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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Maker of logic</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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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저는 지난 15년 동안 풀스텍 개발자로 일해왔습니다. 시스템 개발, 데이터 구조 설계, 스마트팩토리 운영 자동화 업무를 수행해왔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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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2-05T04:24:02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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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amp;mdash; 오탐으로 재분류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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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01:00:09Z</updated>
    <published>2026-10-11T01: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알람을 울린 뒤, 나에게 남은 이름은 하나였다.  술이 문제인 직원.  그날 이후 나는 그렇게 정리됐다. 무엇을 말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말했는지로. 임원진에게 그날의 나는 문제를 제기한 사람이 아니라, 술자리에서 통제를 잃은 사람이었다.  내가 꺼낸 내용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 다뤄진 것은 내가 제기한 문제가 아니라, 나였다.  처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oB3vNnkegbHi_Gorg5G03aVVn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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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amp;mdash; 촉은 없다, 데이터가 말한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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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7T01:00:15Z</updated>
    <published>2026-10-07T01:00:15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 내가 본 것을 왜 나는 이상 신호라고 믿었을까.  내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아니다.  나는 내 느낌을 판단의 끝에 두지 않는다. 이 일이 나에게 가르친 게 정확히 그거였다.  예지보전을 처음 배울 때 가장 먼저 경계해야 했던 것이 촉이었다.  20년 현장을 지킨 사람이 &amp;quot;저 설비 소리가 좀 이상한데.&amp;quot; 하고 말할 때, 그 말은 대개 맞다. 오래 보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d9DvASdZh6W49hg5RgcKVaPPdx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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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 &amp;mdash; 그날의 알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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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01:00:07Z</updated>
    <published>2026-10-04T01: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의 회식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시작됐다.  잔이 돌고, 고기가 익고, 누군가 건배사를 외쳤다. 사람들은 웃고 있었다. 대표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날 한 사람의 승진이 발표됐다. 동기 중 가장 실력이 좋은 사람이었다.  나는 그 승진에 이의가 없었다. 그는 충분히 승진할 만했다.  문제는 그 사람이 아니라, 나머지였다. 그해 그 동기들이 함께 만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e3vhQOplMX1lN95JVsucNr36jk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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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amp;mdash; 정확한 알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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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30T01:00:11Z</updated>
    <published>2026-09-30T0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회전설비는 멈추지 않는다.  멈추는 순간 그 뒤에 붙은 공정 전체가 함께 선다. 그래서 우리는 설비를 세워놓고 정비하지 않는다. 돌아가는 채로, 살아 있는 채로, 그 진동을 읽는다.  베어링 하나가 닳기 시작하면 신호가 먼저 온다. 현장 사람이 &amp;quot;소리가 좀 이상한데&amp;quot; 하고 느끼기 훨씬 전에, 어떤 주파수가 그래프 위로 조용히 올라온다.  아직 아무 일도 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BtPTJWYg1MBPxaDQIqH4ewt4NK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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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로그는 계속 쌓인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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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01:00:17Z</updated>
    <published>2026-09-27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이 시스템을 아직 다 고치지 못했다.  자정이 되면 여전히 배치가 돈다.  어떤 날은 알아채고 멈추고, 어떤 날은 다 지나간 뒤에야 로그를 보며 뒤늦게 알아차린다.  나는 여전히 이 시스템 안에 있다. 달라진 건 하나뿐이다.  이제 나는 로그를 읽을 줄 안다.  예전에는 그냥 &amp;quot;나는 원래 이래.&amp;quot; 라고 불렀던 것들을, 이제는 조금 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PaqFtEyyj8hiIJwah0vjatz0Qw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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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화 : 지우지 않고, 한 줄씩 (리팩터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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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3T01:33:10Z</updated>
    <published>2026-09-23T01:33: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리팩터링(refactoring)은 겉으로 보이는 동작은 그대로 둔 채 코드의 구조를 조금씩 개선하는 일이다.  한 번에 다 바꾸지 않는다. 돌아가는 시스템을 멈추지 않고, 작은 부분 하나를 고치고, 테스트하고, 확인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또 다음 한 줄. 느리다. 지루하다. 극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오래된 시스템을 멈추지 않고 바꾸고 싶을 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RQ5ygRLQW7PIe9rCV37J9_yGAb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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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화: 전부 지우고 새로 짜면 될까 (재작성의 유혹)</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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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0T01:00:14Z</updated>
