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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jeromeNa</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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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활동 시기의 반 이상을 개발자로 살아왔습니다. 앞으로의 삶은 글과 창작자, 후배 양성으로 살아가 보려 합니다.</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Tue, 13 Oct 2026 22:58:39 GMT</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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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활동 시기의 반 이상을 개발자로 살아왔습니다. 앞으로의 삶은 글과 창작자, 후배 양성으로 살아가 보려 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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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연못을 직접 팠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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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면세점에서 6년을 일했다. 호텔에서는 5년 동안 시스템 관련 일을 했다.  한 곳에 오래 있지 못해서 내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적고 보니 짧은 시간은 아니다. 6년이면 처음 보는 화면이 익숙해지고, 익숙한 화면에서 남에게는 보이지 않는 문제가 보인다. 어느 부분을 고치면 다른 곳이 흔들리는지, 겉으로는 멀쩡한 숫자가 어디에서 어긋나기 시작했는지 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3OwlzpCT3FffqoCpS53siSTrsGM.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10 Oct 2026 12:19:21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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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를 그리지 않을 수 없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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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한동안 새벽에 글을 썼다.  정해 둔 분량은 없었다. 눈을 뜨면 물을 한 잔 마시고 책상에 앉았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날에는 어제 쓴 문장을 읽었고, 한 줄을 고치다가 출근할 시간이 되면 노트북을 덮었다. 그렇게 쓴 글이 돈이 된 것도 아니고, 누가 기다린 것도 아니었다. 안 써도 곤란해질 사람은 없었다.  나 말고는.  SI 일이 세 개로 늘어나면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ydBWQS_ttDKuoTcHQFj9LRgBZTQ.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04 Oct 2026 11:52:35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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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방울은 씻다가 나왔다</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62</link>
      <description>밤늦게 이력서를 펼쳤다. 내가 지나온 시간이 표로 나온다.  회사명, 프로젝트명, 기간, 담당 업무, 사용 기술. 26년을 다섯 칸에 맞춰 넣으려면 사람보다 날짜가 중요해진다. 긴 줄이 셋, 1년 안팎으로 끝난 짧은 줄이 여럿. 빈 기간은 거의 없다. 줄은 가지런하고 경력은 끊기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 밤에는 다른 것을 찾고 있었다.  '이 가운데 무엇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iFID-tbYF7-exsXtyoUfNEtEXqs.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17 Sep 2026 13:01:11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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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 나에게는 물방울이 없다</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61</link>
      <description>밤 11시, 세 번째 SI 업무 창을 닫았다. SI, 남의 회사 시스템을 대신 지어 주는 일이다.  하루 종일 여러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서로 다른 세 곳의 일을 오갔다. 오전에 고친 것을 오후에 다시 열었고, 한쪽에서 답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 쪽의 오류를 들여다봤다. 할 일 목록에는 지운 줄보다 남은 줄이 많았다. 노트북 덮개에 손을 올린 순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FHOo2tnZm2NJ2JKw-EouXzDHG8g.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3 Sep 2026 12:21:51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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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스템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라난다 - 한 통의 긴 편지를 닫으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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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처음에 강을 봤다.  비 한 방울이 만 년을 흘러 강이 되는 것을 봤다. 그 뒤로 숲을 보고, 계절을 보고, 잠든 몸 안에서 일하는 것들을 봤다. 신호등 하나가 멈추는 자리를 보고, 누구도 정하지 않는데 매일 정해지는 시장의 값을 보고, 만 권 중 한 권이 일 분 만에 찾아지는 서가를 봤다.  다 다른 자리였지만, 한 가지가 같았다.   어느 것도 한 번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RN0PXAA66vnp6oMlE2H1DSrJYgE.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14 Aug 2026 12:51:26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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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알게 되는 자리와 짓는 자리는 다르다 - 비행기를 타 본 사람과 만들 줄 아는 사람</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59</link>
      <description>누구나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난다.  표를 끊고 자리에 앉으면, 몇 시간 뒤 다른 도시에 내린다. 백 년 전이라면 꿈같은 일이다. 이제는 너무 흔해서, 구름 위를 날면서도 창밖을 안 본다. 하늘을 나는 일이 이렇게 가까워졌다.   그러나 타 본 사람이 만들 줄 아는 것은 아니다.  수백 번 비행기를 탄 사람도, 비행기를 만들지는 못한다. 타는 일과 만드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2g3FvGiXNjX3V2Ho30IXyDlJFyY.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Wed, 12 Aug 2026 14:24:10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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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래된 것이 한 번의 답에 안 담기는 이유 - 그대로 적어도 안 나는 어머니의 김치 맛</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58</link>
