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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김정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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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뷰파인더 너머의 세상에서 삶의 이치를 배웁니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사진 한 장'을 남기고, 그 안에 담긴 '마음 한 줄'을 긷습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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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9T12:19:20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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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무 일도 없었던 하루 - 지루해서 집을 나선 어느 늦은 오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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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11T22:00:07Z</updated>
    <published>2026-10-11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냉장고 문을 세 번 열었습니다 거실 바닥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 하나가 누워 있었습니다. 늦은 오후의 햇빛이 베란다 창문을 비스듬히 지나와 장판 위에 제 모습을 길게 찍어놓은 것이었습니다.&amp;nbsp;고개를 움직이면 그림자도 따라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그 그림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주말인데도 전화 한 통 없었습니다.&amp;nbsp;약속도 없었습니다.&amp;nbsp;할 일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WRJHLUK0-BDIvW2pmUzOQEkYnM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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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안경닦이는 내내 거기 있었습니다 - 미지근한 보리차와 빈 세제 통 사이에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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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10-04T22:00:09Z</updated>
    <published>2026-10-04T22: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찾고 있었습니다 안경닦이가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문제는 어제저녁부터 이 책상 앞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서랍을 열어보고, 키보드를 들어 올리고, 책상 밑까지 내려다봤습니다. 책상 위에 놓인 물건들을 하나씩 옮겨보면서도 이상했습니다.  분명 조금 전까지 본 것 같았는데 보이지 않았습니다. 안경을 벗어 안경알을 들여다봤습니다.&amp;nbsp;당장 닦아야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wtJB6XHMvtfB3jMRamjK_jl48ps.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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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차피 남들은 그렇게 자세히 안 봐 - 초점을 풀어놓는 연습</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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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7T22:00:03Z</updated>
    <published>2026-09-27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어차피 남들은 그렇게 자세히 안 봐.&amp;rdquo;  언제 누구에게 들었던 말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말을 요즘 자주 떠올립니다. 며칠 전 밤, 카톡 프로필 사진을 바꾸려고 사진첩을 열었습니다. 잘 나온 사진은 너무 애쓴 것 같았고, 평범한 사진은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자르고 밝기를 조절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리기를 반복하다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exDYhoB4-YYr8zw9-ZPPHblb14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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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내가 살던 집은 어디였을까 - 남의 집 대문을 쓰다듬을 뻔한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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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1T04:00:01Z</updated>
    <published>2026-09-21T04: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남지 않은 자리 며칠 전 베란다 구석에 쌓아두었던 빈 화분들을 내다 버렸습니다. 화분을 치우고 나니 이상하게도 화분보다 화분이 있던 자리가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흙먼지가 내려앉은 타일 위에 네모난 자리 하나만 뽀얗게 남아 있었습니다.  먼지가 앉지 않은 그 자리가 오히려 더 오래된 시간을 말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오래 머물다 떠난 자리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HPYduNPhMJgTA2IBQuRKp5rnX-M.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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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차 안에서 흘러나온 옛 노래, 잊어버린 가사 - 입술을 맴돌다 툭 끊어진 멜로디, 까만 빈자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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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3T22:00:00Z</updated>
