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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환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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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삶의 범위를 넓혀가는 여행자 / &amp;lt;유럽을 여행하는 아주 특별한 방법&amp;gt; 저자</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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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09-22T10:52:38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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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초록을 설계한 도시 - 창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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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1T04:44:42Z</updated>
    <published>2026-06-01T04:44:42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원을 걷다 보면 이상한 감각이 먼저 몸에 남는다. 분명 도시인데 자꾸 숲을 걷는 기분이 든다는 것. 그것도 우연히 남겨진 자연이 아니라 누군가 오래 고민 끝에 배치한 숲의 감각에 가깝다. 길은 지나치게 반듯하고, 공간은 효율적으로 정리되어 있으며, 도시의 표정은 처음부터 계획된 질서를 숨기지 않는다. 그런데 그 단단한 구조 위로 초록이 이상할 만큼 깊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jTxf-DYxQDf4oI3SLM05ZpCxfZ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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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다가 내어주고 숲이 감싸는 곳 - 진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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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1T05:20:30Z</updated>
    <published>2026-05-25T00:08:02Z</published>
    <summary type="html">진해에서는 자꾸 걸음이 늦어진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특별히 극적인 풍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끊임없이 사람을 붙잡는 장면이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곳에서는 몸이 먼저 속도를 늦춘다. 길을 걷다 문득 멈추게 되고, 멈춘 자리에서 바람 소리를 오래 듣게 된다. 도시가 사람을 붙드는 방식이 있다면, 진해는 대개 쉼의 형태를 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zCY0m8X1qcfxvLzxW7mIqkUpGn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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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끝내 완성되지 않은 풍경 - 마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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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1T03:36:49Z</updated>
    <published>2026-05-17T14:13:48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산의 공기는 쉽게 마르지 않는다. 바다 가까운 도시 특유의 습기는 낮 동안 달궈진 벽과 골목 사이에 오래 머물고, 해가 기운 뒤에도 열기는 한동안 길 위를 떠나지 않는다. 오래된 상가 벽면에는 시간이 켜켜이 눌어붙어 있고, 언덕 아래 골목은 축축한 숨을 천천히 내쉰다. 어떤 장소들은 계절을 통과하지만, 어떤 장소들은 계절을 붙잡고 있는 듯 보인다. 마산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0wI78DGppEc9T3TpWMrBS4y4VY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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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떠나가는 봄들 - 의령 - 칠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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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5T14:19:11Z</updated>
    <published>2026-04-15T14:18:15Z</published>
    <summary type="html">봄이 한꺼번에 도착하지 않았듯, 떠나는 봄 역시 단번에 사라지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푸르스름한 빗속으로 서서히 윤곽을 지우는 방식으로 흐려진다. 의령에서의 한 달을 닫는 밤, 떠남은 아주 조용한 하강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가로등 빛이 길게 늘어지고, 마을을 지키던 낡은 지붕들은 빗소리 아래로 납작하게 웅크린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vn4gg_tj0t1TlcM3KtI2H_igwY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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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머무는 장면들 - 의령 - 궁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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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8:10:15Z</updated>
    <published>2026-04-11T11:59: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궁류에서는 풍경을 &amp;lsquo;본다&amp;rsquo;기보다, 자꾸 밟게 된다. 시선보다 발이 먼저 닿는다. 그리고 그때마다 장면은 완성되는 대신, 약간씩 무너진다.  처음에는 벚꽃이다. 한 그루가 집을 거의 덮고 있다. 지붕 위로 가지가 넘어가고, 마당까지 그림자를 드리운다. 꽃은 절정인데, 그 아래에는 트럭이 서 있고, 타이어가 쌓여 있다. 누군가의 생활이 그대로 놓여 있는 자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7gn0U5yl-hdHIP2QSUfmHWBhWZ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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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구조로서의 계절 - 의령 - 수도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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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7:44:49Z</updated>
    <published>2026-04-09T13:51:18Z</published>
    <summary type="html">길은 먼저 어둡게 시작된다. 나무들이 빛을 막고 있어서라기보다, 아직 시선이 익숙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밑은 눅눅하고, 공기는 서늘하게 남아 있다. 봄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온도.  그 상태로 몇 걸음 더 들어가면, 시야 어딘가에서 색이 튀어나온다. 노란색이다. 그러나 그것은 펼쳐져 있다기보다,&amp;nbsp;어둠 사이에 끼어 있는 빛에 가깝다.  수도사의 유채꽃&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32cFmVp66feroCXRBYu8JIGqrP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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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느덧 봄이 가득 피었다 - 의령 - 가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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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6:58:20Z</updated>
