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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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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loveminty</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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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나는 오래도록 말하지 않는 쪽을 선택해 온 사람입니다. 대신, 사라지지 않는 방식으로 남기기 위해 씁니다. 보이지 않던 순간과, 이름 붙이지 못했던 감정들을 기록합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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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09-17T04:09:4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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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무엇을 내려놓았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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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9T09:09:31Z</updated>
    <published>2026-09-29T09:09:31Z</published>
    <summary type="html">출근길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다 우연히 글 하나를 읽었다.  예전에는 좋은 사람이고 싶었다는 이야기였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럴 필요는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했다.  문득 생각했다.  나는 무엇을 내려놓았을까.  처음에는 어렵지 않은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니까 하나쯤은 금방 떠오를 것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TPnR0g4pJc68nX_AsCLwmEfybT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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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 사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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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8T10:43:37Z</updated>
    <published>2026-09-28T10:4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내내 목이 불편해 책상 위의 물을 몇 번이나 마셨다. 차가운 물이 목을 타고 내려갈 때는 잠깐 괜찮아지는 것 같았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침을 삼키면 부어 있는 목 안쪽이 서로 닿는 듯 답답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따끔거렸다.  조금만 더 있으면 퇴근 시간이었다. 결국 남아 있는 작업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다. 오늘만큼은 끝까지 있고 싶었는데,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I6_61wAaeCGe42uw-VVAY6yfzd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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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페이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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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12:09:58Z</updated>
    <published>2026-09-09T12:09: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받아둔 자료를 열었다.  화면이 영어 문장으로 가득 찼다. 제목 아래로 작은 글자들이 빼곡하게 이어져 있었다. 마우스 휠을 굴리자 문장들이 빠르게 위로 밀려 올라갔다. 몇 장을 지나도 비슷했다. 한참 아래로 내려가는 스크롤바를 잡아 다시 맨 위로 끌어올렸다.  작게 한숨이 나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다.  새 문서를 하나 열어 옆에 나란히 놓았다. 한쪽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RK2sEvPTXNsq0bUmbeVcdq-3bn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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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람 부는 길목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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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8T10:47:58Z</updated>
    <published>2026-09-08T10:42:00Z</published>
    <summary type="html">퇴근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늘에 빛이 조금은 남아 있었던 것 같은데, 건물 앞 도로에는 벌써 가로등이 켜져 있었다.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흰빛과 붉은빛이 아스팔트 위를 길게 미끄러졌다.  몇 걸음 걷는데 바람이 불었다. 생각보다 차가웠다. 얇은 옷 밖으로 드러난 팔을 바람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도 모르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fhlz_VF90Aj4MQm0LYh926zF8f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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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침 하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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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10:50:54Z</updated>
    <published>2026-09-04T10:45: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맞은편 집 지붕 위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발걸음을 옮기려다 잠깐 고개를 들었다. 낡은 지붕과 전깃줄 사이로 맑은 파란색이 드러나 있었다. 아주 짙지도, 희지도 않은 색이었다. 어릴 때 하늘을 그릴 때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었던 색연필처럼, 말 그대로 하늘색이었다.  잠시 바라보다 문을 닫았다.  골목으로 나와 몇 걸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hI3ZQgzNip6n5xHdbR9n2FBsqS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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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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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12:17:13Z</updated>
    <published>2026-08-26T12:17: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철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 개찰구를 지나갔다. 몇 년째 같은 곳을 다니고 있지만 어느 출구로 나가야 하는지는 아직도 헷갈린다. 늘 그랬듯 고개를 들어 안내판을 찾았다. 출구 번호를 확인하고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역 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앞사람의 걸음이 느려지면 옆으로 비켜 지나갔고, 반대편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마주 걸어왔다. 운동&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r6InVdVxYc578cqVrOs2MY35Ij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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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 온 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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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5T08:22:42Z</updated>