    <published>2026-09-13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때는 외우고 있던 노래와 그 시절의 나를 다시 찾아서 신발 끈을 다시 묶느라 평소보다 1분 늦게 주차장에 내려갔습니다. 시동을 걸고 라디오를 켰을 때, 즐겨 듣던 사연 코너의 마지막 인사가 막 끝나고 있었습니다.  &amp;ldquo;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amp;rdquo;  차 안에 짧은 정적이 흘렀습니다. 별일도 아니었습니다. 다음 방송을 들으면 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ue0UQR8yK7-IX09k8AGupySgZF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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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어긋난 주파수를 맞추며 보낸 늦은 응원 - 아이가 겪어낸 시간을 단 한 줄의 말로 베어냈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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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6T22:00:00Z</updated>
    <published>2026-09-06T22:00:00Z</published>
    <summary type="html">긁힌 렌즈 캡 출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굳이 신호등이 세 번이나 걸리는 큰길로 돌아왔습니다. 카메라 가방 안에서 자꾸만 손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모서리가 살짝 긁힌 렌즈 캡이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것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손가락으로 흠집을 몇 번이고 문질렀습니다. 지워질 리 없는 자국인데도 그랬습니다.  그러다 몇 달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KyeeZgUBwsYbW2rZHT5rXhBPZS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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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까만 덩어리 - 30초의 정적</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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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0:00:57Z</updated>
    <published>2026-08-30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엘리베이터 문에 비친 내 모습은 그저 까만 덩어리였습니다. 층수가 올라갈수록 형광등 불빛이 미세하게 깜빡였고, 그때마다 긁힌 스테인리스 문짝 위로 맺힌 윤곽도 흐릿하게 떨렸습니다.  눈코입의 표정은 보이지 않고, 그저 무언가를 쥐고 고개를 푹 숙인 형체 없는 덩어리 하나가 멈춰 서 있었습니다. 옷자락에 밴 서늘한 바깥 공기만이 내가 방금 전까지 어딘가에 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ltRFPJqTG1Fgu2_7S8g0DeM7m0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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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발밑은 든든한데, 정작 인기척에 귀를 기울입니다 -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 서재 밑에 숨긴 상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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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3T22:00:03Z</updated>
    <published>2026-08-23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스윽, 탁  &amp;quot;스윽, 탁.&amp;quot; 오후 2시, 도어락 소리가 나기 무섭게 택배 상자 내용물만 꺼내 서재 책상 밑으로 쓱 밀어 넣었습니다. 아내가 마트에 간 사이 도착한 새 카메라 렌즈였습니다.  들키면 당장 등짝이 남아나지 않을 거란 생각에, 괜히 애먼 모니터 화면에만 시선을 콕 박아두고 있었습니다. 모니터에는 며칠 전 인화하려고 띄워둔 연못 사진이 있었습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pfy_3H8zBID2i5hA_GslGgDuGY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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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먼저 내미는 손은 굴복일까? - 침묵보다 조금 더 어려운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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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7T04:12:56Z</updated>
    <published>2026-08-16T09:40:44Z</published>
    <summary type="html">카톡 알림음이 짧게 울렸다가 멈췄습니다. 내가 보낸 길고 날 선 말풍선이 화면 위로 올라간 직후였습니다. 카톡창의 숫자 1이 사라진 뒤에도, 저는 한참 핸드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이기고도 지는 밤 이기고 난 방 안이 유독 넓게 느껴지는 밤이 있습니다. 조목조목 논리로 상대의 틈을 파고들어 내 생각의 정당함을 낱낱이 증명해 냈는데도, 어깨에 들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oXX_5AafDL_rsQoYbpQ-MUA_gIc.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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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줄기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으면서 서 있었다 - 돋보기를 찾게 된 뒤에도 남아 있는 것</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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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3Z</updated>
    <published>2026-08-09T22:00:03Z</published>