    <published>2026-09-20T0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름을 붙이고 나면 이상하게도 한 가지 충동이 생긴다.  그럼 이걸 다 지우고 새로 짜면 되지 않을까.  개발에서는 이걸 전면 재작성, rewrite라고 부른다.  낡은 시스템을 통째로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것.  솔깃하다. 오래된 코드도, 이상한 예외처리도, 왜 있는지 모르는 로직도 한 번에 없앨 수 있을 것 같으니까.  관계에서도 비슷한 마음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fG2ab_kS8UDC0vdjboEeNKeo7N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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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화 : 이 시스템에는 이름이 있다 (회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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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6T01:00:17Z</updated>
    <published>2026-09-16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여기까지 오면서 나는 한 번도 이 시스템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일부러 그랬다. 이름을 먼저 알면 그건 배우는 게 되니까.  먼저 겪고 나서 이름을 만나면, 그건 알아보는 게 되니까.  이제 그 이름을 말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들여다본 시스템에는 세 가지 움직임이 있었다.  존중. 연결. 과정.  Respect. Connection. Process.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Qkz1CYpSUvJj7zw-1Svvs_OmTz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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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화 : 아무도 멈추지 못하는 크론잡 (과정 &amp;middot; 집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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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01:00:18Z</updated>
    <published>2026-09-13T01: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크론잡(cron job)은 정해진 시각에 자동으로 실행되는 작업이다.  한 번 등록해두면 계속 돈다. 등록한 사람이 퇴사해도 돌고, 왜 도는지 아무도 몰라도 돈다.  멈추려면 누군가가 직접 끄거나 설정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오래된 작업일수록 아무도 쉽게 손대지 못한다. &amp;quot;저거 끄면 뭔가 터지는 거 아니에요?&amp;quot;  그래서 회사에는 아무도 지금 원하지 않는데&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GKrvSyv2RhyNCcZQhMGdjgA-BMY.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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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화 : 자정마다, 그 배치가 돈다 (과정 &amp;middot; 개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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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9T01:00:17Z</updated>
    <published>2026-09-09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 시스템에는 자정마다 도는 작업들이 있다.  내가 시키지 않아도, 내가 자고 있어도, 정해진 시각이 되면 스스로 켜져서 돌아간다.  어느 날 밤, 알람이 하나 울렸다. 우리 시스템은 설비가 정해진 기준을 넘으면 데이터와 함께 알람을 발생시키고, 담당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게 되어 있었다.  늦은 저녁, 담당자는 컴퓨터 앞에 앉아 무슨 일인지 확인했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JQ-eIzdssuq_Ki89SXD_bA_3L2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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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화 : 기술부채라는 이름의 제도 (구조 &amp;middot; 집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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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01:00:04Z</updated>
    <published>2026-09-06T01: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개발자들 사이에 기술부채라는 말이 있다.  지금 당장의 이유 때문에 미뤄둔 선택이, 시간이 지나면서 이자처럼 불어나 나중의 발목을 잡는 것.  처음에는 &amp;quot;일단 이렇게 해두자&amp;quot;였다. 일정이 급해서였을 수도 있고,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그때는 그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임시로 만든 방식이 다시&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XLnq8nWOs0Ux8MNurut7L53u4l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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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화:아무도 못 고치는 코드에는 이유가있다(구조&amp;middot;개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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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2T01:00:10Z</updated>
    <published>2026-09-02T01:00:10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든 오래된 시스템에는 아무도 손대지 않는 파일이 하나씩 있다.  열어보면 주석도 없고, 왜 이렇게 짰는지 아무도 모르고, 건드리면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몰라서 다들 그냥 놔둔다.  &amp;quot;그거 건드리지 마세요. 돌아가고 있잖아요.&amp;quot;  나는 그런 파일을 실제로 몇 개 안다. 그중 하나는 이 시스템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계속 돌아온 핵심 로직이었다.  메모리가 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UfAe9kXbm2dbStsh1ncrfXb_UYc.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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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화 : 반복된 연결은 문화가 된다 (연결 &amp;middot; 집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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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30T01:00:13Z</updated>
    <published>2026-08-30T01: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사업화가 시작될 무렵 나는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들이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지 이해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의 흐름을 따라가고, 오래된 시스템을 들여다보면서 몇 가지 문제와 개선할 지점이 보였다. 그래서 이야기했다.  이 부분은 이렇게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금 구조로 가면 나중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그런데 돌아오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4CBiaMqcS85EvedptjENaeUZG6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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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화 : 언제부터 너를 호출하고 있었을까 (연결&amp;middot;개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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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6T01:00:11Z</updated>
