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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은진 Polaris</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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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은진폴라리스는 익숙한 장면에 처음 붙였던 의미가 흔들리는 순간을 씁니다. 몸과 사물의 작은 변화를 따라가며, 사람과 삶을 한쪽 의미로 서둘러 확정하지 않고 조금 늦게 이름 붙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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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26T04:36:31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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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록. 다른 쪽 별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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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32:52Z</updated>
    <published>2026-10-12T12:32: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열네 장의 카드에는 별이 하나씩 숨어 있습니다.  카드를 넘기는 동안 별들은 서로 다른 곳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어떤 별은 손끝 가까이에, 어떤 별은 빈자리 곁에, 어떤 별은 길 위에 있었습니다. 따로 놓여 있을 때에는 작은 빛 하나였던 별들을 이야기의 순서대로 이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하나의 곡선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이어지던 선이 어느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1glssrAPBy2f_-9UcpWrpVNl3YA.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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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다 알지 못한 채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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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21:21Z</updated>
    <published>2026-10-05T12:37:21Z</published>
    <summary type="html">지나온 장면들을 다시 생각하는 동안, 나는 오래 전의&amp;nbsp;나와 여러 번 마주쳤다.  그때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했다. 시간이 지난 뒤 다른 마음이 보일 때마다 오래 전의 나를 다시 쓰고 싶었다.  그때 한 번 더 생각했더라면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까.  지나간 장면을 바라보며 내 생각은 흔들렸다.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B0-yysxF9eQtGo4Ozk2eNUydkm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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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4장. 지나온 것이 앞에 놓이는 순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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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17:48Z</updated>
    <published>2026-09-28T11:57:10Z</published>
    <summary type="html">강좌가 끝나고 밖으로 나왔다. 한 여자가 내 앞에서 걸어갔다. 나는 그 여자의 발을 바라보았다. 신발은 뒤쪽부터 바닥에 닿았다. 나도 그 걸음에 맞추어 걸었다.  오른쪽 길로 몸을 틀었다.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스팔트 쪽에는 가로등과 자전거 그림이 있었고, 보도블록 옆으로 나무와 풀이 이어졌다. 그 사이에는 노란 점자블록이 놓여 있었다. 차도&amp;nbsp;건물도 없&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NMmYhcslHLytMhsHm7PhcAZ5p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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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3장. 법당에서 내 손은 깍지를 끼고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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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12:43Z</updated>
    <published>2026-09-21T10:25:3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나무 지장보살. 나무 지장보살.&amp;rdquo;  사람들이 모두 이 말을 암송하며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닥에 앉은 사람들은 방석을 돌려 앉았고,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몸만 돌렸다.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한 방향으로 움직이자 나도 얼른 앞사람을 따라 몸을 틀었다.  불당 정면에는 부처님이 눈을 반쯤 감은 채 앉아 있었고 양옆으로 두 보살이 화려한 관을 쓴 채 서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n9POnb07xxZ-xtdj3I9y5d_EbRQ.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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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2장. 내가 말한 직업은 기록되지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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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3:14:58Z</updated>
    <published>2026-09-14T11:57:32Z</published>
    <summary type="html">모니터는 수직으로 높았고, 아이패드는 바닥을 향해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창문이 없는 네모난 방이었다. 방 한가운데 책상 하나가 놓여 있었고, 그것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의자가 마주 보고 있었다. 안쪽 의자는 등받이가 높았고, 바깥쪽 의자는 앉는 자리가 작았다. 모니터 화면은 내 쪽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내 앞의 아이패드는 꺼져 있었다.  수사관이 들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KljFroIH1hUFGYJcjdw7C6ir2M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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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장. 다섯 사람의 그림 밖에 앉아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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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1:53:35Z</updated>
    <published>2026-09-07T10:36:2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squo;곧 도착.&amp;rsquo;  버스 정류장의 검은 전광판을 올려다보았다. 잠시 후 버스가 들어왔다. 저상버스였다. 앞문이 열리자, 보도블록과 거의 같은 높이의 평평한 바닥이 보였다. 보폭을 줄여 천천히 발을 디뎠다.  삐빅.  승차 단말기에 카드를 댔다.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몇 개 있었다. 오른쪽에는 노약자석, 맞은편에는 임산부석이 보였다. 뒤쪽으로 일반석이 이어졌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2PyWM8JW6cK5UIfNRboLTjA2RL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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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부. 한 몸에 겹친 방향</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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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9:19:15Z</updated>
