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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박현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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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얼그레이를 마시면서 의미있거나 재밌는 소설을 씁니다. 놀고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자유롭고 평안한 삶을 지향합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ue, 13 Oct 2026 21:08:18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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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얼그레이를 마시면서 의미있거나 재밌는 소설을 씁니다. 놀고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자유롭고 평안한 삶을 지향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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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 봉사 권태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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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봉사 권태기가 왔다.  생리 전이라 컨디션도 그저 그렇고, 아무도 감시하지 않는 자유로운 나 홀로 봉사라 마음이 해이해진 것은 안 비밀이다. 오늘따라 외출 자체가 귀찮다. 그래서 '그냥 교회 카페 소파에 누워 자다 오자'라는 심정으로 꾸역꾸역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헥헥. 언덕 위의 교회 카페 도착. 오늘도 역시나 텅 비어 있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I4jMm1bG398U3g43s_rNXdeBGis.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7 Oct 2026 11:00:07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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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 봉사인가 사유인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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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봉사에 왔다.  하는 건 딱히 없지만 교회 위치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서, 집순이인 나로서는 슬슬 귀찮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물론 막상 교회 카페에 도착하면 쾌적하고 고요해서 참 좋지만 말이다.  늘 그렇듯 오늘도 교회 카페에는 손님이 없다. 에어컨을 켜고 아이스 음료를 하나 뽑아 자리에 앉았다.  오늘도 덩그러니 앉아, 경건한 마음으로 나만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ganbhz1t-ViFxfKGhkluMZAnNMw.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30 Sep 2026 12:00:03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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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 입이 문제야 입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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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오늘의 교회 카페 봉사, 시작!  &amp;hellip; 오늘도 교회 카페에는 손님이 없다.  커피는 끊었지만 심심해서 카페 음료 중 카페라떼를 한 잔 뽑아 자리에 앉았다. 어우, 달다! 요즘 카페 음료는 달아도 너~무 달다. 앗, 불평불만이 아니라 정말 달아서 달다고 한 것뿐이다. 개인적으로 단 음료를 좋아하지 않아서 더 이상 마시지는 않았다.  한두 시간쯤 지났을까, 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gwVSbyMfX4ZG7Yco428p1p82SRw.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23 Sep 2026 13:00:01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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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 과자 부스러기 청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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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지난 화요일 봉사 이후로 오늘은 두 번째 봉사다. 집에 있으면 언제든 뒹굴거리며 누워 있을 수 있는데, 봉사를 오면 눕지를 못하니 어느 정도 몸의 편안함을 희생하는 '봉사'는 맞는 것 같다.  벌써부터 살짝 귀찮아하는 나 자신을 보며 참 게을러졌구나 싶다. '그래, 이러면 안 되지. 기쁜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가자!'  교회 카페에 도착했다. 어차피 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gze29bVpPpZe1Cf8cY6qduC_wJs.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6 Sep 2026 13:00:02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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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 두근두근 교회 카페 봉사 첫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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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교회 카페 봉사 첫날이다. 나는 매주 화요일 오후 1시에서 5시까지만 봉사를 하면 된다.  평일 오후라 교회 카페에 아무도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봉사하는 나의 예쁜 일상'이라는 콘셉트에 취해 한껏 메이크업 실력을 발휘해 본다. 아, 금과 은 같은 장식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성경 말씀이 어렴풋이 기억나서 액세서리는 빼고 '꾸안꾸' 내추럴 느낌을 연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T2vx3R4y2jwiLhYHhrRMkRPfIek.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9 Sep 2026 10:25:00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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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 내가 봉사를 하게 될 줄이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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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나는 자칭 소설가인 백수다. 제대로 된 소설을 한 편 쓰고 나서는, 의미 없는 차기작에 대한 흥미를 잃고 '역시 나는 문학소녀과는 아닌가 봐' 싶은 마음으로 다시 세상 밖으로 눈을 돌렸다.  작년 겨울,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면서 나의 마음과 가치관에는 크고 다양한 변화들이 찾아왔다.  그중 최근에 생긴 변화는 오직 나 자신만을 높이고 타인을 향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e2z9v0IcqIzGBJtumJepN59uBs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09 Sep 2026 09:08:59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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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노란색 치킨 시식회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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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그리고 은은하게 향긋한 꽃내음이 났다. 