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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진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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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眞鏡/서투른 습작의 시간/그 조차 게으른.</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hu, 15 Oct 2026 08:08:08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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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眞鏡/서투른 습작의 시간/그 조차 게으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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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월이라는 진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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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도시는 연둣빛으로 먼저 번지고 사람들은 조금 늦게 도착한다  은행나무의 어린잎들은 아직 자기 그림자를 갖지 못했고 햇빛은 지나치게 맑아 슬픔조차 잠시 건강해 보인다  누군가는 접힌 깃발을 다시 펴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고 누군가는 숫자를 배열하며 죽은 날들의 밀도를 계산한다  오월은 해마다 더 단단해지는데 그것을 부르는 입들은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다  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Z8sfZH-xgWyWZvNnpSWPIj73MAM.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4 May 2026 00:22:58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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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장의 문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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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자정이 지나자 세계는 동시에 한 살을 먹었다 축사는 미리 인쇄되어 있었고 약속만 미래형으로 남았다  광장에 사람은 없었지만 표어는 바람 속에 남아 펄럭였다 어제의 분노와 오늘의 기대가 같은 천 위에서 겹쳤다  신문은 새로운 해를 말했으나 통계의 곡선은 작년을 따랐다 불평등은 방향을 바꾸지 않았고 책임은 수동태였다  나는 이 문장들을 배열하면서 같은 문법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hUXtKz4vSe9Ek_4Xy7a5h_CGpmg.jpeg" width="340" /&gt;</description>
      <pubDate>Thu, 01 Jan 2026 05:41:49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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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실존에 관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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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어느 순간부터 너는 살아 있음에 대해 말하지 않게 되었다  말은 항상 상태를 늦게 따라온다  시간은 흐르지 않았다 다만 벽시계 속 톱니바퀴처럼   멈추지 않았다  너는 그 작동에 적절한 반응을 끝내 찾지 못했다  존재는 처음부터 과했다  이 과잉 앞에서 우리는 결정을 불러낸다 &amp;mdash;결정이 정리를 대신해 줄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그러나 선택은 아무것도 설명하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9BOSyPqdQI_f4JKPDOqn1_lN-i8.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4 Dec 2025 22:48:39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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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겨울, 굴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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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해 겨울 나는 같은 생각을 다른 날에 했다  시곗바늘은 분주히 각도를 넓혔으나 내 머릿속의 어떤 점은 동결된 채 제자리에 있었다  아침마다 주전자를 올렸다 김이 올랐다 사라지는 간격 속에서 사라진 것들이 남긴 습기를 보았다  컵은 비워진 뒤에도 뜨거웠고 손바닥은 그 델 듯한 부재(不在)를 기억했다  기억은 늘 이런 식이다 문이 닫힌 뒤에야 복도 끝에서 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Kl5ujppuZ4uNb8MztV2vHVUFEBo.jpeg" width="428" /&gt;</description>
      <pubDate>Sun, 21 Dec 2025 02:01:15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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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밤이여, 나뉘어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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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가로등 아래 빛은 사물보다 먼저 떨어진다 사물들은 그 뒤를 따라 조심스럽게 모습을 갖춘다  이것이 순서이다 빛, 그림자, 사물 사물은 항상 마지막이다  전화벨이 울렸을 때 나는 수화기를 들지 않았다 벨소리는 아홉 번 울렸고 나는 아홉 번 세었다  열 번째는 오지 않았다  문 앞에 서서 나는 노크하지 않았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손등의 뼈가 희게 떠올랐다  3&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AgMDfZbl31SA426j3IS6mRcY05Q.jpeg" width="311" /&gt;</description>
      <pubDate>Fri, 12 Dec 2025 23:36:50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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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침묵의 활용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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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주어가 얼고, 술어가 얼고, 문장 전체가 빙판이 된다. 미끄러지며 말한다, 사랑한다고. 넘어지면서도 말한다, 사랑한다고.  동사가 얼면 행위가 멈춘다. &amp;lsquo;걷다&amp;rsquo;가 얼어붙어 &amp;lsquo;서다&amp;rsquo;가 되고 &amp;lsquo;서다&amp;rsquo;마저 얼면 &amp;lsquo;쓰러지다&amp;rsquo;로 활용된다. 명사가 얼면 사물이 사라진다. &amp;lsquo;나무&amp;rsquo;가 &amp;lsquo;겨울나무&amp;rsquo;를 거쳐 &amp;lsquo;그림자&amp;rsquo;가 되고 &amp;lsquo;그림자&amp;rsquo;마저 얼면 투명해진다. 형용사가 얼면 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7xvPG4V4OL9GNVjczsFDtC0b7PE.