    <summary type="html">빼곡했던 하루 몇 년 전의 다이어리를 펼쳤다가 한참 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작은 칸마다 글씨가 빼곡했습니다. 회의, 약속, 출장, 해야 할 일들. 빈칸이 보이면 괜히 불안했습니다. 하루가 비어 있다는 건 내가 그만큼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뜻처럼 느껴졌으니까요.  페이지 한구석에는 그해의 목표도 적혀 있었습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조금 우스웠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1OSdd2SGcnmDfOtwRrxrt13QGr8.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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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첫 장의 첫 문장만 쫓기듯 읽고 덮어버린 용기 - 사두고 안 읽은 책이 짐처럼 느껴질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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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2:23:12Z</updated>
    <published>2026-08-02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빳빳한 표지와 묵은 먼지 서재 구석에서 퀴퀴한 먼지 냄새가 훅 끼쳤습니다. 창문을 열다 무심코 스친 책장 맨 윗칸에서 툭 떨어진 책 한 권 때문이었습니다.  빳빳하고 건조한 표지를 쓰다듬어보니, 언젠가 꼭 읽겠다고 호기롭게 사두고는 단 한 번도 펼치지 않은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종이 사이로 스며든 눅눅한 시간이 코끝에 무겁게 달라붙었습니다.  굽어진 길을 걷&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6gacCPatLdSIQyCKhu310fZ-q7U.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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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두 백로 사이에는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 거리가 좀 머네요, 라는 한마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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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3Z</updated>
    <published>2026-07-26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길어지는 답장 단체 카톡방에 답장을 쓰다 말고 휴대폰을 내려놓았습니다.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참이었습니다. 화면을 훑어 내려가다 누군가 남긴 짧은 문장 앞에서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amp;ldquo;거리가 좀 머네요.&amp;rdquo;  모임 장소를 정해 공지를 올린 것은 나였습니다. 내가 잘못한 일은 없었습니다. 참석하기 어려우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는, 그저 짧은 의견 하나였습&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gSp-ICnNwjHwsMsVUEMDVH51gBw.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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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 번째 구겨진 악보 - 안개 속으로 사라진 새 떼처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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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2Z</updated>
    <published>2026-07-19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쓰레기통에 처박은 악보를 다시 꺼내려다 손을 멈췄습니다. 벌써 세 번째였습니다. 구겨진 종이 사이로 삐죽 나온 첫 마디를 한참 바라보다가, 종이 덩어리를 다시 한번 힘껏 눌러 쓰레기통 안쪽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몇 주 전, 호기롭게 인쇄해 둔 핑거스타일 기타곡이었습니다.  첫날에는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amp;nbsp;이틀째에는 조금 어려웠고, 사흘째부터는 멜로디&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RertfhoGVtmT3rxY9UikLmvnVpY.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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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마트폰 없이 보낸 하루,  오프라인의 평화 - 핸드폰을 두고 나와 불안할 때, 빈손의 가벼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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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3T01:12:32Z</updated>
    <published>2026-07-12T2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허전한 주머니와 마트의 천장 오른쪽 주머니에 차 키를 넣었습니다. 왼쪽 주머니에 얇은 지갑을 챙겼습니다. 작은 가방에 물티슈를 쑤셔 넣었습니다. 현관문을 닫고 나니 손이 묘하게 허전했습니다.  오전 10시 30분, 마트 주차장에 도착해서야 알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덩그러니 두고 왔다는 것을요. 당장 연락 올 곳도 없는 주제에, 까만 액&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efkYai6qIW3WzaCngFOkyBghNe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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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싹 마른 잎사귀를 붙잡고 쩔쩔매던 베란다 - 가망 없는 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 붉은 장미와 벌레</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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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12:51:30Z</updated>
