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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흔들리지 않는 맹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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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바람처럼, 구름처럼 살고 싶은 변호사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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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09-23T23:22:5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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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망설이는 몇 초 - 계단형 인간, 에스컬레이터형 인간, 엘리베이터형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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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3:56:33Z</updated>
    <published>2026-10-11T03:56:33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사 앞 역은 깊다. 승강장에서 지상까지 지하 세 층을 올라야 한다. 개찰구를 지나면 길이 세 갈래로 갈라진다. 계단,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나는 매일 아침 그 앞에서 잠깐 멈춘다. 길어야 몇 초다. ​ 에스컬레이터는 오래전에 멈췄다. 입구에 노란 고깔이 서 있고, 점검 중이라는 안내문은 모서리가 말려 올라갔다. 처음에는 곧 고치겠거니 했다. 계절이</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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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흰 셔츠와 유선 이어폰 - 뱃지를 단 사람만 보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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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0T01:02:23Z</updated>
    <published>2026-10-10T01:0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근길 부산 2호선. 한 칸에서 거의 매일 보는 얼굴이 몇 있다. 내 또래거나 몇 해 위. 재킷에 정장 바지, 왼쪽 옷깃에 뱃지,&amp;nbsp;손에는 검은 서류가방. 출입문 옆에 서서 휴대폰으로 기사를 읽거나 눈을 감고 있다. 그 사람들이 변호사라는 걸 나는 안다. 말을 섞어 본 적은 없다. 아는 이유는 하나다. 재킷, 정장, 뱃지. 셋이 다 있으면 보인다. 이 칸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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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 킬로미터를 넘겨야 - 열아홉에는 그냥 지나쳤던 한 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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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9T04:26:33Z</updated>
    <published>2026-10-09T04:26: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섯 시 반에 숙소를 나섰다.  해가 아직 야자나무 높이에 걸려 있었다. 어제 내린 비가 아스팔트에 남아 도로가 검게 젖어 있었다. 이 시간에는 오토바이도 드물다. 개 두 마리가 갓길에 엎드려 있었고, 지나가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처음 2킬로미터는 평지였다. 바다를 왼쪽에 두고 곧게 뻗은 길이다. 그 다음부터 오르막이 두 번 나왔다. 길지는 않은 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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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남는 두 시간 - 배가 고픈 게 아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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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5:06:43Z</updated>
    <published>2026-10-08T05:06: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에서 돌아오고 며칠이 이상했다. ​ 배가 고픈 게 아니었다. 그런데 뭐가 자꾸 먹고 싶었다. 밤에 자다 일어나 밥을 먹은 날이 있었고, 먹고 자기만 한 하루도 있었다. 처음에는 여행 피로라고 생각했다. 며칠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줄 알았다. 돌아오지 않았다. ​ 몸이 아픈 것도 아니고 일이 밀린 것도 아니었다. 뭔가 허한 것이 있었다. 그게 뭔지 몰라</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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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콜릿 상자의 바닥 -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올해부터 없어졌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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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2:16:37Z</updated>
    <published>2026-10-07T02:16:3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행에서 돌아와 캐리어를 풀었다. 빨래를 돌리고, 세면도구를 제자리에 놓고, 빈 캐리어를 붙박이장 위에 올렸다. 거기까지 하고 나서야 알아차렸다. 예전의 버릇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 몇 해 전까지 나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미 다음 여행지를 검색하는 사람이었다. 도착하기도 전에 떠날 궁리부터 했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검색창을 열 생각이 아예 나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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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늦게 들어온 사람 - 연휴 다음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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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6T02:51:24Z</updated>
    <published>2026-10-06T02:41:15Z</published>
    <summary type="html">화요일 아침이었다. 연휴는 어제로 끝났다.  세면대 옆에 놓아둔 시계를 집어 들었다. 화면이 켜지지 않았다. 옆면의 버튼을 두 번 눌러 보았지만, 검은 유리에는 내 엄지손가락만 비쳤다. 충전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흘 동안 한 번도 손목에 차지 않았으니 충전할 이유도 없었다.  나는 시계를 다시 세면대 옆에 내려놓았다. 오늘은 차지 않기로 했다. 운동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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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 되면 항소를 하자 - 도망치지 않고 받은 전화의 수만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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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2:06:07Z</updated>