      <description>아내가 어머니의 김치 맛을 받아 적은 적이 있다.  배추를 얼마(이만큼), 소금을 얼마(이 정도), 몇 시간을 절이고, 며칠을 익히고. 어머니가 부르는 대로 한 줄도 빠짐없이 적었다. 종이에는 용량이 추상적이지만 김치 담그는 법이 다 들어 있었다. 이대로만 하면 그 맛이 나겠지, 했다.  그대로 했는데, 그 맛이 나지 않았다.  분량은 얼추 똑같았다. 순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Dij1WHfn9n492qOITxXuKHNU0Tw.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6 Aug 2026 14:22:14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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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I는 한 자리만 짠다 - 망치가 좋아졌다고 집이 서지는 않는다</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57</link>
      <description>좋은 망치를 하나 갖게 된 적이 있다.  손에 착 감기고, 못이 한 번에 박혔다. 예전 작은 망치로 열 번 두드릴 것을, 세 번이면 끝났다. 망치 하나 바꿨을 뿐인데 못 박는 일이 전혀 다른 일이 되었다. 좋은 연장은 이런 것이구나, 했다.  그런데 좋은 망치를 들고도, 집을 짓지 못한다.  망치는 못을 박는다. 그것도 아주 잘 박는다. 그러나 어디에 못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RKj8oP9Rmi1rPS5BpXag0nTOAJk.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03 Aug 2026 11:00:07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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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떠나도 굴러가는 것이 좋은 시스템이다 - 숟가락을 쥐여 주고 지켜보던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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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이에게 처음으로 숟가락을 쥐여 준 날을 떠올려본다.  그전까지는 와이프와 내가 떠먹였다. 그게 빠르고 깔끔했다. 그런데 어느 날 숟가락을 아이 손에 쥐여 주고 지켜봤다. 밥은 입보다 볼에, 턱에, 식탁에 더 많이 묻었다. 떠먹이면 일 분이면 끝날 일을, 아이는 십 분 넘게 흘리며 먹었다.  답답했지만, 손을 거뒀다.  떠먹이는 편이 훨씬 빨랐다. 그러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k1kbJ77azsXi4ZIpkyrRp5kk0mE.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01 Aug 2026 13:30:08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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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모든 것은 늙는다 - 사람이 사는 집만 손이 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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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오래 산 집은 늘 어딘가 손볼 데가 있다.  문이 뻑뻑해지고, 못이 빠지고, 어딘가에서 물이 샌다. 한 군데를 고치면 또 다른 데가 삐걱인다. 새집일 때는 없던 일이다. 오래 살수록 손볼 데가 늘었다. 집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는 모양이라고, 그때 생각했다.  가장 빨리 무너지는 집은, 사람이 안 사는 집이다.  비어 있는 집은 손볼 사람이 없어서 그냥 두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CjEp7MicN-c92vNyQGy3rLNCKwk.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23 Jul 2026 11:40:27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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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만들고 끝나는 일은 없다 - 사 두기만 한 커피 메이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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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드립 커피 메이커를 하나 사 두고 거의 쓰지 않은 적이 있다.  큰맘 먹고 산 물건이었다. 처음 며칠은 아침마다 내렸다. 그러다 바빠졌고, 찬장 한쪽에 밀어 두었다. 몇 달 뒤에 쓰려고 보니, 물통에 물때가 앉고 관에서 쿰쿰한 냄새가 났다. 사 둘 때는 새것이었는데, 놓아둔 동안 혼자 늙어 있었다.  커피 메이커는 사는 순간 끝나는 물건이 아니다.  내려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gKaCqCwC30XYghadiQ_s6Qv18ic.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9 Jul 2026 13:27:30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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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손이 같이 가야 머리도 같이 간다 - 한 배에서 노를 저어 본 사람들</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53</link>
      <description>경정장에서 여럿이 한 배에 타서 노를 젓는 걸 본 적이 있다.  처음인 듯했다. 배가 똑바로 나가지 않았다. 다들 힘껏 젓는데도 배는 갈지자로 비틀거렸다. 누구는 빠르고 누구는 느렸다. 각자 제 힘껏 젓는 것이 오히려 배를 흔들었다. 힘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손이 따로 놀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노가 맞기 시작했다.  누가 시킨 것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fE7UQR90JxGJn3AbZIroVmJozME.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17 Jul 2026 11:17:59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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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받는 사람의 자리에서 거꾸로 본다 - 좋은 걸 드렸는데, 안 쓰시던 선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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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와이프한테 좋고 편한 것을 사 준 적이 있다.  내가 보기에 좋은 것이었다. 비싸고, 튼튼하고, 누가 봐도 괜찮은 물건이었다. 와이프는 '이게 뭐야?'가 끝이었다. 몇 달 뒤에 보니, 그 물건은 장 안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한 번도 꺼내 쓰신 흔적이 없었다.  좋은 것과 좋아하는 것은 달랐다.  내가 고른 것은 「좋은 것」이었다. 와이프에게 필요한 것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1wu0pgO1uWqvDQYGphnu-GEsOl0.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14 Jul 2026 11:00:07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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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시작 자리를 잘못 정하면 끝까지 어색하다 - 첫 단추를 한 칸 어긋나게 끼운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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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아침에 셔츠 단추를 잘못 끼웠다.  