    <published>2026-07-05T2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바싹 마른 미련  &amp;quot;그냥 버려, 그거 다 죽었어.&amp;quot; 가족이 무심하게 툭 던진 그 말을 듣고, 베란다 문을 닫으려던 손에 잠깐 힘이 빠졌습니다. 빈 쓰레기봉투를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그 자리에 쪼그려 앉아 있었습니다.  겨우내 베란다 구석에서 말라가던 로즈마리 화분이었습니다. 진작에 잎이 바스라지며 가망이 없어 보였지만, 저는 영양제를 꽂고 매일 해가 드는 쪽&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chW12vTbPt7jRMKLmb7GW2X0GcQ.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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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도망치듯 탄 엘리베이터와 닫힌 꽃봉오리 - 연잎 위의 개구리를 오래 바라본 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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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2Z</updated>
    <published>2026-06-28T22:00:01Z</published>
    <summary type="html">베란다 화분에 물을 주다 발등에 물방울 하나가 툭 떨어졌습니다. 흠칫 놀랄 만큼 차가웠습니다. 그 미세한 감각 하나에 몇 주 전 아파트 공동현관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마트에서 무거운 박스를 양손에 들고 낑낑대며 현관에 들어서려던 참이었습니다. 앞서가던 이웃이 제가 다 지나갈 때까지 문을 잡고 기다려주었습니다. 고작 1분 남짓이었습니다.&amp;nbsp;그런데 그&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sb7LEjySNO5ibx98aVrZaKo8wkE.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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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옆집의 바짝 마른 밭을 보며 몰래 내쉰 안도감 - 남과 비교하며 위안을 얻을 때, 소나무 숲의 그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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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2Z</updated>
    <published>2026-06-21T22:00:02Z</published>
    <summary type="html">물조리개를 든 채로 며칠 비가 오지 않아 밭에 심어둔 토마토와 고추 모종 잎이 누렇게 타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물조리개를 들고 서성이다, 무심코 옆집 밭을 흘끗 보았습니다. 그곳의 모종들은 아예 바짝 말라 비틀어져 흙바닥에 엎드려 있더군요.  그걸 확인하는 순간, 이웃의 농사를 걱정하기보다 내 밭은 아직 푸른빛이 남아 있다는 얄팍한 안도감이 먼저 차올랐습니&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AddU_H9bZkypA_mmO0D7oQiDeAk.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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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굳이 다시 부딪히고 싶지 않은 파도 - 부서지는 물방울과 엎어둔 핸드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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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3Z</updated>
    <published>2026-06-14T22:00:04Z</published>
    <summary type="html">기울어진 수평선 뾰족하고 거친 바위였습니다. 파도는 쉴 새 없이 돌의 모서리에 부딪혔습니다. 부서진 물방울들이 엉겨 붙어 수면 위로 뽀얀 안개를 만들었습니다. 하늘은 붉게 달아오르고, 바위 사이로 빠져나간 노을빛이 물 위에 길게 누웠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다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삼각대를 펴고 수평을 맞췄습니다. 셔터를 눌렀습니다.&amp;nbsp;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s%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jJS-6Y43b2tIuxsaZu7T-yjZ2dg.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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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닫지 못한 창들과 아직 열리지 않은 봉오리 - 완벽주의에 지쳐 잠 못 드는 밤, 닫지 못한 창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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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2T04:57:59Z</updated>
    <published>2026-06-07T22:00:05Z</published>
    <summary type="html">마르지 않은 컵과 닫지 못한 창들  싱크대 건조대 위에는 저녁 내내 물기가 덜 마른 머그잔 두 개가 엎어져 있었습니다. 행주로 닦아 찬장에 넣으려다, 수건에 손의 물기만 대충 닦고 그냥 부엌 불을 껐습니다. 다 마르지 않은 컵은 그대로 두어도 밤새 알아서 마르겠지요.  방으로 돌아와 앉으니 모니터 위에는 아직 닫지 못한 창들이 가득합니다. 쓰다 만 블로그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0bfb885mSVF8t_On9stk87_ydqA.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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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물이 다 졸아버릴 때까지 - 톡, 톡, 톡, 그 정도의 소리면 충분했던 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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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6T05:13:22Z</updated>
    <published>2026-05-31T2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혼자 먹을 찌개를 데우다 물이 다 졸아버릴 때까지 가스불을 끄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깜빡 잊은 게 아니었습니다.&amp;nbsp;냄비 바닥에서 찌그럭거리는 소리가 났고, 가장자리가 까맣게 눌어붙는 냄새도 올라왔습니다. 그런데도 불을 끄지 않았습니다. 그저 냄비 앞에 서서 물이 사라지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빈방에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그편이&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t4U%2Fimage%2FLxEYwCaS2nQ_X6TkIHqRgXZfmc0.jp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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