    <published>2026-08-26T0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코드에서 두 모듈이 서로를 부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의존성이 생긴다. A가 B를 호출하고, B의 응답을 기다리고, B가 바뀌면 A도 영향을 받는다. 처음에는 편리해서 시작한다. 자꾸 쓰다 보면 어느새 B 없이는 A가 제대로 돌지 않는다.  관계도 조금 비슷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건 처음에는 따뜻한 일이었다. 그 사람이 웃으면 나도 기분이 좋아지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qT5MDdbCBeki9i8O8eM3mLGybp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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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화 : 설계도 없이 굴러가는 곳 (존중 &amp;middot; 집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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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3T01:00:14Z</updated>
    <published>2026-08-23T0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신입이 내게 물은 적이 있다. &amp;quot;이 업무는 어디에 정리돼 있나요?&amp;quot; 나는 잠깐 멈췄다. 보여줄 만한 문서가 없었다. 결국 이렇게 말했다. &amp;quot;일단 옆에서 보면서 익히시면 돼요.&amp;quot; 말을 하고 나서 조금 이상했다.  나도 몇 년 전, 비슷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어떤 회사는 설계도가 없다. 그런데도 굴러간다. 사람들이 알아서 눈치껏 메꾸기 때문이다. 문서는 없&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2laMwBbjXDAKWB2xNvhD9hAgLj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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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화:최초 요구사항서에 내 이름은 없었다(존중&amp;middot;개인)</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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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9T01:00:14Z</updated>
    <published>2026-08-19T01:00:14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든 시스템에는 최초 요구사항서가 있다.  무엇을 위해 만들 것인가. 누가 쓸 것인가. 어떻게 동작해야 하는가. 그 문서가 이후의 많은 것을 결정한다. 설계도, 코드도, 십 년 뒤의 유지보수도 결국 그 첫 문서 위에 얹힌다.  사람에게도 그런 최초의 문서가 생기는 것 같다. 나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내 말은 들어야 하는가, 흘려도 되는가. 내가 우는 건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2QxnGTosRreDsZeZCUJlUsQg0d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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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amp;mdash; 나는 이 코드를 짜지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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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6T01:00:08Z</updated>
    <published>2026-08-16T01: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난 글에서, 나는 '보이지 않는 대본'을 이야기했다.  내가 쓴 적 없는데 나를 움직여온 대사들. 그 사람 앞에서만 작아지던 목소리. &amp;quot;또 이러고 있네&amp;quot; 하고 유리창에 비친 나를 보던 순간. 그 이야기를 마칠 때까지도 나는 그 반복이 어디에서 오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알게 된 것은 하나였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무언가가 나보다 먼저 반응하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Q7r7YY-4U5P8ovAdVmSgqjfA0Z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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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 대본을 발견한 다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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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1:00:11Z</updated>
    <published>2026-08-12T0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 글을 시작할 때 나는 한 가지 질문을 안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적 없는데 나를 이렇게까지 움직여온 것. 그게 대체 무엇일까.  여기까지 오는 동안 완전한 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가끔 물러서고, 호의를 의심하고, 익숙한 반응으로 되돌아간다.  이 글은 오래된 대본을 모두 고쳐 쓴 사람의 기록이 아니다.  다만 이제는 조금 보이기 시작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VPnhLqiBtP_l-LeYgpI1aWiZuc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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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8화 : 나는, 하마터면 그대로 물려줄 뻔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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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9T01:00:17Z</updated>
    <published>2026-08-09T01:00:17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날도 특별할 것 없는 저녁이었다. 아이가 무언가를 하다 작은 실수를 했다.  나는 피곤했고, 마음의 여유도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입에서 한마디가 튀어나왔다. 말을 내뱉은 직후 나는 멈칫했다.  방금 그 말투. 그 억양, 그 표정, 그 온도. 낯설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 나를 향해 내려오던 바로 그 말투였다.  그 말에는 내가 서 있는 자리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F2TQfFkWsGdhM-mMiuwcQqpy1uE.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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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제7화 : 또, 이러고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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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01:00:11Z</updated>
    <published>2026-08-05T01: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어렵고 예민한 프로젝트를 한 직장 동료와 함께 진행한 적이 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그 사람은 종종 강한 태도로 나를 몰아붙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 말투가 무례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나 역시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젝트를 끝내는 일이었다.  나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그 사람의 말투와 기분, 그날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vlP%2Fimage%2FPL2p_IOdUNI9BqpOWuENioYTb1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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