큐릿은 코끝을 벌름거리며 힘찬 발걸음으로 골목을 꺾었다. 그러자 저 멀리서부터 시야를 압도하는 강렬한 채도의 간판이 단번에 눈길을 잡아챘다.  '봉봉스 꼬꼬' 늘 보던 정겨운 간판이었건만, 오늘만큼은 골목 전체를 환히 밝힐 듯 눈부신 샛노란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화사한 햇살이 내리쬐는 일요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1J8q7I0N8fV8cZ-aFKkBJIn1hPQ.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3 Jul 2026 13:00:00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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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투명 조각의 쓸모 (2)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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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개점 시간인 9시까지 남은 짧은 시간 동안, 큐릿은 환전소 작은 탕비실에서 핀셋 대신 묵직한 머그컵 바닥을 이용해 투명 조각을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쪼개기 시작했다. 기존 틴케이스 속에 쌓아뒀던 투명 조각들뿐만 아니라, 오늘 아침 집에서 새로 챙겨온 투명 조각들까지 다 꺼내어 남김없이 조각냈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지독한 노동에 가까웠다. 아름다운 결심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SDmrQrPxPVbmjW2oLFdXoGQKB58.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1 Jul 2026 13:00:01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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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투명 조각의 쓸모 (1)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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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다음 날 아침, 관리자 데스크는 이미 누군가의 지독한 몰입으로 채워져 있었다. 객장의 조명은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었지만, 밸런의 모니터만큼은 어제와 똑같이 자리를 지키며 서늘한 푸른빛을 토해내고 있었다. [시스템 : 합계 999] 사라진 '1'은 밸런에게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혀끝에 걸려 나오지 않는 가시였고, 잠을 청하려 눈을 감아도 지워지지 않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eEYCDWmCBd9deAL21eoiP_glkXc.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8 Jul 2026 13:00:00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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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증발해버린 '1'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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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ldquo;윙&amp;mdash;.&amp;rdquo; 낮고, 묵직하고, 위협적인 날갯짓 소리. 그 소리의 주인은 환전소의 정돈감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산스러운 샛노란 꿀벌 한 마리였다. 어디서 길을 잃고 들어온 것인지, 녀석은 출구 없는 유리벽에 머리를 박으며 신경질적인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그 작은 날개 하나에 환전소의 견고한 질서가 순식간에 마비되었다. 청경 폴은 평소의 15도 각도조차 잊&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hjit33VI-pnt3nx58EHrT4PugfY.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6 Jul 2026 13:00:01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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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시 이전의 큐릿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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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꾸르륵, 꾸르륵&amp;mdash;' 오전 7시 정각. 큐릿의 요상한 알람 소리가 자취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녀의 방은 언제나처럼 정돈되지 않은 활기로 술렁이고 있었다. 바닥에는 어젯밤 고심해서 골랐던 립스틱 세 자루가 뚜껑이 열린 채 굴러다니고 있었다. 하나는 차분한 누디 핑크, 또 하나는 본인과 퍼스널 컬러가 찰떡인 오렌지 코랄,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amp;ldquo;이건 대체 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57lpNNMlbaXHCQDdy--BPHNfa5o.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14 Jul 2026 13:00:00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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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감정을 구독하는 사장님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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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환전소 입구에는 언제나 청경 폴이 붙박이 기둥처럼 서 있었다. 워낙 조용하고 한결같은 모습이라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그저 풍경의 일부로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 그는 이 환전소의 살아있는 메트로놈이었다. 정확히 8시 55분에 문걸이를 해제하고, 8시 59분에 제복 상의의 두 번째 단추를 점검하며, 9시 정각 셔터를 올림과 동시에 첫 손님을 향해 각도 15도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GJyxQar-ptyYfKd6pFB2O7JTgnA.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1 Jul 2026 13:00:02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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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비싼 '슬픔'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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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눈이 멀 것 같은 화창함은 때로 폭력적이다. 오늘 아침 환전소를 점령한 햇살이 그랬다. 안개 한 점 없는 하늘은 도시의 묵은 먼지 하나까지 날카로운 해상도로 들춰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날씨가 좋다는 말로 서로의 표정을 밝게 코팅했고, 그 강박적인 눈부심 뒤편으로 밀려난 감정들은 갈 곳을 잃고 숨어버렸다.  밸런은 안경을 잠시 벗어 침침해진 눈을 비비며 모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Dy6Jey4Gp-OOXn5H1pLUs1z-UgY.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9 Jul 2026 13:00:03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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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설레지 않는 '기대'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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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ldquo;선배님, 진짜 이상해요!