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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e>inuin</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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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title>끝내 숨기지 못하는 마음의 결. 장면과 기억 안에서 오래 들여다봅니다. 무의식에서 튀어나온 마음을</sub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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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5-12-24T05:05:06Z</upd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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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12 판도라의 상자는 떨어지지 않는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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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9-10T10:00:09Z</published>
    <summary type="html">오늘 나의 나락 버튼, &amp;lsquo;동기 시험 합격&amp;rsquo;  이미 한껏 찢기고 곪은 나의 날개가 오늘은 &amp;lsquo;동기 시험 합격&amp;rsquo;이라는 타이틀을 지고 저 아래로 나를 추락시켰다.  &amp;lsquo;동기 시험 합격.&amp;rsquo; 오늘의 버튼이었다. 이미 많이 침체되고 가라앉아, 기력과 의지라곤 바닥난 요즘의 일상을 다시 정면으로 반추시키는 버튼.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그러나 정신은 죽은 상태와 같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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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11 모든 생각에 긴급도가 붙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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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9-02T10:00:54Z</published>
    <summary type="html">요즘 일상의 겉표면은 꽤나 잔잔히 흘러간다.  그런데 마음은 꼭 누군가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쫓긴다. 일상은 굴러가고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머리는 곧 대재앙이 밀려올 것을 예견한 학자처럼 바짝 긴장되어 있다.    단순히 &amp;lsquo;요즘 불안하다&amp;rsquo;라는 걸 넘어서서,  왜 내 머리는 사소한 사건 하나를 인생 전체의 위기로 번역하기 시작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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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10 뷰 좋은 집</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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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8-26T09:00:18Z</published>
    <summary type="html">애정이 줄어든 건지, 애정을 들고 있을 힘이 줄어든 건지 요즘은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리는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을 &amp;lsquo;결국&amp;rsquo; 넘겼다. 한계는 애진작에 왔고, 인고의 시간을 수없이 거쳤다. 그래도 버틸 만하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끝이 있겠다. 결국 우리는 이 시간을 함께 지나쳐갈 것이다. 그런 희망을 품고 며칠을, 몇 주를, 몇 달을 보냈다.  그런데 요즘</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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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9 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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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8-20T10:00:0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엄마는 평생 그랬어~.&amp;quot;  엄마는 이제 막 세상의 순리를 배운 아이를 보듯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아, 그 순간 내 안면이 모질게 굳었다.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곧이어 내 의지와 다르게 순간 입에서 말이 먼저 튀어나왔다.  &amp;ldquo;그래서 나더러 어쩌라고?&amp;rdquo;   잠들기 한 시간 전부터 폰을 멀리하고, 침대에 곧장 눕는다.  곧이어 암흑 속에서 눈을 감아도 잠은</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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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8 삶의 의미를 증명하는 일</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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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8-16T04:23:54Z</published>
    <summary type="html">그 사람이 내 일상에서 빠져나간 뒤부터 나는 바빠졌다.  억지로 업무량을 늘리고, 매일 운동을 나가고,  억지로 약속을 잡아 주말을 채우고,  빈틈이 생기는대로 뭐로든 채워넣었다.         그게 내 일상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증명.        근무가 끝난 뒤 운동까지 끝낸 금요일의 저녁.  무게추를 단</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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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7 기준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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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8-03T09:19:48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quot;타인의 평가는 일시적이야. 일 년에 한두 번 찾아오는 연례행사 같은 거지. 친척들, 외가 식구들 매번 얼굴 부딪히고 살지 않잖아. 잠깐 마주하는 그 찰나의 순간들 때문에 목맬 필요 없어. 그 사람들에게 인정 받기 위해 너를 갉아낼 필요는 없잖아.&amp;quot;  한때 나의 버팀목이었던 선생님이 내게 해준 말이다. 어김없이 내가 흔들릴 때면, 이 말이 귓가에 들려온다.</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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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6 몇 번이고, 몇 번이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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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7-25T10:00:06Z</published>
