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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Epoche 에포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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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인문학 에세이 &amp;quot;삶이라는 물음표 사이를 걷다&amp;quot;</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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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15-08-26T21:30:5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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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생각하지 않는 인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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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7T21:16:34Z</updated>
    <published>2026-05-07T21:16: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튜브를 보다 보면 가끔 소름이 돋는 순간이 있다. 방금 친구와 나누었던 대화와 비슷한 영상이 화면 맨 위에 떠 있을 때다. 조금 전 스쳐 지나갔던 생각과 닮은 이야기가 추천 목록에 나타나기도 한다. 알고리즘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디에서 오래 머무는지를 조용히 기억하고 있다가 가장 적절한 장면을 내 앞에 내민다.      그 정교함 앞에서 나는 편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EJkRA6DIa1K2nZ_MioYQQgDOvj8"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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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7. 살아있다는 사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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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8T05:29:41Z</updated>
    <published>2026-04-28T05:12: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일곱 살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옆집에 살던 한두 살 위 형과 인도 위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내가 찬 공이 도로에 주차되어 있던 커다란 트레일러의 뒷바퀴 쪽으로 굴러 들어갔다. 공을 줍기 위해 차 밑으로 몸을 집어넣으려던 순간, 형이 내 팔을 잡았다.  &amp;ldquo;야, 위험해. 내가 들어가서 가져올게.&amp;rdquo;        형은 몸을 숙여 트레일러 아래로 기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4i41pqKadOEY4qH7-fkMq9_7u00"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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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6. 보폭을 맞춘다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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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4T01:11:30Z</updated>
    <published>2026-04-24T01:11:30Z</published>
    <summary type="html">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 단둘이 제주로 떠났다. 학교와 학원 사이에서 늘 지쳐 보이던 아이는 집에 돌아오면 휴대전화 속으로 숨어들기 일쑤였다. &amp;quot;아빠랑 둘이 여행이나 다녀올까?&amp;quot; 기대 반, 망설임 반으로 건넨 말에 아이는 의외로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짧은 끄덕임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아직 나와 함께 걸어 줄 마음이 남&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KCRXnKnhS8G4CxxMBZZ6joPybm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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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5. 시절인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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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10:21:59Z</updated>
    <published>2026-04-23T10:21:59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끔 휴대전화의 연락처 목록을 훑어볼 때가 있다. 한때 매일 같이 목소리를 나누고, 술잔을 기울이며 미래를 호기롭게 이야기하던 이름들이 보인다. 당시에는 그들이 없는 내 삶을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일상의 큰 자리를 차지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의 소식조차 알지 못한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해도 선뜻 아는 체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WAmV3rq7-5uLUYS3Z9Lx5UD_xd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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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4. 삶의 무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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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02:22:03Z</updated>
    <published>2026-04-23T02:2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고등학교 시절부터 삼십 년을 함께해온 친구 용이가 있다. 이른바 딩크족으로, 부부 둘만의 삶을 선택해 자기들만의 지도를 그려온 친구다. 한때는 호주로 건너가 반년은 죽도록 일하고 나머지 반년은 세상 곳곳을 떠돌며 살았다. 지금은 제주도에 둥지를 틀고 한라산을 오르내리고, 푸른 바다 속을 헤엄치며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 바람 많은 섬에서, 바람 같은 방식으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AXLOn0apIy9zBWw7ioBZL_f0HD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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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3. 300권의 책이 가르쳐주지 않은 것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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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2T23:41:47Z</updated>
    <published>2026-04-22T19:22:25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른 중반, 아이들은 아직 어렸고 부모의 손길은 매 순간 절실했다. 직장 생활과 육아라는 두 수레바퀴 사이에 끼어 숨 가쁘게 돌아가던 나는,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새벽 4시의 기상이었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간, 음악을 배경 삼아 책장을 넘기며 내 안으로 침잠하는 그 시간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fdVqn3Ipr3M7UJjeq3sOZRUEpx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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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2. 당신의 꽃은 아직 피는 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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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02:34:14Z</updated>
    <published>2026-04-21T10:56:20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른 중반을 넘어서면 대개는 자기 삶의 궤적을 받아들이게 된다. 품었던 꿈은 적당히 접어 두고 주어진 형편에 몸을 맞추며 사는 것이 순리라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러나 내 인생의 한편에는 그 순리를 끝내 거부하며 매해 처절하게 자신을 던지던 한 친구가 있다. 삼십 년을 함께 걸어온 벗, H이다. H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임용고시라는 높은 벽 앞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U0DHP6J2W9jBbA5AmSorzg5eMZ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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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1. 관계의 온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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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4-23T02:31:37Z</updated>
    <published>2026-04-21T06:56:36Z</published>
    <summary type="html">주말 점심, 아내와 나란히 앉아 해물칼국수를 먹었다. 커다란 양은 냄비에 조개와 홍합이 넘치도록 담겨 나왔고, 김이 오른 국물 위로 바다의 냄새가 은근히 퍼졌다. 아내는 국물을 한 숟갈 뜨자마자 &amp;ldquo;시원하다&amp;rdquo;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 말 속에는 맛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함께 나왔다는 행복감 같은 것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내 혀끝에 닿은 국물은 어딘지 모르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l0I%2Fimage%2FUJQmnmhX4Ti2IGN0yozRfq9riK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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