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5 Dec 2025 23:46:41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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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눈의 음영을 읽는 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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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첫눈이 내리면 먼저 사라지는 것은 땅이 아니라 사람들의 보폭이다.  걸음이 짧아지고, 그 짧아진 만큼 세계가 수축한다.  나는 창문에 손바닥을 대고 어둡고 밝은 것들의 경계를 읽었다.  눈발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서 방향을 잃는 쪽에 더 가까웠다.  차들은 그 잃어버린 방향을 타이어로 조용히 밀어냈고, 그 순간마다 도로의 표정이 얇게 갈라졌다.  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YfDeWIxYDIJL_trS6fnq-PfIdWI.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2 Dec 2025 23:16:07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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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섯 시의 골목이 유리처럼 부서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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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겨울이면 하루가 일찍 부러진다. 다섯 시, 골목이 유리처럼 기운다. 건물 벽이 서로를 떠받치지 못하고 천천히 안쪽으로 쏠리는 시간.  버스에서 내렸다. 익숙한 길인데 발이 낯설다. 어둠이 먼저 와 골목의 모서리를 슬쩍 지워놓았다. 빛이 사라진 자리마다 윤곽이 조금씩 어긋난다.  어릴 적 겨울이 갑자기 냄새로 왔다. 석유난로가 아니다. 그보다 더 안쪽, 아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lEzRClG4PVz1JLWcZY0WZxr7xXw.jpe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2 Dec 2025 11:06:37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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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청춘의 지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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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스무 살의 노트에는 지도가 가득했다. 아직 읽지 않은 책, 아직 닿지 못한 사상, 아직 만나지 못한 세계가 굵은 화살표와 점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우리는 그 지도를 현실로 만들려 했다. 캠퍼스의 벤치 위에서 세상을 바꾸는 계획을 밤새 논했고, 어둠 속에서도 눈은 번쩍였다.  그러나 새벽에 눈을 뜨면 손에 쥔 건 늘 구겨진 종이 한 장. 지도는 꿈꾸는 자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tQDLITTo0IN05vVM-rzQbWmjPXA.jpeg" width="340" /&gt;</description>
      <pubDate>Sun, 21 Sep 2025 11:52:51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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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여름의 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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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낡은 하숙방 창문 너머로   햇빛이 들이치던 날이 있었다.   방은 좁았고, 선풍기는 돌아가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소금처럼 핥았다.    그때의 사랑은 특별한 언어가 아니었다.   버스 노선도 위에 흘린 네 손가락의 흔적,   늦은 밤 자판기 앞에서 고른 콜라 한 병,   마지막 버스를 놓치고도 웃던 네 입술&amp;mdash;   그 모든 것들이 이름 없는 약속&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w2FaLH7kLylevpk-TuIVbCbxcNA.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05 Sep 2025 00:11:20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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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서사의 죽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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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이야기는 중간에서 끊어지고 서로를 기다리는 일도 멈추었다. 어제와 오늘 사이에 다리가 없듯 우리에게도 더는 다리가 없다 시작도 끝도 없는 만남들이 지나갈 뿐.  말들이 맥락을 잃고 떠다닌다. &amp;ldquo;사랑한다&amp;rdquo;는 말이 어디서 와서 누구에게 향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문장들은 서로를 부르지 않고 대화는 이어지지 않는 독백이 되었다.  기억들이 각각 홀로 존재한다. 첫&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46woBO99vXuvZMjJMVyZ2v1W6c0.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3 Sep 2025 01:00:28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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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일요일의 잔여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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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햇빛은 벽을 기어 내려와 소파에 늘어진 내 다리 위에 정착한다.  책을 읽으려다 세 장째에서 멈춘다. 커피는 미지근해져 가고, 내 마음은 얼룩처럼 번진다.  밖에서는 아이들 공 차는 소리, 안에서는 세탁기 숨 고르는 소리, 모두들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데 나는 시간의 그림자와 씨름 중이다.  일요일은 느긋한 척하다가 문득 뒤통수를 친다. &amp;ldquo;벌써 네 시 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3s2gRXA5gtEyZ7i3h74eZquUVdE.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31 Aug 2025 06:24:50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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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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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민주주의는 두 개의 보이지 않는 기둥 위에 서 있다. 상호관용 그리고 제도적 자제. 이 두 기둥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토대다.  그러나 권력이 손에 쥐어지는 순간, 관용은 곧잘 선택적으로 쓰인다. 내 편에게는 너그러움, 타자에게는 무한한 적대. 제도적 자제는 더욱 쉽게 무너진다. 규범은 &amp;lsquo;나의 목적&amp;rsquo;을 위해 열리고 한때 외쳤던 원칙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V3Q1aN-5WpjfA1OJa-A-NhvZu18.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30 Aug 2025 04:20:30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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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찬연했던 시간의 흔적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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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찬란했던 시간은   그 순간엔 이름이 없었다.   