    <published>2026-10-04T22:06: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전화하겠다고 했다. ​ 사무소에서 진행하던 소송 하나에 착오가 있었다. 당사자가 모르는 사이에 사건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 있었다. 당사자는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왔다. 몹시 화가 나 있었다고 했다. 왜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소송을 끝내느냐. 변호사가. 전화를 받은 직원의 얼굴이 하얘져 있었다. ​ ​담당변호사를 불러서 자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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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창문을 열겠습니다&amp;nbsp; - 기사님, 주무십니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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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0:53:41Z</updated>
    <published>2026-10-04T00:53:41Z</published>
    <summary type="html">금요일 오전에 재판이 하나 있었다. 사무실 앞에서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차는 금방 왔다. ​ 뒷자리에 앉아 벨트를 맸다. 뒷자리에서도 벨트를 매는 것은 오래된 버릇이다. ​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 기사가 말했다. ​ &amp;quot;이쪽 말고 고개로 넘어가겠습니다. 그게 빠릅니다.&amp;quot; ​ 네비게이션 화면에 뜬 길과는 달랐다. 시간은 넉넉했다. 그러시라고 했다. ​ 로터리</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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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일 가벼운 핀 - GYM은 내 집이고 내 방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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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3T00:57:38Z</updated>
    <published>2026-10-03T00:57:38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헬스장에 도착하면 제일 가벼운 핀부터 꽂는다. ​ 그 시간의 헬스장에는 사람이 - 내 예상보다는 많지만, 낮에 비해서는 - 그리 많지 않다. 러닝머신 몇 대가 돌아가는 소리, 쇠가 쇠에 닿는 소리가 전부다. 락커에 가방을 넣고 매트에서 몸을 푼다. 오늘 파악할 기구 앞에 앉는다. 등받이 높이를 맞추고, 손잡이를 잡는 위치를 확인하고, 전날 유튜브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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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습작] 각자의 방 - 협탁 하나의 거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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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2T00:01:26Z</updated>
    <published>2026-10-02T00:01:26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항에서부터 좋았다. ​ 실장은 짐이 가벼운 사람이다. 작은 가방 하나를 메고 먼저 와서, 창가 쪽 대기석을 두 자리 잡아 놓고 있었다. 비행기에서는 각자 책을 읽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다. 십 년이 그렇게 만들었다. ​ 낮 동안은 정말로 좋았다. ​ 같이 걷고, 같이 먹고, 실장이 찍자는 데서 사진을 찍었다. 실장은 잘 웃는 사람이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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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잊을 만하면 온다 - 전화하면, 예산이 없다고 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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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4:42:10Z</updated>
    <published>2026-10-01T04:42: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제는 학원에 가지 않았다. 퇴근하고 한 시간쯤 고꾸라져 있었다. ​ 일어나 앉으니 할 게 없었다. 그럴 때 손이 가는 데가 요즘은 정해져 있다. 노트북을 열고 코덱스를 띄운다. ​ AI 공부라고 부르기엔 거창하다. 옛날에 아버지가 수학 문제를 풀던 식이다. 머리를 크게 쓰지 않는다. 피곤한 날은 저효율로 쓱 한다. 심심하면 하는 일이라 그렇다. ​ 어제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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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반땅 - 하루를 통째로 사지 않을 수 있다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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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11:07:37Z</updated>
    <published>2026-09-30T11:07:37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일 오후에 떠난다. ​ 고민은 셋이었다. 한 시에 체크아웃을 하느냐. 반땅을 하느냐. 늘 하던 대로 하루를 풀로 잡느냐. ​ 사실 반이 제일 좋다. 알면서도 매번 이 앞에서 머뭇거린다. 온종일 방을 쓰는 것도 아니면서, 하루 단위로 사는 데 몸이 익어서다. ​ 여섯 시까지 쓰는 늦은 체크아웃을 신청했다. 칠만 원쯤을 냈다. ​ 여섯 시에 방을 비우고 짐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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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 버클 - 서랍을 비운 날, 하나가 모자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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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4:41:36Z</updated>
    <published>2026-09-29T04:41: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을 뜬 것은 네 시 오십일 분이었다.&amp;nbsp;알람보다 먼저였다. 머리맡의 휴대폰이 한 번 밝아졌다가 꺼졌다. 다시 켜 보니 메시지가 하나 와 있었다. 오래된 친구였다. ​ 생일 축하한다. ​ 그게 다였다. ​ 생일이었다. ​ 밖에서는 대단한 날이 아니라고 말해 왔다. 이 나이가 되면 생일은 달력의 다른 칸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속으로는</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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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and 하나 - 나는 두 번역을 견준 줄 알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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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01:55:04Z</updated>
