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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신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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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딸기밭 낮은 고랑에서 배운 언어로 누군가의 밑바닥을 괴어주는 글을 쓰고 싶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amp;lsquo;월세 사는 집주인&amp;lsquo; 신 부장입니다.</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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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1-10T22:24:17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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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ㅣ 학생이 되면 - 한 걸음씩</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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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25T09:10:23Z</updated>
    <published>2026-09-24T22:00:16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 학기가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시험은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야간 공장과 요양원, 그리고 학교를 오가며 보낸 시간은 많은 것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위한 자리는 그 안에 없었습니다.  어느 날 새벽.  공장에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어둠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몸은 무거웠습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YWDwVpPJC7AwhTiClwHlzqVT6U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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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너무 아름다워서 - 지금이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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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8T11:29:21Z</updated>
    <published>2026-09-17T22: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 햇살이  창문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바이에른 숲의 겨울은  아름다웠다.   너무 아름다워서   그 안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보이지 않을 만큼.   라모나의 집도  그 풍경 속에 있었다.  나무로 지어진 작은 이 층집.  창문에는 화분이 놓여 있었고,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바이에른 숲의 작은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집이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icdMphNUwuJ7zUznH-l2ogO_qXw.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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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 세 시의 커피  - 한 대, 또 한 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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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0T22:44:12Z</updated>
    <published>2026-09-10T22:00:11Z</published>
    <summary type="html">며칠 뒤, 나는 다시 병원으로 갔다.   혹시라도  뒷바퀴가 다시 돌아와 있지 않을까.   헛된 기대였다.  앞바퀴도 없었다.  안장도 사라져 있었다.   남은 것은  녹슨 프레임 하나뿐이었다.   쇠기둥에 기대선 채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남겨진 것처럼.   나는 한동안  그 앞에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손을 뻗어  녹슨 프레임을 한 번 쓸어보았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odzOF8gxq_PW3TXgP1FY6IHnDdQ.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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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바이에른 숲의 밤 -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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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04T08:40:54Z</updated>
    <published>2026-09-03T22: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겨울 공기가  공중전화박스 안으로 스며들었다.   수화기 너머의 침묵은  여전히 귀에 남아 있었다.   다섯 시를  조금 넘겼을 뿐인데 창밖은 벌써 어두웠다.  유리문 너머로 자전거의 뒷바퀴가 어둠 속으로 천천히 지워졌다.  나는 한동안  수화기를 내려놓지 못했다.   주머니에 손을 넣자 낡은 종이 한 조각이 손끝에 걸렸다.  몇 번이고 접고 또 펴 모서리&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IZpe_0NGqMAJqIoOS1Z69uZExz4.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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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섯 시 - 거짓말하지 마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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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8T16:39:45Z</updated>
    <published>2026-08-27T22: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후 다섯 시가 가까워지면,  나는 늘 시계를 보았다.  데겐도르프에 처음 도착했던 날, 학과장실에서 교수가 내게 부탁했다.  &amp;ldquo;한국 학생들이 오면 좀 도와주세요.&amp;rdquo;  그 약속이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한국에서 교환학생 다섯 명이 도착했다.  남학생 넷, 여학생 하나.  그들이 온 날, 나는 처음으로 마음껏 한국말로 웃었다.  낯선 독일&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75XmXP6h6YKx5tgu3GEZY3mK49Y.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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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벽 5시 - 내일 봬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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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20T22:00:07Z</updated>
    <published>2026-08-20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새벽 다섯 시.  데겐도르프의 하늘은 아직 어두웠다.  나는 요양원 탈의실에서 청소복으로 갈아입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강의실에 앉아 있던 학생이었다.  오늘부터는 청소부가 되었다.  학생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홈스테이 아저씨의 도움으로 근처 요양원에서 일을 구했다.  첫날, 청소 카트 앞에 서서 간단한 교육을 받았다.  빨간색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tp6gt09rePEdnqTkqDNF_FTqPl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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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를린에서 온 학생 - 나도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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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14T09:45:49Z</updated>