    <published>2026-08-25T08:18:36Z</published>
    <summary type="html">눈을 뜨자 빗소리가 들렸다. 빗방울이 창문을 잘게 두드리고, 어딘가에 고여 있던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소리가 간간이 섞여 있었다. 방 안에는 흐린 아침빛이 들어와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고 몸을 일으켰다. 씻고 화장을 하고 옷을 입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주위가 조용해졌다.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눈앞이 환해졌다.  비가 내렸다는 게 믿어지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k1mVO67qMfXopXqon3hhD95j1w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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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온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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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8T07:48:36Z</updated>
    <published>2026-08-18T07:48: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잠이 오지 않았다.  눈을 감고 한참을 누워 있었지만 정신은 이상할 만큼 또렷했다. 몸을 옆으로 돌렸다가 다시 반듯하게 누웠다. 이불을 가슴까지 끌어올렸다가 배 아래로 밀어냈다. 얇은 천이 발목에 걸렸다가 스르르 내려갔다.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이 다시 선명해졌다. 잠이 들려는 순간을 자꾸 놓치고 있는 기분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U_jW6NaSkDxLOGrigL4RbWtRRp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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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득한 기억 속 친구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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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1T12:11:09Z</updated>
    <published>2026-08-11T12:11: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릴 때 우리 집에는 개가 한 마리 있었다.  무슨 종류였는지는 모른다. 시골집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그런 개였다. 얼굴을 떠올려보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다. 털이 무슨 색이었는지, 귀가 서 있었는지 늘어져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몸집이 그리 크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와 동생이 한 사람은 앞다리를, 다른 한 사람은 뒷다리를 들고 돌아다녔던 기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zDjXZ4T2A2n9cauqe3uJcjhnjS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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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의 목소리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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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0T11:41:17Z</updated>
    <published>2026-08-10T11:41: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된 휴대폰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줄은 몰랐다.  서랍 안쪽에 밀려 있던 휴대폰은 생각보다 작았다. 한때는 매일 손에 들고 다녔는데, 오랜만에 쥐어보니 두께도 무게도 낯설었다. 화면 위로 손가락을 한 번 문질렀다. 얇게 쌓인 먼지가 밀려나며 검은 화면에 손가락 자국이 남았다.  전원 버튼을 눌렀다.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더 길게 눌러보았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iB0S7vQj6ahyq0ps-526DVRxLo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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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입추 전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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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2:47:10Z</updated>
    <published>2026-08-07T12:47:10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부터 햇빛이 강했다.  집을 나서자 골목 위로 하얀 빛이 쏟아져 있었다. 건물 벽과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 지붕이 빛을 받아 희게 번들거렸다. 양산을 펴기도 전에 정수리와 어깨부터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나무에서는 매미가 울고 있었다. 한 마리가 울음을 시작하면 가까운 곳에서 다른 울음이 겹쳤다. 잠깐 끊어지는가 싶다가도 금세 다시 이어졌다. 어디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MIiFN7zVV7SmH-bcm5lvBpm2Bi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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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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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13:19:04Z</updated>
    <published>2026-08-06T13:11: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물방울 하나가 목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 방 안은 아까보다는 시원했지만, 여전히 여름의 공기가 남아 있었다.  에어컨을 켰다.  실외기가 멀리서 짧게 울리고, 잠시 뒤 차가운 바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방 안 공기가 조금씩 식어갔다. 방금까지 피부에 달라붙어 있던 더위도 뒤로 물러나는 것 같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l24LHaNtwK1Md_dcRVWtIsSWi0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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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밤이 오는 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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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11:23:31Z</updated>
    <published>2026-08-05T11:13: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잠들기 전이면 늘 현관으로 갔다.  현관 앞에 서면 센서등이 먼저 켜졌다. 어두웠던 복도가 천천히 밝아지고, 희게 칠한 벽에는 노란 불빛이 번졌다. 방문 아래에서는 에어컨 바람이 가늘게 흘러나와 발등을 스쳤다. 하루 종일 열을 머금었던 바닥도 어느새 미지근한 온기만 남아 있었다.  그 시간만큼은 늘 집 안이 가장 조용했다. 냉장고가 낮게 돌아가는 소리와 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YJdHxybMlOFg_fREk4oU4dYKkR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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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느 여름 저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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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4T11:50:26Z</updated>
