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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사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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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휘발되는 순간들이 아쉬워 붙잡고 싶었어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가족의 일상을 차곡차곡 쌓아왔듯, 이제는 내 눈길이 머무는 곳, 마음이 머무는 찰나를 문장으로 남기고 싶어요.</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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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21T13:35:29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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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상의 모든 마르타를 위하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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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8T06:08:31Z</updated>
    <published>2026-10-08T06:08:31Z</published>
    <summary type="html">레지오 모임에 들어온 지 꽤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기도를 조금 더 깊이 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었다. 레지오는 기도만 하는 곳이 아니었다. 성당 곳곳에서 필요한 일을 먼저 알아차리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성당은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 손길들로 유지되고 있었다.  며칠 전 단장 모임에서 그 조용한 손길들 사이의 작은 갈등&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S5WHyaAwt0Iiiodcvk64K0kuYB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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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왜 하필 나였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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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1T05:00:03Z</updated>
    <published>2026-10-01T05: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김 선생, 내년에 영어센터를 맡아서 해주면 좋겠는데&amp;hellip;&amp;hellip;.&amp;quot; 교장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amp;quot;교장 선생님, 저는 내년에 다른 학교로 전근을 생각하고 있어요. 대학원 일도 있고, 애들도 어리고, 남편 건강 문제도 있어서요. 죄송합니다.&amp;quot; 분명히 거절했다. 그런데 교장 선생님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amp;quot;내가 간곡히 부탁하네. 김 선생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xkQ2AacxgQrL-L80dmrDCE5neO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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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용은 아직 멀었어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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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4T05:00:04Z</updated>
    <published>2026-09-24T0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5학년 과학 전담 시간이었다. 담임인 나는 아이들을 과학실로 보내고 교실에 앉아 공문을 보고 있었다. 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다급한 목소리였다. &amp;ldquo;선생님, 과학실로 와 주셔야겠어요. 또 용현이가&amp;hellip;&amp;hellip;&amp;rdquo; &amp;ldquo;네. 올라갈게요.&amp;rdquo;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께 연락을 하고 4층 과학실로 뛰어 올라갔다.  수업은 이미 중단되어 있었다. 용현이는 발로 허공을 차며 모둠 친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fElF7GCBaSL2fSMy3NeYbcPsLh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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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물다섯의 순교자 앞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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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7T05:00:06Z</updated>
    <published>2026-09-17T05: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린 시절, 겨울밤이면 나는 방바닥에 배를 깔고 앉아 두 권짜리 인물사전을 뒤적였다. 엄마가 사주신 그 책은 백과사전처럼 두툼하고 묵직했다. 첫 장을 넘기면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있었고, 마지막 장에는 까마득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낯선 이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밤은 어느새 깊어갔고, 나는 차가운 문창살 너머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DW93Flf14eaXqcD-3R_3ba6UOV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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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규 교사에게 시간이 필요한 이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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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05:00:01Z</updated>
    <published>2026-09-10T05: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선생님, 저&amp;hellip; 제가 저기 들어가서 수업해야 하는 거죠?&amp;rdquo; 오래전 3월, 교육과정 설명회와 학부모 공개수업이 하루에 겹친 날이었다. 임용에 합격해 3월에 바로 발령받은 옆반 동료가, 수업 준비를 하고 있던 나를 찾아와 조용히 물었다. 한 달 전만 해도 그는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이었다. 부푼 꿈을 펼쳐볼 사이도 없이 발령을 받았고,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CFXOjueF3udQq9NKm3wXDukClX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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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날, 옥상에 비가 내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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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3T03:27:00Z</updated>
    <published>2026-09-03T03:27:00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 신앙의 시초는 선택이 아닌 의무였다. 스스로 하느님을 선택하신 어머니의 신앙은 견고했고, 나는 그 울타리 안에서 습관처럼 성당을 다녔다. 주일학교와 기도는 생활의 일부였으며, 내 뜻이 개입할 틈은 없었다. 비가 오든, 몸이 나른하든, 친구와의 약속이 있든 상관없었다.  &amp;ldquo;주일은 주님의 날이야.&amp;rdquo;  단호한 어머니의 말씀 앞에 다른 이유는 설 자리가 없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ksy-iPfVlL7ms5h7OR47FAtU_z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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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넌 이제 똥을 닦을 수 있는 아이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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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7T02:00:06Z</updated>