    <summary type="html">가만 생각해 보면 성인이 되고 나서 누군가를 접하게 될 때마다 속으로 자주 하던 생각이 있다. 그 생각은 어느새 이 사람을 내 곁에 둘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었던 것 같다. 뒤돌자마자 입버릇처럼 툭툭 나오던 그 생각   아, 말이 안 통한다. 아, 이 사람 말이 통하는 사람이 아니야  단순히 대화의 결이 안 맞는다거나 재미가 없다거나 하는 인간 호불호</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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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5 한 번의 번역이 필요한 사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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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1Z</updated>
    <published>2026-07-25T04:38:25Z</published>
    <summary type="html">내가 언제까지 마음의 여유를 떼어 그에게 부여해야 할지. 그는 어렵다. 그의 표출 방식은 앞뒤로 구불구불한 미로와 같아서, 해독하려면 한참을 헤매고 재고 따져봐야 하는 미로 내지는 퀴즈 같다.  화가 났지만 사실은 걱정한 것. 때렸지만 사실은 장난치고 싶었던 것. 소리를 질렀지만 사실은 미안했던 것.  그의 마음은 늘 한 번의 번역을 거쳐야만 내가 알아들을</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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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4 집단 안에서 독특함이 약점이 되는 순간 - *본문에 등장하는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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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0Z</updated>
    <published>2026-07-14T09:25:51Z</published>
    <summary type="html">받아들여지지 않는 장면을 보았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애정이 박살 났던 날. 한 달 전쯤. 센터에 새로 들어온 초등학교 1학년 아이, 희민. 희민은 엄마와 단둘이서 센터를 찾아왔다.  희민의 어머니는 꽤나 앳되어 보였다. 엄마의 손을 꼭 쥔 채, 눈을 도르륵 굴리며 센터를 둘러보던 그 아이가 여전히 생생하다.  몰두하는 방식이 달랐던 아이 희민은 확실히</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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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3 삶의 전압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었을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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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0Z</updated>
    <published>2026-07-07T10:49:40Z</published>
    <summary type="html">한동안 나는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몰입해 있었다. 몰입을 넘어서서 온종일 머릿속에서 그에 대한 생각을 공장처럼 돌려댔다.  그의 말 한마디에 바주카포 한 대를 맞은 것처럼 상처를 받았던 날도 있다.  그날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도, 집 도어록을 누르면서도, 샤워를 하면서도, 즐겨보던 《엄브렐라 아카데미》를 틀어두고도, 화면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머릿속에서</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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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스팔트 위의 단감에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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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7-09T05:55:23Z</updated>
    <published>2026-07-07T09:00:13Z</published>
    <summary type="html">거친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게서, 나는 자주 가장 무른 과일 같은 빛을 본다.  단단한 척 굴러가지만 사실은 쉽게 멍들고, 아무렇지 않은 척 빛나지만 조금만 거친 바닥에도 금세 생채기가 나는 사람.   그런 사람을 보면 감히 세상의 표면을 조금이라도 덜 거칠게 만들고 싶어진다.  도릉도릉 굴러가는 나의 작고 여린 살구빛 단감이여.  겉표면이 반들반들 해질 정&lt;img src= "https://img1.kakaocdn.net/thumb/R1280x0/?fname=http%3A%2F%2Ft1.kakao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ipwW%2Fimage%2Fp5jK8bdWRo0BlgeEaVVYRPzOQSU.png" width="500" /&gt;</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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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2 왜 아직 오지 않은 미래까지 망쳐보는가 &amp;nbsp;&amp;nbsp;</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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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0Z</updated>
    <published>2026-07-03T09:25:50Z</published>
    <summary type="html">1. 작은 지적 하나 며칠 전, 누군가에게 엄격하게 지적을 받았다. 참지 못하고 나선 내 선의가 그곳의 규칙을 아주 약간 위반했던 것이다. 나는 지적을 받은 그 자리에서 몸이 얼어붙은 채 차게 식는 감각을 느꼈다.  수치심과 공포감. 내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차오른 감정이었다. 이것들은 날 가득 채운 채, 사정없이 흔들기 시작했다.   2. 사건이 아니라 &amp;lsquo;</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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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001 내가 버리고 온 나를 마주할 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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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9-14T11:48:30Z</updated>
    <published>2026-06-25T13:09:57Z</published>
    <summary type="html">체육관 샌드백 뒤에 한 여자아이가 서 있다.  아이는 나를 보고 있다. 정확히는 노려보고 있다.  눈은 작고, 어둡고, 단추구멍처럼 좁았다.  노려보는 것 같기도 했고,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했고, 어쩌면 둘 다였을지도 모른다. 시기와 동경은 가끔 같은 얼굴을 한다.  닮고 싶지만 닮을 수 없을 것 같을 때,&amp;nbsp;사람의 눈빛은 애매하게 비뚤어진다.  왜 저렇게</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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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살아남은 것들끼리 내는 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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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pdated>2026-06-25T13:01:21Z</updated>
    <published>2026-06-25T13:01:21Z</published>
    <summary type="html">&amp;ldquo;오! 맑은 태양, 너 참 아름답구나. 폭풍우가 지난 뒤 너는 더욱 찬란해.&amp;rdquo;  낯선 이탈리아어와 번역된 가사가 섞인 노래가 이어졌다. 무대 위 가수는 하얀 셔츠에 노란 리본 넥타이를 단 할아버지였다. 무대 위 나무로 된 단상은 금이 잔뜩 가 있어 치면 무너질 것 같았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시면 기침이 먼저 튀어나올 것 같은 공연장에서, 할아버지의 공연</summ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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