    <published>2026-08-13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데겐도르프에 도착한 지 일주일.  드디어 첫 학기가 시작되었다.  10월의 아침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나는 오래된 자전거에 가방을 걸고 낯선 캠퍼스를 향해 페달을 밟았다.  속도가 붙을수록 알싸한 바람이 소매 안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이제 대학생이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던 대학 광장이 오늘은 학생들로 가득했다.  서로 이름을 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NKpQfGAGZDXk9jevLW0uTTtBDs8.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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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5시 30분의 저녁 - 사람 사는 온기를 듣기 시작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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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7T11:20:11Z</updated>
    <published>2026-08-06T22: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합니다.&amp;rdquo;  그 말은 분명 따뜻했다.  하지만 함께 산다는 것은, 환영받는 것과는 다른 일이었다.  다음 날 아침, 독일 가정이라는 또 하나의 학교가 시작되었다.  그 집에는 사람보다 시간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 일곱 시.  부엌에서는 귀리죽 냄새가 피어올랐다.  같은 접시, 같은 빵 바구니, 같은 자리는  하루도 달라지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SAC_todF1mvLXkgoaBIMGR4NuTw.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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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엘리제를 위하여 - 우리 집에 온 걸 환영합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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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8-05T17:12:01Z</updated>
    <published>2026-07-30T22:00:19Z</published>
    <summary type="html">비슷하게 생긴 연립주택들이  어깨를 맞댄 채 골목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었다.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닮은 모습이었다.  나는 주머니 속 주소와 벽의 번지수를 번갈아 확인하며 걸었다.  자전거 바퀴가 구르는 소리만 고요한 골목을 따라 흘렀다.  마침내 숫자가 적힌 하얀 벽 앞에서 멈춰 섰다.  12.  이 집이었다.  나란히 붙은 세 채 가운데, 가장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hUfBW-W7wiLhWgH_NPvwrepTLfI.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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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작은 도시가 먼저 열어준 문 - 피아노를 칠 수 있습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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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24T21:22:50Z</updated>
    <published>2026-07-23T22:53:56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우크스부르크를 떠난 기차는  삼십 분 남짓 달려 뮌헨 중앙역에 닿았다.  꼭 일 년 전, 유학길에 함께 올랐던 언니들과 나는 이곳에서 아우크스부르크행 택시에 올랐다.  그때는 누군가의 뒤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오늘은 같은 플랫폼에, 혼자 서 있었다.  같은 역, 반대편의 선로.  동쪽, 체코 국경을 향해 달리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손에는 검&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47YksDOBlC_jHaVV6ZW93xzIYS4.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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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프롤로그 ㅣ 학생이 되면  - 페달을 밟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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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16T22:00:24Z</updated>
    <published>2026-07-16T22:00:24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을비가 밤새 내린  아우크스부르크를 떠나는 아침이었다.  난민촌 사람들은 낡은 자전거 한 대를 내 앞에 세워 두었다.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자전거 한 대가 되었다.  검은 가방과 자전거.  그것이 내가 데겐도르프로 가져가는 전부였다.   중앙역으로 가는 길,  나는 일부러 수녀원 앞을 지나갔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그 문 앞에 막막하게 서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ncO0HTBxDvz2qs-qD_SKfW3gT1w.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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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필로그 ㅣ 돌아보니  - 당신은 정말 혼자였나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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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22:00:23Z</updated>
    <published>2026-06-25T22:00:23Z</published>
    <summary type="html">발을 내디딜 때마다 삐걱거리던 수녀원의 나무 복도. 겨울이면 입김이 천장에 닿을 것처럼 낮았던 난민촌 컨테이너.  그곳에서 나는 살아남는 법보다 먼저, 사람이 사람을 살린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스무 살의 내가 마주한 것은 엽서 속 화려한 유럽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새벽 딸기밭의 흙바닥을 기어가야 했던 거북이 같은 일상이었습니다.   가장 낮은 곳까지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OHXiVUDiflI9DrO9uLHIlei7shk.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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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서 잘 살아 -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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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9T14:58:18Z</updated>
    <published>2026-06-18T22:00:50Z</published>
    <summary type="html">창밖의 나무들이 저마다 제 몸의 색을 버리고 있었다.  9월의 바람은 난민촌의 녹슨 창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목덜미를 서늘하게 스쳤다.  여름 내내 짙푸르던 잎들은 어느새 노랗고 붉게 물들어 있었다. 비워내지 않으면 끝내 부러질 것만 같았다.  나에게도 작별이 다가오고 있었다.  드레스덴에서 돌아온 지 어느덧 일주일. 필기시험은 가까스로 통과했지만, 아직&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lX-jHc-eo2tqSbXWxfj2wMsgYHc.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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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드레스덴행 밤열차 - 사막의 먼지가 시험지가 되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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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13T08:42:22Z</updated>