&amp;rdquo; 오전 11시, 큐릿은 손님이 없는 틈을 타 데스크 한쪽 끝에 붙어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스크롤을 내리다 말고, 화면을 올렸다가, 다시 내렸다. 마치 정답이 화면 어딘가에 숨어 있고, 자신은 그걸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사람처럼 말이다. &amp;ldquo;이 알고리즘이요. 가끔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고집' 같아요.&amp;rdquo; 큐릿이 투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jj6KqroaOwxbU3RpPJDueffo2H8.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07 Jul 2026 13:00:04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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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쁨'을 탕진하는 노인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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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도시가 통째로 부드러운 유백색 거품 속에 잠긴 듯한 아침이었다. 밤새 내린 소나기가 남기고 간 안개는 소리 없이 건물의 허리춤을 삼키고, 이내 환전소의 유리벽 너머를 물 먹은 수채화처럼 흐릿하게 번지게 만들었다. 이 도시의 안개는 소리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내는 기묘한 성질이 있는 듯했다. 모든 소음이 둔탁한 진동으로 여과되어 스며드는 환전소 안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KuK5xUEpegr8usOvfjQQXOTbbrM.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04 Jul 2026 13:00:01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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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친절했던 밸런 (2)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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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그때의 환전소는 지금보다 훨씬 작고 초라했다. 밸런 외엔 다른 직원조차 없던 시절이었다.&amp;nbsp;빛을 내뿜던 환율 튜브의 광섬유들 대신, 그곳에는 낡아 삐걱거리는 칠판과 형형색색의 분필들이 놓여 있었다. 밸런은 아침마다 시장 조사를 하고, 그날의 환율을 칠판에 그렸다. 그 선은 지금처럼 정교하지 않았고, 손으로 그린 만큼 흔들렸다. 흔들리는 선을 밸런은 싫어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8lwwMiYuqBw2BsrAc84lrGZfQyU.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2 Jul 2026 13:00:01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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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친절했던 밸런 (1)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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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환전소 내부의 공기는 늘 바깥보다 한 박자 느긋하게 흘렀다.&amp;nbsp;밖에서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감정을 쌓으며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모든 분주함이 유리의 두께만큼 정제되어 차분하게 닿았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그 공기가 유독 고요했다. 유리벽 너머, 광장을 가로막은 차단 펜스들이 도시의 혈관을 잠시 멈춰 세운 탓이었다. 감정이 화폐가 된 뒤로, 사람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b2hQ4mVKyGFgDhJ4bHavUAHhPeM.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30 Jun 2026 13:00:02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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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엄마의 대리 환전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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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환전소 뒷마당의 낡은 나무 벤치는 오후의 열기를 머금어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다.&amp;nbsp;벤치 끝에 겨우 걸터앉은 큐릿은 운동화 앞코로 바닥의 마른 흙을 반복해서 짓이겼다. 흙먼지가 작게 피어올라 그녀의 흰 운동화 끝을 뿌옇게 덮었지만, 큐릿은 그것을 털어낼 생각조차 못한 채 휴대폰을 귀에 바짝 대고 있었다.  스피커 너머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포근했다.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u_sXhh3Eo6GhbiYrJkBQtqdizSU.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27 Jun 2026 13:00:01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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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넘김이 좋은 '기쁨'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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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환전소의 아침은 차가운 뉴스 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amp;ldquo;뉴스 속보입니다.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로 인해 마을 주민들의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가옥 침수와 농경지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서는&amp;hellip;&amp;rdquo;]  조용한 환전소 내부에는 TV 속 앵커의 또렷한 발음만이 울려 퍼졌다. 앵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BXsdWHiUqcMpG8eD8BazRgX9bjo.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5 Jun 2026 13:00:02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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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꼬마의 빨간 발차기 -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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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amp;ldquo;와, 아까 그 가정식 오믈렛 정말 맛있었어요!&amp;rdquo; 큐릿은 배를 살짝 내밀며 밸런에게 만족스러운 감탄을 내뱉었다. 웃으면서도 숨을 한 번 더 깊게 들이켜는 게, 누가 봐도 방금 밥을 잘 먹은 사람의 평화로운 얼굴이었다. 포근한 밥이 들어가서 그런지 큐릿의 눈에는 세상천지가 다 둥글둥글해 보였다. 점심의 햇살은 환전소로 돌아가는 길 위로 나른하게 쏟아졌다. 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6L0o%2Fimage%2FPtc4zMURCQ2IATJjtFxXuV2v9v0.jp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23 Jun 2026 13:00:03 GMT</pubDate>
      <author>박현희</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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