    <published>2026-08-27T0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점심급식 시간 심각한 얼굴로 지훈이가 내게 조심스레 다가왔다. 늘 수줍게 잘 웃는 아이였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내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앞니가 빠져 새는 발음으로 말했다. &amp;ldquo;선샘미, 저 화장실 가고 딮어요.&amp;rdquo; &amp;ldquo;다녀오렴. 유치원 화장실로 가면 좌변기니까 그리로 가면 되겠다.&amp;rdquo; 그때는 1학년 교실 옆 화장실이 모두 쭈그리고 앉는 변기여서 아이들이 이용&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xVS1_FHtAc0uibX3U3wL4tWNVO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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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선을 넘는다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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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04:40:33Z</updated>
    <published>2026-08-20T04:40:33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처럼 남부 지방에 비가 내렸다. 매일 아침 러닝을 하던 집 앞 수변공원에, 비가 와도 산책 삼아 나갔다. 몇 년 전 큰비에 사람이 물에 떠내려가 사고가 났던 하천이라 입구에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띠가 둘러져 있었다. 나와 함께 걷던 한 중년 남성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 띠를 넘어갔다. 아래쪽을 바라보니 두 명의 여성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왠지 찜찜했다. 위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FpnU9IYoaXlIc0r0PHP3f8h_l-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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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이 포도주가 되기 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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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5:00:04Z</updated>
    <published>2026-08-13T05: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예수님께서 가나에서 첫 기적을 행하심을 묵상합시다.&amp;rdquo; 묵주기도 빛의 신비 제2단이었다.  피정 중이었고, 나는 평소처럼 포도주가 떨어지고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는 장면을, 성모님의 믿음을, 예수님의 첫 기적을 떠올렸다. 그러다 성체 신심 피정에서 강사로 오신 한 자매님의 묵상을 들었다.  &amp;ldquo;저는 가나의 혼인 잔치에 있었어요.&amp;rdquo;  그 말에 나는 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FCyy-0sKNWHEyxVIzCLfz85IRh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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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오늘도 가스라이팅을 한다 3 - 가슴이 뛰는 일을 하는 후배들을 위하여 (교사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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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6T03:05:14Z</updated>
    <published>2026-08-06T03:05:14Z</published>
    <summary type="html">8월 첫 주,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 나는 연수 장소로 향했다. 솔직히 말하면 연수장으로 가는 내내 후회했다. 교육청 의무 연수도 아니고 제 돈까지 내며 왜 신청했을까? 집에서 에어컨이나 틀어놓고 원격 연수나 들을걸. 마음 한구석에서는 '무더위로 인해 금일 연수가 중지되었습니다.'라는 반가운 문자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기도 했다. 하지만 연락은 끝내 오지 않&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tBi_yoCAeqOFd-8RukgZ6csfOJY.jpg" width="395"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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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부님 뒤를 보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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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30T05:00:01Z</updated>
    <published>2026-07-30T05: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학이면 나는 늘 서울에 있는 딸의 집으로 온다. 서울살이를 한 지 벌써 몇 년, 조그만 원룸에서 딸은 나름의 자기 세계를 꾸미고 있었다. 좁은 공간에 향수를 모아두고, 조립한 가구들과 벽면의 작은 액자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같이 살 땐 안 치운다고 그렇게 잔소리를 해댔는데, 제 집이라고 제법 관리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늘 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p9sDlLDdB7cdsDYjxDduQ_IsPo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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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오늘도 가스라이팅을 한다 2  - ― 매일 오후 파란 별표 하나를 찍는 이유 (학부모 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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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3T05:00:06Z</updated>
    <published>2026-07-23T05: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이들을 보낸 뒤, 매일 오후면 나는 또 다른 수업을 시작한다. 알림장을 쓰는 시간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3월은 학생도, 학부모도 가장 낯선 달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세요. 학교는 공교육 기관인 만큼 많은 일이 공문으로 처리됩니다.~  일부러 조금은 긴장되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래야 뒤에 이어지는 따뜻한 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1iYSdUWZFeD_FZzHAsTd8jN5Y4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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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성모님의 손은 왜 펼쳐져 있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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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05:00:03Z</updated>
    <published>2026-07-16T05: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1학기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여러분을 위해 안수기도를 해 주겠습니다.&amp;rdquo; 성령기도로 유명한 신부님의 한마디가 채 끝나기도 전에 주일학교 교사로 저마다 본당에서 봉사했던 선생님들이 한 줄로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나 역시 줄을 섰을 때 나의 등허리를 앞으로 밀어주는 따뜻한 온기의 두 손을 느꼈다. 자매님의 손에서 순간 나는 성모님의 펼쳐진 손을 느꼈다. 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Kly5vXxe4jdzJcKPEKWpriwdDZ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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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나는 오늘도 가스라이팅을 한다 - 1학년 교실에 거는 기분 좋은 주문(학생 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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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6:00:04Z</updated>