돌아서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빛의 형태로 남는다.  사물도, 사람도  지난 뒤에 더 진실해진다. 그때는 다만 흐르고 있었을 뿐,   무엇이 소중했고   무엇이 다시 오지 않을지는   알 수 없었다.  흔적은 상처를 닮았다.   아물고 나서야   비로소 제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억을 말하는 이는   대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dHfhtdO7T7N85h36-2knaa1cFPY.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8 Aug 2025 23:18:41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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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들의 증오, 우리의 분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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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1  그들은 떠도는 단 말을 마신다 목구멍 타고 내려가는 시원함 아, 얼마나 통쾌한가  저 얼굴을 지우고 나면 얼마나 깨끗할 것인가 손가락은 언제나 저편을 향하고 그들은 언제나 이편에 서서 돌을 던진다 정의와 신의 이름으로  증오한다는 것은 타인의 얼굴을 지워버리는 일 다른 목소리를 잠재우는 일 그리고 끝내 거울 속의 나를 보지 않는 일  2  우리는 입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cQjpf0GqlruLn2LC4GLZdYztHL0.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7 Aug 2025 00:18:36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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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불완전한 반역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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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할머니의 무릎에서 자란 민들레는   아스팔트를 뚫고 나와   세상에서 가장 반듯한 얼굴로   &amp;ldquo;안녕하세요&amp;rdquo; 인사를 한다  그런데 왜   할머니는 울고 있을까  ***  새벽 다섯 시   아버지가 문을 잠그는 소리   나는 창문으로 도망쳐   매미 울음소리를 따라간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  동생은 모범생이고   나는 문제아다  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bW12o0_OUs-us12NwEJXRX0qHtE.JPG" width="468" /&gt;</description>
      <pubDate>Sat, 23 Aug 2025 00:00:24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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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사라지는 것들의 순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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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기억은 언제나 일정한 순서로 사라진다.  먼저 향기가 희미해지고, 그 다음은 목소리의 떨림.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눈빛마저 흐려지면 그 이름은 비로소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진다.  사진 속 얼굴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제된다. 날이 서 있던 표정들은 둥글게 다듬어지고 결국 말하지 않았던 미소만이 오래 살아남는다.  사라진다는 건, 잊는 것이 아니다. 그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gW7_VJqs2so7nd9DLcu8IO0c9og.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1 Aug 2025 23:00:44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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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문제의 본질은 계급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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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공정이라는 말로 탄핵했지만 위선이라는 말로 비판했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amp;mdash; 그 날선 말들이 닿을 수도 없는 곳.  강남의 고층 창문에서 흘러내린 햇빛이 아이의 책상 위에 먼저 자리를 깔고, 부모의 오래된 졸업장은 자녀의 길목에 표지판처럼 세워진다.  우리는 도덕의 언어로 분노했지만 언어로는 담지 못한 감각의 진짜 이름은 계급이었다.  어떤 아이는 새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fIXKylIS-JcBkAtR8suEDwWWle4.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0 Aug 2025 00:06:52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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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후 세시, 지하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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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ldquo;여보세요, 여보세요!&amp;rdquo; 할머니의 목소리가 한 칸을 울린다. 작은 휴대폰을 귀에 대고 있지만 큰 목소리는 끝자리까지 퍼진다.  청년은 이어폰을 꽂고 소리 없는 영상을 본다. 입술이 웃음으로 흔들려 혼자 말하는 사람 같다.  정장 입은 남자는 꾸벅 졸다, 번쩍 깨다, 휴대폰 불빛을 확인하고는 다시 고개를 떨군다.  아이는 엄마 품에 안겨 창밖 검은 터널 벽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zEDgV4lKhe1iRIKIRxS7czpT3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7 Aug 2025 00:00:31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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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찢겨진 세계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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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절취선을 따라 찢어진 하루가 내 손목 위로 떨어진다.  당파들이 광장에 매장한 말의 시체에서 연기가 난다. 목소리는 허공에서 뼈끼리 부딪혀 가루가 되어 우리 폐에 들어온다.  편의점 야간 알바가 혼자서 도시락을 데운다. 전자레인지 &amp;lsquo;띵&amp;rsquo; 소리 속에서 고단한 스물세 살의 하루가 또 지나간다.   가자지구 잔해 밑에서 굶주린 아이가 소리 없이 운다. 위성을 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dvi%2Fimage%2Fadb8bEy1d95Q78TWTeBfgDWmkLw.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6 Aug 2025 00:00:22 GMT</pubDate>
      <author>진경</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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