    <published>2026-04-07T12:31:15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공기가 아니라 색이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밀도로, 벚꽃이 시야를 채우고 있었다. 어제까지는 가지였을 풍경이, 오늘은 완전히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이미 봄은 충분한 상태로 도착해 있었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다가, 결국 밖으로 나왔다. 눈앞에 있는 것을 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_9iLDSgdEEJ4VVV-d0ECMls75j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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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변화는 예고 없이 이루어진다 - 의령 - 수암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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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14T06:45:14Z</updated>
    <published>2026-04-04T11:38: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숙소를 나설 때까지만 해도 하늘은 맑았다. 자전거 페달을 밟는 내내, 오늘의 풍경은 분명 선명할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날씨였다. 길은 가볍게 이어졌고, 바람은 차갑지 않았으며, 시야는 멀리까지 열려 있었다.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예고처럼 느껴졌다.  천천히 속도를 올리며&amp;nbsp;수암사를 향해 달렸다. 몸이 데워질수록 기대도 함께 커졌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벚&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t037m1su3HkRWvg2tdzHkD44UD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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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은 장면 속에서 만들어진다 - 의령 - 칠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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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01T09:39:03Z</updated>
    <published>2026-03-31T16:35: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칠곡의 봄은 어느 순간 한꺼번에 도착하지 않는다. 대신, 아주 선명한 장면 하나로부터 시작된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바깥을 바라볼 때, 그곳에는 이미 여러 겹의 움직임이 겹쳐 있다. 풀밭에서 벌레를 찾아 옮겨다니는 새들, 어느 틈엔가 나타나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는 청설모 한 마리. 풍경은 고요한 채로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깨어나는 중이다.  이곳에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fI31rqdLL7Te7G0WBzEj_Wk5f7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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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섯 날을 건너는 장면들 - 의령 - 의령5일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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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16:18:27Z</updated>
    <published>2026-03-29T11:01: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의령의 시간은 날짜로 흐르지 않고, 장날로 끊어진다. 다섯 날을 건너 다시 돌아오는 리듬. 그 주기 속에서 이 지역의 생활은 반복되고, 동시에 갱신된다. 도시가 매일 같은 밀도로 움직인다면, 이곳은 간격을 두고 한 번씩 깊게 살아나는 방식에 가깝다.  장이 서는 날 아침, 길 위의 공기가 달라진다. 평소에는 한적하던 도로 위로 버스가 천천히 들어오고, 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yMeLVxjh16Eqh8YHxZsGVzqs9g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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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보이지 않는 축적 - 의령 - 정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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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16:36:12Z</updated>
    <published>2026-03-22T23:51: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의령은 스스로를 &amp;lsquo;부자 1번지&amp;rsquo;라 부른다. 지역이 하나의 구호를 내세운다는 것은, 그 말이 단순한 홍보를 넘어 정체성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amp;nbsp;이병철의 생가가 놓여 있다. 한 사람의 출발점이 하나의 지역을 설명하는 문장이 되는 순간, &amp;lsquo;부&amp;rsquo;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장소의 성질로 확장된다.  그러나 이 문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u6tiS_vTWr1MEa-tvYdXcCC9M4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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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계절은 완성된 형태로 오지 않는다 - 의령 - 칠곡</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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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16:38:29Z</updated>
    <published>2026-03-20T13:19:00Z</published>
    <summary type="html">3월의 칠곡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비워둔 채로 숨을 고르고 있는 공간처럼 보였다. 겨울을 통과한 집들은 잠시 문을 닫고 있을 뿐, 완전히 떠나보낸 기색은 아니었다. 마당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흔적들이 남아 있고, 처마 밑에는 지난 계절의 시간이 그대로 매달려 있다. 그러나 그 위로, 아주 느리게 봄이 스며들고 있었다.  빈집은 멈춘 것이 아니라,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4d18RCcRJxxnpjjzgKHS41NlnJ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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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 의령 - 남강</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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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3-31T15:43:49Z</updated>
    <published>2026-03-18T13:12:13Z</published>
    <summary type="html">3월 중순의 남강은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못한 계절의 얼굴을 하고 있다. 물은 흐르고 있지만, 그 흐름에는 아직 겨울의 망설임이 남아 있다.    바람은 부드러워지려다가도 이따금 차가운 기색을 되찾고, 강가의 나무들은 잎을 틔울 듯 말 듯, 시간을 저울질하듯 서 있다. 봄은 이미 도착했지만, 이곳에서는 그것이 선언이 아니라 예고에 가깝다.    강은 늘 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F9E0m6-Q9ln1BlDni1xHdNdnDPo.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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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다림은 결국 완결되지 못했다 - 군산 - 월명동</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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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9T12:10:04Z</updated>