    <published>2026-07-09T06: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야! 김수완! 뒤돌아보지 마!&amp;quot; 수업 중 여학생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교실을 갈랐다. 수완이는 억울한 얼굴로 눈을 흘기며 뒤를 돌아보았다.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나는 두 아이를 바라보다 조용히 말했다. &amp;quot;친구에게는 항상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해야 해요. 친구를 지적하는 건 선생님이 하는 일이에요.&amp;quot;  잠시 교실이 조용해졌다. &amp;quot;수완이는 속으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Nu_EploLk8nqjz9hqrT7vTRpNJ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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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독설 끝에서 만난 하느님 - 욥기를 다시 읽으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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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2T05:00:03Z</updated>
    <published>2026-07-02T05: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올해는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기로 했다. 하루에 몇 장씩 읽다 보니 어느새 욥기에 이르렀다. 오래전에도 읽었던 부분이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고통을 묵묵히 견디는 욥이 아니라, 하느님께 거침없이 따지고 원망하는 욥이었다. 우리는 욥을 흔히 인내의 상징으로 기억한다.  &amp;quot;주신 분도 주님이시고 가져가신 분도 주님이시니 주님의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SOlCii6RXHfOIlqevknDEqb4wGE.jpg" width="482"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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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교실은 너의 왕국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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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05:34:12Z</updated>
    <published>2026-06-25T05:34: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서이초 사건 이후, 요즘처럼 교육계가 떠들썩한 적이 있었나 싶다. 넷플릭스의 참교육, 유치원 교사의 고충을 담은 콘텐츠, 방송마다 쏟아지는 학교 악성 민원 제보들까지. 덕분인지 지난주, CCTV 문제와 학교폭력 사안으로 힘들어하던 동료 교사에게 고함을 질렀던 학부모가 뒤늦게 사과를 해왔다.  그동안 동료는 하루 병가를 냈고, 긴장이 풀린 탓인지 몸에 이상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AKKeQS-uLufDdAu9BEO_E3M2X1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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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밥 한 숟가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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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2T07:22:14Z</updated>
    <published>2026-06-22T07:22: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가 내리는 오후였다. 산책을 나갈 수 없어 요양병원의 흰 대리석 복도를 천천히 걸었다. 손에는 묵주가 들려 있었다. 한 알 한 알 굴리며 기도를 바치는데, 한 병실 문틈 사이로 따뜻한 공기와 함께 묘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시래기를 삶는 냄새 같기도 하고, 오래 끓인 된장국 냄새 같기도 했다. 누군가 몰래 음식을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요양병원에서는 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XqILyRs6itCXIXCIoV4rNKxvjU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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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이들은 이미 웃고 있었는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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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8T00:43:05Z</updated>
    <published>2026-06-18T00:43:05Z</published>
    <summary type="html">조퇴를 하고 개인 일을 보던 금요일 오후였다. 조용한 시간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amp;quot;선생님, 혹시 교실에 계시나요?&amp;quot; 옆 반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른 무게가 실려 있었다.  이틀 전 점심시간, 아이들이 놀다가 서로 부딪히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다친 아이는 담임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으로 돌아갔고, 엄마에게 상대 아이가 자신을 밀었다고 털어놓&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i6VpieWONjvuebGrnCK9uSxWM8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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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그녀의 하느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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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2T04:18:24Z</updated>
    <published>2026-06-12T04:18:24Z</published>
    <summary type="html">레지오 주회합 시간, 자꾸만 내 귀를 거슬리는 소리가 있었다. 옆 자리에 앉은 클라라가 회의록을 뒤적이는 소리였다. 시작기도를 바치는 입술과 달리, 그녀의 시선은 이미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슬그머니 일어나 창문을 열고, 선풍기 바람을 조절하고, 기침을 쿨럭이는 자매를 위해 조용히 물을 떠다 주는 그녀. 나는 기도를 바치면서도 어느새 그녀에게 분심이 들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W8CUqzxg4NDHbWR-hWcSteHWNs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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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기도는 소화 데레사처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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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4T07:55:38Z</updated>
    <published>2026-06-04T07:55:38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르멜 수도원의 문을 열던 날, 나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꾸리아 회계로서 단장 피정에 참석해야 한다는 책임감 하나만을 품고 그 문턱을 넘었을 뿐이었다. 수도원의 공기는 고요했다. 오랜 세월 기도로 물든 침묵이 바람 한 줄기조차 머뭇거리게 만드는 그런 고요함이었다.  어머니의 깊은 신앙에 힘입어 유아 세례를 받은 이후, 나는 언제나 하느님 품 안에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xlX%2Fimage%2F0UkBPJ_khC28zRQF3yYJgKhwDv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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