    <published>2026-08-10T13:07: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방 안의 불을 켰다. 어둑한 창을 보았다. 낮에는 투명했던 유리 위에 책상 위 스탠드의 노란 불빛이 보였다. 그 너머로 가로등의 푸른빛이 번졌고, 때마침 지나가던 차의 흰빛이 지나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1a6mz8g61-3JZUcMe94LbzA4V1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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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0장. 나무 바닥이 끝나는 곳</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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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45:02Z</updated>
    <published>2026-07-20T12:22:12Z</published>
    <summary type="html">공원을 걷다가 두 갈래 길이 나왔다. 신발에 흙이 묻지 않는 나무 바닥 길. 마른 잎과 흙이 뒤섞인 길. 나는 언제나 나무 바닥 쪽으로 걸었다.  체육 시간, 딱딱한 공이 딸의 손으로 날아왔다. 아이의 오른쪽 네 번째 손가락은 석고에 묻혔다.  &amp;ldquo;이제 난 어쩌지? 예고 실기시험을 볼 수 있을까?&amp;rdquo;  딸은 예술고등학교 실기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책상 위에는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aq4KqR55ryE4qpYmNDw_2UYHv1M.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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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9장. 흔적이 없는 사람의 상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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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9:11:42Z</updated>
    <published>2026-07-13T11:53:15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엄마는 과거의 흔적이 왜 없어?&amp;rdquo;  내가 어릴 때 어떻게 지내왔는지 궁금해했다. 나는 기억나는 이야기를 골라 들려주었다. 그러나 왜 보여줄 사진이나 물건이 없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없어진 것이 아니라, 내가 없앤 것들이었다.  어느 날, 딸 책상 근처에서 문구류를 찾다가 무심코 상자 하나를 열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보고, 나는 순간 손을 멈췄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ibimHefnFGndkzbSOZRcS0TssA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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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장. 엄마는 하얀 쪽을 집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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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9:04:02Z</updated>
    <published>2026-07-06T12:06:33Z</published>
    <summary type="html">수박 한 접시가 식탁에 오르면 가운데부터 비어갔다.  오빠들과 나는 붉고 단 가운데 조각부터 골랐다. 어느 날 수박을 향해 오는 엄마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엄마의 손은 가운데를 지나 접시 가장자리에서 멈췄다. 하얀 부분이 많이 붙은 조각이었다. 엄마는 그것을 베어 물고 평소처럼 천천히 씹었다. 표정만 보아서는 내가 붉은 조각을 먹을 때와 비슷해 보였다.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1alZMKHG7t5NfQQSPZbja_jalrg.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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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7장. 검지 하나만 내밀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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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8:58:59Z</updated>
    <published>2026-06-29T12:09:3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강아지가 너무 예뻐요.&amp;rdquo;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털뭉치 같은 강아지를 안은 부부가 들어왔다. 가볍게 말을 건넸고,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작은 미소가 오갔다.  &amp;ldquo;얘 이름은 둥이예요. 순둥이. 저도 알레르기가 있는데 수의사께서 푸들을 추천해 주셨어요. 털이 잘 안 빠져서 괜찮더라고요.&amp;rdquo;  &amp;lsquo;혹시?&amp;rsquo; 말은 가볍게 흘러갔는데, 내 귀에는 &amp;lsquo;수의사&amp;rsquo;라는 말만 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OXpUBdLwt66zsU94ipbXlt-WbK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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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부. 움직인 만큼의 거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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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07:32:54Z</updated>
    <published>2026-06-29T11:57:34Z</published>
    <summary type="html">손끝을 창틀에 대고 옆으로 밀어냈다. 손가락 두 마디쯤의 틈이 벌어졌다. 그 좁은 틈으로 바깥의 서늘한 바람이 들어왔다. 유리창에 막혀 있었던 바깥의 소리도 함께 왔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ZmKswI_Tn4AE6a0jva7PssTWBIo.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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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6장. 신발 끝이 향했던 다른 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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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8:50:10Z</updated>
    <published>2026-06-22T11:54:53Z</published>
    <summary type="html">엄마와 나는 진료실 밖 긴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amp;ldquo;이런 모양은 너무 희귀해서 본 적이 없습니다. 혈액 수치에서 암일 가능성이 있어요.&amp;rdquo;  CT 영상을 보던 담당의사가 한 말이었다.  조직검사 예약표를 가방에 넣었다가 꺼냈다.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고 안쪽에 밀어 넣었다. 제대로 있는지 가방을 들여다보다가, 의자 아래 있는 두 켤레의 신발이 눈에 들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dN8ICSewk1tOEX4X2w-RMC_btG8.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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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장. 식탁 위의 낯선 네모를 확대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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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8:37:58Z</updated>