첫 단추를 한 칸 어긋나게 끼웠다. 그러고는 모르고 아래로 쭉 채워 내려갔다. 다 채우고 나니 옷깃 한쪽이 솟고, 자락 한쪽이 길었다. 가운데 단추 하나를 고쳐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위가 어긋나 있으니, 아래에서 아무리 맞춰도 맞지 않았다.  잘못은 가운데가 아니라 맨 처음에 있었다.  솟은 옷깃을 당겨도, 긴 자락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oopTZjOY6qz4k1gdMJT18qC9oCY.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12 Jul 2026 11:00:08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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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 번 잘 짠 자리는 다른 일도 받친다 - 개울에 놓인 디딤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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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산속 개울에 디딤돌이 놓여 있었다.  누가 언제 놓았는지 모른다. 그저 거기 있었다. 물 위로 듬성듬성 놓인 돌을 밟고 개울을 건넜다. 발에 꼭 맞는 자리에 돌이 있었다. 물에 빠지지 않고, 한 번도 머뭇거리지 않고 건넜다.  그 돌을 놓은 사람은 거기 없었다.  돌을 놓은 사람은 이미 떠나고 없다. 어쩌면 오래전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가 한 번 잘 놓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5mCsTEr0IaQ4F_BmkUlT8pLc7ts.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Fri, 10 Jul 2026 12:03:47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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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정리는 줄이는 일이 아니다 - 옷장을 열었을 때</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49</link>
      <description>정리를 한다고 옷을 버린 적이 있다.  옷장이 어수선해서 큰맘 먹고 정리를 했다. 한참을 골라 한 무더기를 버렸다. 옷장이 헐거워졌다. 그런데 며칠 지나자 다시 어수선해졌다. 옷은 줄었는데, 찾는 일은 조금도 편해지지 않았다.   정리를 '줄이는 일'로 오해한 탓이었다.  버리는 것과 정리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옷을 절반으로 줄여도, 남은 옷이 아무 데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8JiRQLkFhMsJop285_5qGK3DFzw.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Mon, 06 Jul 2026 11:00:05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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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름이 절반이다 - 소금이라고 적힌 통 하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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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친구 집 부엌에서 소금을 찾은 적이 있다.  남의 집 부엌이었다. 선반 위 통마다 이름이 적혀 있었다. 소금, 설탕, 깨, 고춧가루. '소금'이라고 적힌 통을 열자 소금이 있었다. 처음 온 부엌인데, 마치 내 부엌인 것처럼 손이 갔다.  이름이 붙은 순간, 그것은 찾을 수 있는 것이 된다.  이름이 없는 통은 다 열어 봐야 안다. 흰 가루가 든 통이 둘이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gDaTVc1gER2DXbvzVMmJaZkaP5U.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at, 04 Jul 2026 11:00:06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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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큰 일은 작은 일의 묶음이다 - 산은 한 걸음씩 작아진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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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멀리서 본 산은 오를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산 아래에 서서 꼭대기를 올려다보면,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싶다.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하늘을 막고 있다. 통째로 보면 엄두가 안 난다. 시작도 하기 전에 다리가 풀린다.  막상 오르기 시작하면, 산은 한 번도 통째로 다가오지 않는다.  눈앞에 있는 것은 늘 다음 한 걸음, 다음 굽이, 다음 바위 하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Xiju8kMikq5D3f8SoWojYBRdlKc.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hu, 02 Jul 2026 11:24:43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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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같은 모양은 두 번째에서 보인다 - 새가 두 번째로 울던 새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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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어느 이른 아침, 새 한 마리가 울었다.  아직 어스름한 시각이었다. 잠결에 그 소리를 들었다. 그냥 새가 우는구나, 했다. 이른 아침에 우는 새가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한 번 들린 소리는, 그저 한 번 일어난 일이었다.  다음 날, 같은 시각에 또 울었다.  눈을 떴다. 어제 그 새다. 어제와 같은 시각, 같은 자리, 같은 소리. 한 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LnlDGc_4ln0CtJ0qGIyf3xvY92w.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Tue, 30 Jun 2026 12:00:07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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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 흐름이 만나는 자리에서 일이 일어난다 - 두 물이 만나, 한동안 두 빛으로 흐른다</title>
      <link>https://brunch.co.kr/@@16Io/445</link>
      <description>두 강이 만나는 자리를 본 적이 있다.  한쪽은 맑고, 한쪽은 흙빛이었다. 둘이 만나는 곳에서 두 물은 곧장 섞이지 않았다. 한동안 나란히, 두 빛으로 흘렀다. 강 한가운데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진 것처럼, 맑은 물은 맑은 대로 흙빛 물은 흙빛대로 한참을 같이 갔다.   만나는 자리에는 늘 무언가 일어난다.  두 물이 닿는 경계에서 물살이 빨라지고, 작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16Io%2Fimage%2FlpNwuRP9O40RR_xC8pWlN8Vf9Vk.png" width="500" /&gt;</description>
      <pubDate>Sun, 28 Jun 2026 12:46:46 GMT</pubDate>
      <author>jeromeNa</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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