    <published>2026-08-04T11:50:26Z</published>
    <summary type="html">계곡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다섯 시쯤이었다.  도심을 벗어나는 동안에도 햇빛은 여전히 강했다. 신호를 기다리는 자동차들 위로 뜨거운 공기가 일렁였다.  차가 산길로 들어서며 창밖의 회색이 조금씩 초록으로 바뀌었다. 나무들이 가까워질수록 바람도 달라졌다.  여전한 여름의 공기.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다음 숨은 조금 쉬웠다. 흙 냄새와 풀 냄새가 아주 옅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rM15UHssu6np9E7gf5I7DZJ6OK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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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의 선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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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14:06:09Z</updated>
    <published>2026-07-30T14:06: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왔다.  마지막 계단을 밟자 바깥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사람들은 출구를 빠져나와 각자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 사이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드니 서점 앞에서 누군가 연주하고 있었다. 사람들에 가려 건반은 잘 보이지 않았다. 두 손만 쉼 없이 움직였다.  나는 그대로 지나가려 했다. 그런데 발걸음이 조금 느려졌다. 사람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Cj_sWpbqPHBZuCK78NLf2wIV4J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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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빛이 머문 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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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9T10:14:43Z</updated>
    <published>2026-07-29T10:14: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젯밤 손끝에 새로운 색을 올렸다.  가게를 나설 때는 이미 늦은 밤이었다. 유리문에 비친 손끝은 우유빛처럼 희게 반짝였다. 그때는 그 색이 전부인 줄 알았다.  다음 날 아침.  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왔다. 마지막 계단을 밟자 햇빛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교통카드를 꺼내려 손을 들었다.  하얗던 손끝에 아주 옅은 분홍이 떠올랐다. 손을 조금 기울이자 얇은 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UelMOPukzYCxmfpdSQTYbwsfo7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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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우리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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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8T09:38:25Z</updated>
    <published>2026-07-28T09:3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래된 동네를 걷고 있었다.  볼일을 마치고 큰길로 나가기 위해 골목 하나를 돌아 들어왔다. 처음 오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발걸음이 조금씩 느려졌다.  담장 너머로 능소화가 바람에 흔들렸다. 햇볕을 오래 머금은 시멘트 담에서는 따뜻한 냄새가 올라왔다. 매미 소리가 골목 끝에서 시작해 천천히 공기 위를 흘렀다.  어느 순간 걸음을 멈췄다.  대문은 짙은 초록&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1TyS4USFpNfBvDjXeoPXmpwJy4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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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름이 들리는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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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7T12:16:19Z</updated>
    <published>2026-07-27T12:16:19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철역 계단을 올라왔다.  마지막 몇 계단은 늘 숨이 찼다. 밖으로 나오자 뜨거운 공기가 천천히 몸을 감쌌다. 들이마신 숨이 금세 여름 냄새로 바뀌었다.  고개를 들었다. 저녁이었지만 공기에는 아직 낮이 남아 있었다. 건물 벽은 하루 종일 머금었던 열기를 쉽게 내놓지 않았다.  잠시 숨을 고른 뒤 횡단보도 앞에 섰다.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조금씩 앞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iQ44aJEr91nxTCskVXIPiAQxr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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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비의 계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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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10:33:58Z</updated>
    <published>2026-07-23T10:29:43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는 며칠째 내리고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빗소리가 들렸다.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으로 바닥을 두드렸다.  나는 한동안 그대로 누워 있었다.  커튼을 걷었다.  유리창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촘촘히 맺혀 있었다. 맞은편 건물은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번져 갔다. 전깃줄에 매달린 물방울이 하나 떨어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또 하나 떨어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zDUqkRsB62vcyiiyElE1l7dNQg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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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맞은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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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2T10:00:12Z</updated>
    <published>2026-07-22T10: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하철 문이 열렸다. 사람들이 천천히 객차 안으로 들어왔다. 따뜻한 공기가 잠시 스며들었다. 문이 닫히고 다시  시원한 바람만 남았다.  나는 창가에 앉았다. 잠시 뒤 맞은편에도 누군가 자리를 잡았다. 무릎 위에 검은 가방을 올려놓은 사람이었다.  스마트폰 화면이 켜졌다. 손가락이 몇 번 움직였다. 이내 다시 어두워졌다.  열차가 출발했다.  어두운 터널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tDq%2Fimage%2Fm4yuBXkdMxsehtZr05P_M6j1W-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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