    <published>2025-12-28T16:13:05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이 완결되기에 12월은 너무 이르다. 달력은 끝을 가리키지만, 계절은 그만큼 서두르지 않는다. 추위는 몇 번 예고처럼 스쳤을 뿐, 몸과 풍경을 충분히 붙잡지 못했다.   군산에서 보낸 12월은 그런 상태로 남아 있다. 겨울을 살았다고 하기에는 온도가 모자랐고, 겨울을 놓쳤다고 하기에는 감각이 너무 많이 깨어 있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오래 머물지 않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DvBG2K5JSYrrV9PcXbX_LBM5cv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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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매일과 처음 - 군산 - 말랭이마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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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9T11:50:20Z</updated>
    <published>2025-12-20T13:18: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기다리던 눈이 내렸다. 한밤중에. 그런데 아주 짧았다. 낮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하늘은 잠잠했고, 밤이 깊어지자 마치 약속을 지키듯 조용히 내렸다. 기다림은 늘 이런 식이다. 충분히 예고하지도, 충분히 머물지도 않는다. 그저 한 번 지나가고 나서야 우리가 얼마나 오래 그것을 상상해왔는지 드러난다.   눈을 기다린 시간은 실제로 눈이 내린 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jHu6O3SPitnQmeq8h_WNs3Mvwq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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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잃어버린 기억에 관하여 - 군산 - 선유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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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9T04:49:53Z</updated>
    <published>2025-12-18T03:25:24Z</published>
    <summary type="html">선유도는 내가 군산을 찾는 가장 선명한 기억이다.   선유도를 한 바퀴 도는 동안,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보다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더 자주 떠올렸다. 섬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길은 변함없이 이어지지만, 그 위를 지나온 시간들은 대부분 증발해 있다. 기억은 늘 남아 있는 것처럼 말해지지만, 실제로 삶의 대부분은 기억되지 않은 채 사라진다. 걷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ynUwg3Fb6G3q3tVSlDMtTjtqNi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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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느닷없는 만남들 - 군산 - 말랭이 마을, 월명동, 군산항</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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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9T04:26:09Z</updated>
    <published>2025-12-15T01:21:4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은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를 자주 찍어 안개가 형성되는 조건은 익히 알고 있는데, 이렇게 오후에 느닷없이 찾아온 안개는 꽤 드문일이다.   틈만나면 찾아가는 곳. 말랭이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아주 짧은 산책길이기도 하다. 저기 내가 지내는 곳이 보인다. 내가 다닌 길도 보인다. 안에서 머무는 일과 밖에서 조망하는 일. 안에서 머무는 일과 밖에서 조망하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5T-TDObxP0LEkGzLLyYa069xvX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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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풍경들 - 군산 - 점방산 전망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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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8T17:07:16Z</updated>
    <published>2025-12-11T11:41:27Z</published>
    <summary type="html">점방산 전망대에 서면 군산은 한 번에 보인다. 도시를 구성하는 것들이 크기와 중요도를 잠시 내려놓은 채, 같은 높이에서 펼쳐진다. 군산 시내는 복잡하지 않다. 위에서 보면 길은 길답게 이어지고, 건물은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생활의 소음과 사정들은 이 거리까지 올라오지 않는다. 내려다본다는 것은, 많은 것을 아는 일이 아니라 많은 것을 모르게 되는 일이라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3x7btxPJlgziKwlGv5o1fbhaJ5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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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은 아슬아슬해서 아름답다 - 군산 - 말랭이마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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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8T15:41:10Z</updated>
    <published>2025-12-10T08:47: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은 아슬아슬해서 아름답다. 밤이라고 부르기엔 이미 빛이 스며 있고, 아침이라 하기엔 아직 어둠이 물러서지 않은 상태. 말랭이마을의 새벽은 늘 그 경계에 걸려 있다. 확정되지 않은 시간,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기울지 않은 순간에만 허락되는 풍경이 있다.   이날 아침, 골목은 아직 이름을 갖지 못한 색으로 채워져 있었다. 벽과 지붕은 형태만 남긴 채 색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o7LKxGFLUQq0Hj4MRT60mnvhWw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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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차이와 반복, 일상을 들여다보는 일 - 군산 - 월명호수, 월명공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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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18T14:00:38Z</updated>
    <published>2025-12-08T07:48:54Z</published>
    <summary type="html">말랭이마을에서 월명호수까지, 월명공원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 지역에 머문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여행처럼 잠깐 들러 풍경을 소비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며칠이 아니라 &amp;lsquo;생활&amp;rsquo;의 시간으로 들어오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이 산책길은, 이제 나에게 하나의 하루가 되었다. 특별히 계획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향하는 길. 그 반복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vBK%2Fimage%2FfXOXOVfgYHl7Kom6JIoMO0EqiA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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