째 줄에서 멈췄다. 내 이름이 불렸다.  나는 일어나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ie5z_ozfX7-OuxW3L3PqRRlj9QY.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03 Oct 2026 22:00:21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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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일정은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것이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20</link>
      <description>&amp;quot;이번 달은 넣을 데가 없으시네요.&amp;quot;  후배가 내 휴대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검토 회의 하나를 잡으려던 참이었다. 파랑, 주황, 초록 네모가 빽빽했다. 나는 그게 조금 자랑스러웠다.  그 화면을 처음 미워한 날이 있다. 몇 해 전, 심사장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 어머니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께 전립선암이 발견되었고, 의사가 &amp;quot;일 년 정도&amp;quot;라고 했</description>
      <pubDate>Sat, 03 Oct 2026 05:00:04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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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회의에서 침묵은 동의로 기록된다 - 회의에서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서명이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19</link>
      <description>회의록 파일을 연 것은 나흘 뒤였다. 스크롤을 내리다 세 번째 줄에서 손이 멈췄다.  &amp;quot;이견 없음. 원안대로 진행&amp;quot;  그 줄 위에 참석자 이름이 일곱 개 적혀 있었다. 내 이름은 네 번째였다. 나는 그 회의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날 오후의 회의실 화면에는 제품 렌더링이 넉 장 떠 있었다. 사람들은 모서리 곡률 이야기를 했고, 손에 쥐었을 때의 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B5piSR5rsDGWYxt8FNUezX8caso.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2 Oct 2026 22:00:15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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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화를 참다가 엉뚱한 데서 터집니다 - 참는 데 쓴 힘은 사라지지 않는다. 발끝에 남는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17</link>
      <description>낮에는 잘 참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녁 식탁에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목소리가 커집니다. 정작 화가 난 자리에서는 한마디도 못 했어요. 미안하다고 해 놓고 다음 주에 똑같이 반복합니다. 참는 게 답이 아니라면, 화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요?  고3 가을, 저녁마다 택견 도장에 다녔다. 그날은 오래 다닌 선배와 견주기를 했다. 서로 품을 밟으며 간을 보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LBswVXDcZ68gXucDTokUXpTZ0cU.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1 Oct 2026 22:00:24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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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에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16</link>
      <description>우리는 왜 하필 잠들기 직전에 무언가를 정하려 하는가?  머리맡의 1리터 생수통은 잠들기 전 그대로였다. 천장을 보고 누운 지 한 시간쯤 지났고, 낮에 삼킨 한 줄이 그 시간에 또렷해졌다.  오후 회의에서 고치고 싶은 자리가 한 군데 있었다. 내 설명이 앞뒤로 어긋난 대목이었다. 팀원이 자료를 덮으며 말했다.  &amp;quot;그럼 이대로 올리겠습니다.&amp;quot;  나는 고개를</description>
      <pubDate>Wed, 30 Sep 2026 22:00:19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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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무기명</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18</link>
      <description>문고리가 한쪽으로 무거웠다. 불 꺼진 복도, 검은 봉지 하나. 쥐어 보니 밤공기를 먼저 담아 온 듯 찼다. 쪽지도, 이름도 없이. 봉지 입을 벌리자 바스락, 그 소리에 복도 센서등이 켜졌다. 현관 앞에 선 채 단단한 주황 하나를 꺼내 소매에 문지르고 베어 물었다. 누가 입안을 안에서 졸라맸다. 혀는 제자리를 잃었고, 나는 삼키지도 뱉지도 못한 채 문 앞에</description>
      <pubDate>Wed, 30 Sep 2026 07:55:13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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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머리맡 물컵 하나가 아침을 살린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15</link>
      <description>아침에 눈을 떴을 때 머리맡에 생수통이 없었다.  전날 밤에 가져다 두는 걸 잊었다. 부엌까지 걸어가 냉장고 문을 열고 찬물을 들이켰다. 그 뒤로 순서가 전부 어긋났다. 씻는 동안 어제 못 보낸 메일이 떠올랐고, 현관에서 구두주걱을 찾느라 시간을 썼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았을 때, 하루의 앞쪽을 벌써 써 버린 기분이 들었다.  그 자리에 물을 두기 시작한</description>
      <pubDate>Tue, 29 Sep 2026 22:00:27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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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수고하셨습니다'를 잘 쓰는 사람 - 말의 시작은 능력을 보여주고, 말의 마무리는 사람을 보여준다.</title>
      <link>https://brunch.co.kr/@@aeGe/114</link>
      <description>회의실 탁자 위에 바인더 여섯 권이 나란히 서 있었다. 등마다 같은 제목이 붙어 있었고, 옆면에는 노란 탭이 빼곡했다. 넉 달을 붙들고 있던 공공 디자인 과제의 최종 납품본이었다.  발주처 회의실의 시계는 오후 4시를 막 넘기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는 미지근하게 식어 있었다. 검수는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발주 부서의 부서장이 서명란에 이름을 적자, 우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aeGe%2Fimage%2Fp9MkbE6s_Lhp8QVCfdHvSB2xQ2g.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28 Sep 2026 22:00:30 GMT</pubDate>
      <author>시선</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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