    <published>2026-09-28T01:55: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에 호텔에서 온 안내를 오랜만에 번역기로 돌렸다. ​ 늦은 체크아웃은 가능 여부에 달렸고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 오후 여섯 시까지는 객실 요금의 절반이 붙는다는 것. 대강 그런 내용이었다. ​ 마지막 문장이 걸렸다. 방이 있다는 구절 앞에 접속사가 하나 있었다. and였다. ​ 나는 그것을 이렇게 읽었다. 방이 있으니 언제든 문의하라고. 방이 있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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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2/2&amp;nbsp;예, 알겠습니다 - 한 시간 동안 또렷했던 저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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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21:44:50Z</updated>
    <published>2026-09-26T21:44: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버지가 먼저 방으로 들어갔다. ​ 아홉 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아버지는 리모컨을 탁자 위에 가지런히 내려놓고, 누구에게랄 것 없이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다음 복도 끝 방의 문을 닫았다. 문 닫히는 소리는 크지 않았다. ​ 연휴 숙소의 거실은 넓었다. 소파가 ㄷ자로 놓여 있었고, 동생들과 조카들은 그 사이를 드나들었다. ​ 누군가 과일을 깎아 왔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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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단편소설] 1/2 청구되지 않은 이자 - 호수를 끝내 보지 못한 아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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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4:00:27Z</updated>
    <published>2026-09-26T04:00:27Z</published>
    <summary type="html">기차는 저녁 여덟 시가 조금 넘어 바닷가 역을 떠났다.특실 창가 자리였다. 창밖은 이미 어두워서, 유리에는 바깥 대신 양복 입은 남자 하나가 비쳤다.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맬지 말지를 두고 출발 전까지 두 번 생각을 고쳤다.나는 이번 방문의 일정을 머릿속으로 다시 읽었다.원래는 2박 3일이었다. 첫날 밤늦게 도착하고, 둘째 날을 온전히 채우고, 셋째 날</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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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중간을 보지 않기로 했다 - 진동폭과 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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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02:02:48Z</updated>
    <published>2026-09-25T02:02:48Z</published>
    <summary type="html">직원이 심부름을 나갔다. 왕복 한 시간 거리였다. 두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전화도 없었다. 전날 다른 일로 한소리를 한 터였다. 이 사람 봐라, 하는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갔다. 전화를 걸까 하다가 걸지 않았다. 걸면 목소리에 그것이 실린다. 퇴근길에 차선 하나를 막고 전기선 공사를 하는 것을 봤다. 그 직원이 다녀온 길이었다.  2017년에</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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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없는 사진 - 남기려던 것은 하나도 안 찍혀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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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2:42:15Z</updated>
    <published>2026-09-24T02:42: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브런치에 여행기를 이어 쓰기로 하고, 사진을 한 장 넣으려 했다. ​ 하루가 시작되는 걸 보여 주는 장면이면 됐다. 노트가 놓인 책상, 그 위의 아침. 누가 딱히 볼 글은 아니지만, 첫 줄 옆에 한 장쯤 있으면 싶었다. ​ 그런데 있어야 할 사진이 없었다. ​ 구글 포토에 올라와 있어야 할 것들이 빠져 있었다. 압축이 안 풀렸는지, 올리는 중에 인터넷이 끊</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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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자릿수 하나 - 돌려보낸 날, 잔고가 줄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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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2:48:52Z</updated>
    <published>2026-09-23T02:48:52Z</published>
    <summary type="html">명절 휴가 전날 새벽, 화장실에 앉아 새 태블릿의 녹음 버튼을 눌렀다. 산 지 사흘 된 기계였다. 마이크가 목소리를 제대로 잡는지 보려던 참이었다. 화면 속 파형이 내 헛기침에 맞춰 올라갔다가 내려앉았다. 시험 삼아 말할 거리가 필요했다. 어제 일 두 가지를 골랐다. ​ 첫 번째는 돌려보낸 사건이다. 오후 상담이었다. 서류 뭉치를 넘기는 동안 윤곽이 잡혔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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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어떤 오뎅인가 - 국물의 농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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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2T07:10:19Z</updated>
    <published>2026-09-22T07:1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릴 때 문방구 앞 리어카에서 오뎅은 비쌌다. 떡볶이 한두 개를 사면 오뎅 국물은 공짜였다. 나는 종이컵에 국물만 받아 들고 떡볶이를 아껴 먹는 아이였다. 그때 꼬치에 꽂혀 있던 것은 얇은 사각 어묵이었다. 지금도 나의 오뎅 표준은 그것이다. 네 장에 천오백 원, 손바닥보다 조금 큰 얇은 어묵 꼬치. 부산 어묵이 유명하다는 것은 서울에 가서 처음 알았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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