    <published>2026-06-15T11:59: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톡의 알람음이 울렸다. 사진 한 장이 왔다. 처음에는 식탁 뒤쪽의 컵과 창가의 빛이 먼저 보였다. 그러다 식탁 한편에 비스듬히 놓인 낯선 네모에 시선이 멈췄다.  &amp;lsquo;저게 뭐지?&amp;rsquo;  마른 꽃잎 몇 개가 보였다. 어딘가 익숙했다. 휴대전화 화면에 두 손가락을 대고 천천히 벌렸다. 흐릿했던 꽃잎이 또렷해졌다. 하트 메모지에 적힌 글씨는 내 글씨였다.   고개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x5OGg0rYdLpr2BUk5gSQd2omye0.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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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4장. 책상 속에 이름 하나를 넣어두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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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3:09:26Z</updated>
    <published>2026-06-08T12:1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빌딩마다 책상은 많았고, 내 책상은 없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몇 번째인지 모르는 입사 결과를 기다리던 겨울이었다. 오후가 되도록 휴대전화는 조용했다. 답답한 방을 나와 빌딩들이 늘어선 거리를 걸었다. 유리창 너머 사무실마다 불이 켜져 있었다. 책상마다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9살 무렵, 나는 내 차례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책상 앞에 움츠리고 있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LE8MexbxqiUFMihTzGWmtwMPYdk.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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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3장. &amp;lsquo;조심별&amp;rsquo;이 생긴 계단</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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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3:08:48Z</updated>
    <published>2026-06-08T12:02:23Z</published>
    <summary type="html">이름별.  2학기 개학을 앞둔 날, 출석 명단에 있는 우리 학급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한 달 동안 부르지 않아서인지, 매일 불렀던 이름인데도 조금 낯설었다. 아이들의 작품에 별 스티커를 붙여주었던 것이 생각났다. 아이들의 이름에 별을 붙여 부르면 어떨까?   개학 첫날 1교시. 시끌벅적한 교실에서 프로젝션 화면에 별 하나를 띄웠다.  &amp;ldquo;빛나는 별.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wIOD4B94nOR_kXu8ylJJzNYvi4s.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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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장. 신발장 앞의 벚꽃 찻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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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3:08:21Z</updated>
    <published>2026-05-25T11:56:40Z</published>
    <summary type="html">찻잔이 작은 협탁 위에 놓였다. 딸 다연이는 방 안을 기웃거리더니 침대 곁의 협탁을 끌어왔다. 아빠가 퇴근해도 방 안에서 나오지 않던 아이가 오늘은 신발장으로 나왔다.   찻잔 안에는 물이 담겨 있다.  이 잔은 원래 책장 안 박스에 있던 잔이었다. 어린 딸은 잔을 꺼내면서도 쓰지는 않았다. 손가락으로 표면을 천천히 쓸어보고 손때가 묻었는지 확인한 뒤, 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zbxQTtTgnTbkiCCt86A-rbwz0h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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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장. 꽃은 &amp;lsquo;모두&amp;rsquo; 앞에서 멈추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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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12:42:50Z</updated>
    <published>2026-05-18T12:12: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우스 위에서 손이 멈추었다.  컴퓨터 화면 속 작은 화살표가 &amp;lsquo;모두&amp;rsquo;와 &amp;lsquo;3반&amp;rsquo; 사이에서 오고 갔다. &amp;lsquo;모두&amp;rsquo; 위로 갈까. &amp;lsquo;3반&amp;rsquo; 위로 갈까.  &amp;ldquo;그 학습 자료를 날려줘.&amp;rdquo;  새 학교,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교실 창문 위로 그림자가 지나가는가 싶더니 문이 열렸다. 복도를 지나던 옆 반 선생님이 들어왔다.  교탁 위에는 꽃잎 그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YXqQqQwoyZ74dSoFmoWP2THX_M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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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부. 보이지 않던 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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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9T07:31:56Z</updated>
    <published>2026-05-18T12:00:58Z</published>
    <summary type="html">브로콜리 새싹을 창가로 옮기다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매일 보던 앞집의 지붕 옆에 이어지는 좁은 골목이 보였다. 그 끝에 남산타워가 작게 보였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8ClMZl-693KSjCpYyMTSksDn2v4.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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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어디까지 보고 있었을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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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2T06:50:37Z</updated>
    <published>2026-05-16T12:35:06Z</published>
    <summary type="html">나는 오랫동안 정답이 있는 삶을 산다고 생각했다.  하루를 시작할 때면 플래너에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적었다. 빨간 펜으로 체크 표시를 할 때마다 하루를 분명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선택해야 할 때는 여러 가지를 미리 준비했고, 누군가를 도울 때는 최선의 방법을 찾았다. 정답의 모습으로 살고 싶었다. 플래너의 빈칸과 수정테이프로 지운 자국이 마음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u15%2Fimage%2FyCfg4JPbgLVvskFFlxEO0TC4Ac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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