    <published>2026-06-11T22:00:12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우크스부르크의 난민촌에도 가을이 들었다.  컨테이너 사이를 달구던 여름의 열기가 한풀 꺾이고,  비에 젖은 나뭇잎들은 저마다 다른 빛깔을 머금기 시작했다.   아침이면 언어학교로 향했고,  저녁이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먼저 마중 나오는 골목으로 돌아왔다.  공동주방에서는 늘 시큼하고 고소한 빵 냄새가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뒷걸음치게 하던 이국적인 향신료 &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h_lpC0MQYX_bJpzH_B6cxNZWk7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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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빈칸 위에 적힌 이름 - 그녀의 이름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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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05T19:15:35Z</updated>
    <published>2026-06-04T22:00:45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침이면 파티마와 함께 버스를 탔다.  아우크스부르크 끝자락의 난민촌에서 언어학교까지는 삼십 분 거리였다.  유채꽃밭이 끝없이 펼쳐졌다. 그 사이사이로 양귀비꽃이 피어 있었고, 밀밭은 바람을 따라 천천히 몸을 눕혔다.  차창에 비친 내 얼굴 위로 노란 들판과 초록 물결이 겹쳐 지나갔다.  이윽고 붉은 지붕들과 교회의 첨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버스가 수녀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FqvwsutdLA8EYNwR6x4xVrdH2pg.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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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가장 낯선 곳에서 - 비로소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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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30T08:51:57Z</updated>
    <published>2026-05-28T22: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우크스부르크의 들판 끝으로 연초록 새순이 올라오고 있었다.  사람들은 한결 가벼워진 옷차림으로 거리를 걸었고, 카페 앞 테이블마다 늦은 봄 햇빛이 길게 내려앉아 있었다.  5월의 공기는 분명 겨울보다 부드러워졌지만, 나는 오래 고개를 들지 못했다.  새벽마다 딸기밭의 축축한 흙 위를 기어 다니다 보면 손끝에는 늘 젖은 흙냄새와 붉은 딸기물이 배어들었다.&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407NyGcGne_OcCbbDHHZkyNivfE.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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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당신은 정말 혼자였나요 - 가장 힘들었던 그 밤, 발자국은 하나만 남아 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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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21T22:00:43Z</updated>
    <published>2026-05-21T22:00:43Z</published>
    <summary type="html">차가운 정적의 끝에는 들끓는 삶의 소용돌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난민학교의 교실 문을 여는 순간, 수녀원의 침묵 속에서는 맡아본 적 없는 체온들이 사방에서 밀려왔다.  진한 홍차 냄새와 낯선 향신료의 숨결, 젖은 신발 끝에 밴 흙내음이 좁은 교실 안에 무겁게 뒤섞여 있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언어들은 공기 속에서 쉼 없이 부딪히고 깨져나갔다.  생경한 음&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QdaRxs6bQ6LW63oxHKZPuJ-_2M.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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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11월의 수녀원 - 비에 젖은 스무 살, 신의 옷자락을 붙들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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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8T17:31:54Z</updated>
    <published>2026-05-14T22:00:29Z</published>
    <summary type="html">아우크스부르크의 11월,   비는 오래된 돌계단의 움푹 패인 틈을 따라 검은 물줄기로 흘러내렸다.  마치 끝내 버려지지 않으려는 마지막 흔적처럼, 계단 끝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물방울들.  그 길의 끝에, 수녀원 정문이 완강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  수백 년의 침묵을 견뎌온 거대한 나무문.   젖은 돌담 위로 내려앉은 어둠이 너무 깊어,  문은 그 자리에&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jpg/?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_do-vFOLw5JJOxK3UK9Tsls5sV0.jpe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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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답 없는 문을 두드리다 - 셋이서 왔다가, 혼자 남았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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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10T19:02:38Z</updated>
    <published>2026-05-07T22:00:52Z</published>
    <summary type="html">우리는 셋이었다.  1997년 늦여름, 김포공항의 소란스러운 작별 인사 속에서 처음 눈을 맞췄던 세 여자.   낯선 공기 속에서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건, 가방마다 꼬리표처럼 매달린 노란 에이전시 이름표였다.  서로의 이름도, 각자가 짊어진 꿈의 무게도 알지 못한 채,  우리는 그 똑같은 이름표 하나를 달고 같은 하늘 아래 서 있었다.  그 혼탁한 인파 속&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scPc53X-eu-QseVuycmZHOajjPI.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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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버지의 버스가 멈춘 날 - 따뜻한 마당을 떠나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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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5-03T16:53:07Z</updated>
    <published>2026-04-30T22:00:07Z</published>
    <summary type="html">거북이가 되기 전, 나는 마당을 뛰어다니는 아이였다.  내 맨발은 두 개의 온도를 기억한다.   볕에 달궈진 흙마당의 말랑한 온기와,  수녀원 복도가 내뿜던 서슬 선 냉기.   3대가 한 울타리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커다란 한옥집.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코끝을 간지럽히는 것은 구수한 된장찌개 냄새,  그리고 햇볕에 바짝 마른 빨래의 포근한 살냄&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rWk%2Fimage%2FqJ1CT-p31Ke0goBR4xQ1tISkQFw.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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